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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아이리스, 병풍된 정준호 vs 뜨는 윤제문

by 뷰티살롱 2009.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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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아이리스>를 시청하다 보면 14회까지의 방송분량상 두드러지지 못하게 죽어버린 듯한 배역이 다름아닌 현준(이병헌)의 절친한 친구사이인 진사우(정준호)라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도 그럴것이 초반 특수부대에서의 짧은 기간과 부다페스트에서 현준을 죽여야 하는 백산(김영철) 국장의 임무를 하달받은 사우는 시종일관 현준-사우 두 남자의 갈등이 높게 부각시켜 놓았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현준의 생사가 오리무중으로 빠져버리고 난 이후부터는 진사우의 캐릭터는 급격하게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드라마 상에서 초반 기선을 제압시켜 놓던 주연급 포스를 발산하지 못하고 그동안 왠지 조연급으로 전락해 버린 듯한 느낌이 많았다는 얘기죠. 현준이 없어진 빈자리에 어쩌면 사우와 승희(김태희)의 로맨스가 부각되었어야 했었는데, 발전하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을 일관했던 것도 하나의 오점이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무엇보다 진사우의 캐릭터를 추락시켜 놓은 것은 다름아닌 NSS 백산 국장의 하수인격으로 전락시켜 놓은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비밀조직인 아이리스의 맴버인 백산은 행동대원격으로 진사우를 전면에 내세워 놓았지만, 애석하게도 사우의 이미지는 드라마속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그저 그런 허수아비 격으로 급락한 모습이었습니다. 또한 개인적인 결정이 없었다는 것도 하나의 중요한 허점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이래저래 너무도 아쉬움이 드는 캐릭터가 아닐 수 없더군요. 특히나 목소리를 제거하는 과정에서도 별 무리수 없이 백산 국장의 명령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형태를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현준이 사라진 시점에서도 일본 정보국에서 의뢰한 CD속의 인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여전히 백산이라는 인물에 가려져 보고와 지령을 받는 인물로만 전락해버리고 말았죠.


일종에 액션상으로는 드라마상에서 많이 등장하며 나름대로의 이미지를 구축해 놓고는 있었지만, 행동의 자체는 능동적인 아닌 수동적으로 변해버린 듯한 모습으로 일관해 보였습니다. 자신의 의지에 의해 백산 국장에게 반기의 빛을 보였던 적이 있었죠. <왜 저를 선택했습니까. 저여야만 했나요> 하는 전화상으로의 질문이었습니다. 그에 대해서 백산 국장은 <선택을 제시한 것은 나지만, 그 결정을 한 사람은 바로 너다>라며 단호하게 말을 끊었던 적이 있습니다.

