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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개 로펌의 실체는 무엇일까? MBC 수목드라마 '개과천선'은 주인공인 김석주(김명민)의 기억상실보다 더 궁금한 것이 바로 로펌의 주인인 차영우(김상중)의 실체다. 형사소송을 관여하지 않고 기업의 M&A나 금융권 소송을 담당하는 김석주는 차영우 펌의 에이스였다. 하지만 기억상실에 빠지면서 자신이 과거에 했었던 일들을 일거에 잃고 말았다.
김석주는 합법적인 방법으로 기업들의 이윤을 만들어주었던 것이었을까? 드라마 '개과천선'은 법정드라마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숨겨져 있는 진실은 드러나지 않은 드라마다. 법을 이용해 기업들에게 합법적으로 막대한 이윤을 남기고 소송을 승리하게 만들었던 김석주는 사실상 법이 허용된 내에서 기업들을 방어했었다기 보다는 법을 이용한 좋지 않은 법조인으로 보여지기만 해 보인다. 기름유출 사건에 막대한 피해보상규모를 법적으로 막아내 기업들의 손실을 최소화하기는 했었지만 실상 생계형 주민들에게는 아픔만 안겨주었던 모습이 보여졌기 때문이다.
무죄란 죄가 없다는 차영우의 말이 드라마 '개과천선'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이같은 '합법'이라는 법의 테두리를 교모하게 이용하면서 기업들의 돈잔치에 법조인들이 물타기를 하기 때문이라 할만하겠다.
자신이 약혼을 했었다는 사실조차도 기억하지 못하던 김석주에게 나타난 유림의 유정선(채정안)은 김석주를 흔들었다. 거대기업인 유림은 회사채를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만들어놓고 있는 회사였다. 헌데 1조 2천억이라는 유림의 자본은 어디로 사라져버린 것이었을까?
해외투자와 실버타운 건립 등 10여개 사업을 일시에 시작하면서 주식회사 유림은 일반 투자자들이 투자했던 금액을 고스란히 공중으로 날려버렸다. 하지만 어떻게 자금이 사라진 것인지는 드라마에서 구체적으로 보여지지 않았고, 책임을 지기 위해서 유정선이 법정에 나서게 되는 모습이었다.
회사가 신규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서 자본을 끌어모으는 방법으로 흔히 사용하는 CP 발행은 일반인들에게는 크나큰 유혹이다. 일반 은행금리보다 높은 이자율을 제시하는지라 돈을 가진 일반인들이 쉽게 걸려들 수 있는 것이고, 특히 안정적인 대기업에서 발행하는 CP는 일반인들에게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유림의 해외투자에 띠른 CP발행은 독이 되었다. 일반 투자자들은 고스란히 투자한 돈을 날리게 될 상황이 이루어졌는데, 다름아닌 유림이 법정관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엄밀히 따진다면 유림의 법정관리 단계에 들어가기 전에 매스컴을 통해서 신용등록하락이 먼저 제시되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인데, 드라마 '개과천선'에서는 중간단계는 통하지 않은고 결과적인 모습이 보여졌다. 기어의 신용도에 따라 투자를 할 것인가 아니면 투자금을 회수할 것인가를 판가름하는 신용등급하락에 따른 회사의 회생불가에 따라 법정관리 신청이 들어가게 되는 절차가 이루어진다고 봐야 하는데, '개과천선'에서는 무려 1초2천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자금이 자취도 없이 사라져버린 결과론적인 모습을 볼때, 엄밀히 사기에 해당하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회사의 CP발행에 대한 자문을 김석주가 처음부터 관여하고 있었다는 점은 결과적으로 법정관리 차원까지도 예상했었다는 얘기가 된다. 즉 철저하게 계획되어져 있는 CP발행이라는 것이었고, 투자자들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김석주는 계열사 몇개를 정리해야 한다는 것까지도 계산했었을 것이다.
