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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국내여행

[경북 안동]고택에서 맞는 고요한 휴가의 끝자락 '칠계제'

by 뷰티살롱 2016.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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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계속되는 폭염과도 같은 여름의 더위속에서 8월은 직장인들에게 그나마 긴 휴가시즌이라는 휴식이 찾아오기에 반가운 달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무더운 여름에 집을 나서는 게 어쩌면 고생길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역시 휴가를 맞아서건 아니면 혼자만의 사색을 위해서건 여행길을 나서는 발걸음은 설레임이 들기 마련이다.

 

여름휴가를 미리부터 생각해두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고, 더러는 국내여행을 계획한 사람들도 많다. 그중에서도 여름은 떠들석하고 신나는 바다를 향해 떠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조용한 산사나 계곡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이들 중 어느 것이 더 휴가를 휴가답게 보냈다고 답을 내리지는 못한다. 어차피 떠나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달라지는 게 휴가에서 맞는 휴식이기 때문이다.

 

경북 안동으로의 여행으로 휴가를 잡고 휘적거리듯 떠났다. 안동은 하회마을과 먹거리로는 안동한우나 혹은 안동찜닭을 빼놓을 수 없을 법하다. 하지만 여행길의 고단한 발을 쉬게 하는 시간은 역시 기분좋은 잠자리를 만나는 것이라 할 수 있어 보인다.

 

선비의 고장으로 알려지 경북 안동은 그런 의미에서 여행객들에게 특별한 '쉼'을 제공하는 곳이라 할만하다. 그중에서도 오래된 집에서의 하룻밤을 보내는 시간은 '일상에 지친 몸을 쉬게 하는 여행'이 아닐까 싶다. 경북 안동 '칠계제'라는 곳을 찾았다.

 

오전과 오후내내 안동의 이곳저곳을 여행하던 시간을 보내니 저녁이 되니 몸은 고단할 수 밖에 없겠다. 요즘에야 어디 숙박을 할 수 있는 곳을 찾는다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듯하다. 가장 손쉽게 여행경비를 줄이는 방법이라면 찜질방이나 혹은 사우나를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듯 하고, 지방 곳곳에 마련돼 있는 호텔이나 모텔 등 고단한 몸을 기댈수 있는 숙박시설이 잘 되어있는 편이니 어렵게 찾을 필요까지는 없어 보인다.

 

그래도 특별한 여행을 경험하고 싶다면 고택에서 보내는 하룻밤은 어떨까.

 

경북 안동 '칠계제'에는 옛 한옥의 모습을 그대로 살려놓은 곳이다. 옛날로 이야기하자면 명망있는 대가집이라 불릴만한 곳이라 여길 수도 있겠고, 혹은 우리네 옛 한옥의 매력이 그대로 살아있는 곳이라 할 수 있겠다.

 

오늘날에 높게 하늘로 뻗어있는 고층 아파트나 빌딩들의 모습과는 달리 한옥은 자연미를 살려놓은 것이 특징이라 할만하다. 무더운 여름햇살이지만 한옥의 대청마루에 가만히 앉아있으면 더위도 어느샌가 조용히 물러나는 듯하니 신기할 따름이다.

 

칠계제로 들어서는 문을 들어서면 마치 한옥의 정원을 구경하는 듯한 모습이 먼저 여행객을 반긴다. 우리네 한옥의 구조는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식을 삭히고 숙성시켜 놓은 재료들을 모아놓은 장독대가 있다. 커다란 항아리에서부터 조그마한 항아리에 이르기까지 옹기들의 모습은 얼기설기 모아놓은 듯 보여지지만 그마저도 하나의 자연미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안동 칠계제는 조선 후기 안동 장씨인 장세규가 건립한 고택이다. 안동시 서후면 금계리에 있는 조선 후기 전통가옥으로 한옥스테이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이곳을 처음으로 마주했을 때에는 하나의 '재' 즉 고개를 연상했었다. 경북과 전라도를 경계로 넘어서는 하나의 고개즈음에 위치해 있는 곳이 '칠계제'라는 곳이 아닐런지 싶었다는 얘기다.

 

'칠계제'는 경계해야 할 일곱가지를 뜻하는 말로 첫번째는 제사를 정성으로 모실 것, 친척간에 서로 화목할 것, 손님을 즐겁게 맞이할 것, 교육과 학문에 힘쓸 것, 농사를 소중하게 여길 것, 조세는 철저하게 바칠 것, 불우이웃을 도울 것, 이상 7가지를 경계하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7계'를 이른다.