특히 승희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여전히 해바라기같은 모습으로만 자리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만약 현준이 없어지고 죽은 줄 알았을 때, 승희의 마음을 가지게 됐었다면 어쩌면 사우의 존재감은 현재 큰 폭으로 달라졌을 거라 보여지기도 합니다. 달리보면 사우는 두개의 공간에서 길을 잃을 듯 보여집니다. 백산 국장이 아이리스라는 조직의 일원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실상 진사우는 아이리스의 본질을 모르고 있습니다. 단지 백산 한 사람만을 알고 있을 뿐이죠. 그렇기에 아이리스 조직속에서도 단지 주변인으로 전락해 있는 모습입니다. 또 다른 하나의 세계는 NSS내에서의 승희와의 관계라 할 수 있겠지요. 처음 드라마가 시작되었을 때부터 진사우는 현준과 승희를 놓고 사랑의 강력한 라이벌로 자리했드랬죠. 그렇지만 현준이 사라지고 난 이후에도 여전히 승희는 현준의 유령과 사랑을 나누고 있는 모습으로 일관했고, 진사우는 그저 해만 바라보는 해바라기로 변해버린 모습이었습니다. 드라마 속에서 유일하게 아이리스와 NSS 사이를 공존하고 있는 진사우라는 인물은 중요하다 할 수 있겠지만, 마치 제 3의 인물이 된 듯한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진사우의 존재감 없는 틈을 타고 슬며시 자리를 차고 등장한 캐릭터가 다름아닌 박상현(윤제문) 팀장입니다. 정말 어찌보면 초반의 모습보다 10회를 전후에 주연급이라 할만한 진사우의 캐릭터를 따라잡고 있는 인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박팀장은 사실상 NSS내 최승희 팀장으로 그동안 부각되지 않았다고 보여지는 인물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진사우-김현준-최승희를 연결시켜 주는 가교역할에 충실했던 캐릭터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승희가 말한 NSS내 첩자가 있음을 직시하고 부터는 상황이 역전되어 버린 듯한 모습이죠. 초반 첩자에 대한 의심을 만들어낸 것은 다름아닌 최승희였지만, 알게모르게 아이리스라는 비밀조직에 보다 더 빠르게 접근하고 있는 것은 최승희가 아닌 박상현 팀장에 가깝다고 할 수 있어 보입니다. 그동안의 정황을 생각해 보고 진사우와 백산의 움직임에 미심쩍은 부분을 포착하고 상현은 NSS내의 사람들을 규합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양미정(쥬니) 프로그래머를 비롯해, 승희의 친구인 양정인(김혜진), 법의학 담당인 오현규(윤주상) 실장을 하나의 팀으로 만듦으로써 NSS 조직내에 또다른 비밀 조직을 만들어 놓은 형국이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어쩌면 이같은 규합은 박팀장이 아닌 진사우가 맡았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더군요. 박팀장이 규합한 팀은 다름아닌 백산과 진사우의 실체를 밝혀내는 것이었죠. 즉 정체를 알 수 없는 조직을 밝혀내는 것이 목적이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특히 박팀장의 존재감은 최승희의 존재감을 뛰어넘으려 하는 듯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석면창고로 승희와 정인을 보내고, 따로 NSS내부에서 컴퓨터를 통해 미정에게 정보를 전송하는 일련의 과정을 지시하는 것이 최승희가 아닌 박팀장이었습니다.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현준의 생사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던 승희의 단독 행동이었지만, 팀으로 이루어진 상황에서 승희역시 한발 뒤로 밀리는 듯한 모습이라 할 수 있어 보였으니까요.

 
특히 단독으로 비밀조직에 대한 의혹을 풀기위해 백산을 미행하기까지 하는 상황을 연출해 내고 있었습니다. 이쯤되면 그동안 전면에 남자주인공으로 내세워졌던 현준-사우 라는 투톱체제에서 완전히 벗어나 보이는 듯한 모습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애초에 진사우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기대했던 바가 많았던 탓일 수도 있습니다. 가장 절친했던 친구를 죽여야 했었고,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바라보아야만 하는 남자, 거기에 아이리스라는 비밀조직에 발을 들여놓게 되는 비운의 인물이 진사우라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본다면, 2중 3중의 변신이 보여질 법했었죠. 특히 백산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보다는 드라마 후반부에서 현준과의 대립을 염두해둔 캐릭터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했었습니다. 이를 테면 백산 국장을 제거하고 그 위에 새롭게 한국내 아이리스의 총책임자로 승격하게 될까 하는 예상도 해 보았습니다. 그러서인지 백산 국장의 끄나풀정도의 존재로 전락해 버린 모습을 보니 무척이나 아쉬워 보이더군요.

아직까지 <아이리스>의 결말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오리무중이기는 합니다. 대통령 산하의 비밀요원으로 서울에서의 핵테러를 막기위해 행동하기 시작한 현준이나 비밀리에 서울에 잠입해 백산부국장의 뒤를 미행하는 킬러 빅(탑), 그리고 NSS 요원인 미정과 빅의 관계까지도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친구였던 진사우의 존재감이 부각되길 바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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