김석주에 의해서 그려져 있었던 자본세탁은 거기까지였을지는 의문스럽다. 유림에너지를 매각하면서 1조원 규모의 자본을 끌어들일 수있다고는 하지만 역시 숫자에 불과한 게산이다. 안정적인 전력수급이 보장되는 발전소 건립이라는 점에서 1조원을 떠안을 다른 대기업이 나서야 한다는 계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유림에너지의 발전소 입찰매각도 1조원이 아닌 3천억 내외의 규모라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었고, 유정선(채정안)은 고스란히 죄를 떠안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드라마 '개과천선'은 사실상 내용상으로는 이해하기가 어려운 소재임에는 분명하다. 회사채 발행이니 주식투자니 하는 일련의 관계들은 일상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는 소재들이니 시청자들로써는 머리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겠다. 그럼에도 꽤 흥미로운 전개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쉽게 드라마를 보는 방법이란 딱 한가지다. 과연 '자금은 어디로 흘러들어간 것인가'하는 점이다. 1조 2천억원의 돈이 한꺼번에 사라져 버린 모습이었고, 해외투자와 실버타운 건립 등 10여개 신규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유림의 권재윤(정한용) 역시 자금에 대한 행방에 대해서는 자식들 앞에서는 쉽게 밝히고 있지는 않는 모습이다. 특히 유정선에게 알려주지 않는 데에는 모종의 돈세탁과 관련된 것이라 할만한 모습이었다.
유림에너지를 매각한다 하더라도 시세차익으로 본다면 무려 1조원 규모를 벌어들이이는 격이니 말이다. 법정관리를 통해서 계열사를 매각하고 유림에너지의 매각자금으로 1조원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검찰에서는 고작해야 3천억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는 회사채 발행자본으로 투자한 금액이 총 1조2천억이었다는 점에서 9천억의 차익이 생기는 것이다. 자금담당이라는 유정선은 가족끼리 연계되어 있는 회사지분 관계에서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하는 것도 이상하다 할만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가장 큰 의혹은 김석주가 어디까지 개입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유림의 CP발행이라는 것이 단지 회사채를 발행해놓고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려는 목적이었다면 1조2천억은 단지 숫자에 지나지 않는 금액에 불과하다. 일반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재벌2세들이 작전을 펼쳤엇고, 그중에서 죽은 박동현(이동현)이 개입된 정황이 밝혀졌고, 김석주는 박동현의 고문변호사로 일하고 있었다.
문제는 김석주에게 던진 박동현의 제안이었다. 새로운 회사의 설립이라는 것과 김석주에게 주식을 미리 사두라는 얘기가 오갔었다.
과거를 기억해내지 못하고 있는 김석주가 박동현에게 건내들은 이야기들은 사실상 기업들의 돈세탁과 관련된 일들이라 할만하다. 헌데 기업과 은행권 소송을 책임지던 차영우 펌의 에이스인 김석주의 실체보다 궁금한 것은 차영우라는 인물이 아닌가.
김석주가 그동안 일해왔던 기업들의 M&A나 은행, 법조계의 잦은 비밀들을 모두 알고 있는 이는 김석주보다는 차영우에 가깝다. 김석주는 유능하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정계에 이어져 있는 스캔들에는 민감하지 못하다. 유림사태로 인해서 차영우펌이 압수수색 당하는 되는 과정에서도 차영우에게 전화가 걸려와 압수수색이 들이닥칠 것이라는 것을 귀뜸해주는 정보원까지 있었다.
자신이 과거에 저질른 일들에 대해서 전혀 기억해내지 못하는 김석주보다 법조계와 경제계에 이르는 폭넓은 정보력을 보유하고 있는 차영우가 어찌보면 드라마 '개과천선'에서 김석주가 최종적으로 막닥뜨려야 하는 상대가 아닐까 싶기도 해 보였다. 약혼녀인 유정선이 법정에서 즉결구속을 당하게 됨으로써 김석주의 유정선 살리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된다. 유정선을 살리기 위해서는 자신이 그동안 해왔던 일들에 대해서, 유림의 투자활동과 심지어 죽은 박동현의 주식매매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으로 파헤쳐야 하는 상황이니 어쩌면 말 그대로 김석주 자신에 대한 판결과 변론을 해야 하는 입장이 아닐까 싶기도 해 보였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MBC 수목드라마 '개과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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