 

'제'를 '재'로 오인했으니 머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옛 한옥은 마치 사람과도 같은 모습이다. 씨를 뿌리고 추수하는 옛 과거의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한옥의 형태는 'ㅁ'자 형태를 갖추고 있다. 대목을 들어서면 안뜰은 가족들의 모여사는 세상으로 아침이 되면 대문을 활짝열고 가족은 세상과 조우한다. 늦은 저녁이 되면 세상과 담을 치고 오손도손 가족들만의 공간으로 변하는 형태가 'ㅁ'자 형태가 아니던가.

 

칠계제의 사랑채는 일반적인 ‘ㅁ’자형 건물과 마찬가지로 대문에 들어서면 바로 보인다. 정면 3칸, 측면 1칸으로 2칸 크기인 방 1개와 1칸의 마루로 돼있다. 사랑채 전면에는 쪽마루를 설치했고, 사랑채의 출입문은 각 칸마다 설치되어 있다. 사랑채 내부는 사랑방과 사랑마루로 나누며, 사랑방과 사랑마루 사이에는 사분합 들어 열개문을 설치돼 있다.

 

 

안채는 정면 5칸, 측면 4칸 크기의 홑처마 팔작지붕집이다. 안채의 정면 5칸 중 중앙의 3칸은 대청이다.

 

한옥 스테이를 경험한 여행자들이라면 한옥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매력에 빠져들게 되기도 할 듯하다. 더러는 현대인들에게 다소 거리감이 드는 불편함도 있기는 하겠지만, 일상을 벗어나 특별한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안동 칠계제에서의 하룻밤은 의미있는 시간이 되기도 할 듯하다.

 

특히 칠계제의 아침은 특별하다.

 

칠계에서 알 수 있듯이 손님을 즐겁게 맞이하는 것은 바로 소박해 보이기도 하고 화려해 보이기도 하는 아침 밥상에서 시작된다. 정성스레 밭에서 키우고 현지에서 나고자란 나물들이 손님의 아침밥상에 올려진다. 주인은 아침상을 준비하기 위해서 새벽 이른시간부터 부지런함을 보였다는 게 한눈에 알 수 있는 밥상이다.

 

특히 북어를 가느다랗게 마치 금실을 내놓은 듯한 북어채의 맛은 칠계제에서 맞는 특별한 조반일 듯 하다. 옛날에는 귀하신 대가집에서는 맛볼 수 있었던 음식이었다고 하는데, 무엇보다 북어를 금실처럼 풀어놓았다는 게 알마만큼 정성을 들였을지 가름할 수 있는 음식이라 할만하다.

 

 

인위적인 시멘트가 아닌 황토로 지어진 한옥에서 하루밤을 지내게 되면 이상스레 다음날 몸이 가볍다. 과학적으로 황토에서 나오는 음이온 탓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과학자가 아닌 다음에야 그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설명할 길이 없겠다.

 

아침을 먹고 나서 대청마루에 앉아 한옥의 기와지붕을 올라다보기도 하고, 대문을 통해서 밖을 내다보는 시간을 보내니 마음이 차분해진다. 특히 대청마루의 뒷문을 열어놓고 있어서 뒷산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이르기는 하지만 한여름의 무더위를 물러가게 하는 감흥에 젖게 만든다.

 

 

특별한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옛 한옥에서 맞는 고택체험도 의미있는 시간이 될 듯하다. 문명의 이기인 TV나 컴퓨터가 마련돼 있지 않아 젊은 세대들에게는 불편함마저 들게 할 수도 있겠지만, 가족이 함께 고택에서 맞게 되는 하룻밤은 어쩌면 가족이라는 관계를 더욱 의미있고 끈기있는 관계로 이어지게 할 듯해 보이기도 하다.

 

단지 하루였다. TV도 없이 늘상 시청했던 드라마도 놓쳐버려 어제 밤 잠자리에 들기전에는 몸을 뒤척거리기도 했었고, 하루 인터넷을 하지 못했다는 강박감마저 들었던 몇시간 전의 초조함이 아침을 맞으면서 사라져버렸다. 현대를 살면서 스마트폰을 한시라도 떨어뜨려 놓는다고 생각한다면 어떨까?

 

어쩌면 반쪽을 잃어버린 듯한 상실감에 초조함이 밀려들기도 할 듯해 보인다. 그만큼 디지털 시대를 살면서 스마트폰과 인터넷이라는 혹은 대중매체의 종합체라 할 수 있는 TV에 어느샌가 사람들은 중독돼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하는 감상에 빠져보기도 한다.

 

경북 안동 칠계제에서의 하루는 특별함을 더했던 여행이었다. 아침을 먹고 나서 가벼운 산책길에 나선다. 가까운 곳에 광풍정과 제월당을 찾아보았다. 제월당에 오르면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게 시원함마저 더한다. 커다란 바위위에 세워진 제월당에서 과거 옛 사람들은 서책을 읽으며 풍류를 논하고 세상을 논했을 것이라 여겨지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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