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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밤을걷는선비 김소은, 여주의 자리를 훔친 환생?

by 뷰티살롱 2015.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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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겨냥한 호러 환타지가 없는 것일까? 이준기의 출연으로 시선을 모았던 MBC의 '밤을 걷는 선비'의 시청율이 그리 신통찮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높은 인기를 얻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만 4회가 지나도록 10%대의 진입은 어렵고 이준기의 원맨쇼가 무색하리만치 열연을 하고 있는 듯하기도 한 드라마다.

 

조선시대 왕궁에 사람의 피를 빨며 불멸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흡혈귀가 있다는 다소 황당하고 괴기스러운 소재인 '밤을 걷는 선비'는 가상의 시대를 배경으로 전개되고 있는 환타지에 속하는 작품이라 할만하다. 하지만 4회가 지나면서 환타지 장르였던 드라마가 특정한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는 걸 시청자들은 알고 있을 법하다.

 

그렇다. '밤을 걷는 선비'는 기존 '해를 품은 달'과는 달리 완전한 환타지적인 사극의 요소만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조선건국에 흡혈귀인 귀(이수혁)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는 환타지적인 면이 소개되었다. 그로부터 200년이 지나고 흡혈귀인 귀(이수혁)을 없애기 위해 정현세자(이현우)는 비망록에 흡혈귀를 없애는 비책을 적어 두었다. 하지만 귀는 정현세자를 없애고 김성열(이준기)는 귀에 대항하기 위해 수호귀가 됐다. 혼돈속에서 김성열은 연인인 명희(김소은)을 잃게 됐다.

 

120년이 지나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한 조선은 시대적 배경은 완연히 드러난 모습이다. 비록 환타지적인 면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뒤주'에 갇혀죽었다는 사도세자와 우물에 갇혀 마지막을 흡혈귀에게 죽음을 당한 사동세자의 모습은 역사적 사건과 오버랩되는 건 당연하다.

 

 

세자인 이윤(최강창민)은 왕의 통치와 대립되는 캐릭터로 현조(이순재)가 등장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이같은 대립의 모습은 역사드라마에서 많이 봐왔던 영조-정조의 모습이 아닌가 말이다.

 

조선왕조에서 가장 강력한 왕권을 구축했던 이는 바로 영조이기도 하다. 노론의 세력을 등에 업고 가장 긴 통치기간을 가졌었고, 장수한 왕으로도 알려져 있는 왕이지만, 그 다음에 보위에 올랐던 정조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못하다. 갖은 독살설이 나왔던 왕이 정조이기도 했었고, 영조가 구축했던 노론의 세력을 약화시키며 개혁을 꿈꾸었던 왕으로도 알려져 있다.

 

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는 이렇듯 환타지 장르이면서도 이름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이연과 현조를 내세우며 역사의 드라마틱한 시대를 살았던 실존인물을 그대로 드러내놓고 있는 작품이기도 해 보인다. 흡혈귀 귀를 없애기 위해서 이윤은 사라진 비망록을 은밀히 찾아나서기도 하고, 김성열은 음란서생의 이름을 빌어 격문을 뿌리는 정체불명의 가짜 음란서생을 찾아나섰다.

 

책쾌인 조양선(이유비)을 개인책쾌로 고용한 김성열은 사라진 정현세자 비망록을 찾게 하기에 이르렀다. 이윤과 김성열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점은 같은 곳을 향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바로 귀를 없애는 것이다.

 

 

환타지 장르인 '밤을 걷는 선비'는 흡혈귀가 된 김성열과 책쾌인 조양선의 로맨스가 시선을 끌어야 한다는 절대불명의 선이 살아나야 한다. 아무리 인기배우인 이준기에 의한 열연이 뒤바침된다 하더라도 여주인공과의 로맨스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절반의 성공밖에는 기대할 수 없는 일이 아닐까.

 

조양선으로 등장하는 이유비는 사실 환타지 장르인 사극을 통해서 안방극장의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낸 배우이기도 하다. 바로 이승기와 수지, 이성재, 유동근, 유연석 등이 출연하며 초호화 케스팅으로 눈길을 끌었던 '구가의 서'에서 비운의 여인 박청조 역으로 존재감을 드러닜던 여배우이기도 하다.

 

더욱이 전작인 '구가의 서'와 '밤을 걷는 선비'는 묘하도록 분위기가 닮은 작품이라 할만하다. '구가의 서'가 반인반수의 캐릭터를 내세운 반면, '밤을 걷는 선비' 역시 흡혈귀라는 미스테리 캐릭터가 등장하는 환타지 장르다. 더욱이 각각의 두 작품은 실존인물을 드라마에 등장시켜 놓고 있다. 구가의 서에서는 이순신이라는 인물이 전면에 드러난 반면, '밤을 걷는 선비'는 이윤-현조를 내세우면 영조-정조의 실존인물을 비유적으로 드러내 놓고 있다.

 

시대적 배경이야 어찌되었던, 장르적 분위기가 비슷하든 중요한 점은 남녀의 케미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어야 되겠지만, '밤을걷는 선비'에서 이준기-이유비의 케미는 그리 달콤하거나 두근두근함이 떨어지는 게 사실일 듯하다. 예쁘고 귀여운 여주인공인 조양선과은 찰떡궁합이라 여겨질 수 있겠지만, 문제는 김성열과의 관계에서 조양선이라는 캐릭터와 김성열이란 캐릭터는 마치 따로 노는 듯한 별개의 작품속을 유영하는 듯한 모습이기도 해 보인다.

 

오히려 120년이 지나 다시 환생해서 살아 돌아온 듯해 보이는 혜령(김소은)은 김성열 뿐만 아니라 흡혈귀 귀(이수혁)과 묘한 케미를 드러내며 존재감을 드러내 놓고 있다.

 

 

120년전 명희(김소은)은 분명 김성열에 의해서 죽음을 당했었다. 흡혈귀에게 목이 물렸던 김성열은 귀에게 붙잡힌 명희의 피를 빨게 됐었다. 사랑하는 정인을 위해서 스스로 목숨을 내어주고 자신의 피를 주면서까지 숨을 거두었던 명희는 귀에 의해서 시체가 불태워졌었다.

 

사랑했던 정인을 잃고 흡혈귀 귀를 죽이기 위해서 정현세자비망록을 찾아 120년을 숨어살아왔던 김성열은 시장에서 명희를 닮은 혜령을 만나게 됐다. 하지만 혜령의 정체는 명희가 아님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고 흡혈귀 역시 아닌 사람이었다. 한가지 확실한 점은 귀의 명령을 받아 하수인이 됐다는 점이 보여지기는 했지만, 혜령은 귀에 대해서 호의적 여인은 아니라는 점이 4회에서 보여졌다.

 

 

환생으로 다시 살아돌아온 듯한 혜령의 등장은 책쾌인 조양선을 흔들며 여주인공의 캐릭터로 손색이 없어 보이기도 해 보이던 4회였다. 정현세자비망록에 숨겨져 있는 귀를 없애는 비책이란 무엇일까?

 

귀를 없앨 수 있는 것은 특별함도 아니고 '사람'이라는 것이 단서로 나타났는데, 이는 어쩌면 노론세력을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먹은 흡혈귀로 둔갑시키며 이현에 의한 조선의 개혁을 예고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해 보인다. 환타지와 역사를 교모하게 반죽해 놓은 '밤을 걷는 선비'가 여름 무더위를 날려줄 환타지 호러 장르로 인기를 모으게 될지 기대해 본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MBC '밤을 걷는 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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