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드라마의 왕좌를 차지한 SBS 드라마 <식객>가운데 음식경합이 최대 볼거리로 등극한 모습이다. 숯불구이편은 원작에서도 다루어져 있던 내용이었던 만큼 드라마에서도 숯불구이에 대한 부분을 부각시키려 한 의도는 보였다. 그렇지만 무언가 빠진듯한 모양새라고 할까 싶다. 숯불구이는 말 그대로 불의 온도와 식재료에 해당하는 고기의 신선도가 관건이라 할만하다. 소고기 뿐만 아니라 돼지고기역시 마찬가지로 숯불구이로 먹을 때에는 자주 뒤집는 것은 좋지 않은 조리법이다. 이는 고기의 육즙이 불에 의해 구워지면서 빠져나가기 때문이라고 볼 수있다. 소고기의 경우는 특히나 돼지고기와 달리 생고기 형태로 시식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잦은 되집기는 오히려 고기의 질을 딱딱하게 만들어 버리게 된다.
드라마에서는 이같은 고기굽는 정도를 소리로 포장해 놓으며 경합의 묘미를 살려내기는 했지만, 어떤 의미로는 아쉬움이 많았다. 무엇보다 음식경합에 내놓은 숯의 정도에 있어서도 다른 팀과의 차이점에 대한 모습은 비춰지지 않은 채 향탄제조를 통해 운암정의 독특성만을 부각시켜 놓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식재료인 소고기에 대해서도 이렇다할 특성을 살려내지는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우와 수입육의 차별성을 보여주었더라면
분명 최고의 고기를 선별하는 경합이라는 자리에 사용된 소고기는 전편에서 도축되어진 한우고기이다. 흔히 한우의 고기는 수입육에 비해 그 맛과 품질이 우수하다는 말은 한다. 왜 일까. 수입육은 몇달을 냉동으로 운반되어져 운송되기 때문에 그만큼 고기의 품질은 저하되기 마련이다. 그에 비해 현지에서 도축되는 한우고기는 생고기 혹은 냉장을 통해 유통기간을 최단으로 하기 때문에 그만큼 육질면에서도 수입육을 능가하기 마련이다. 단순히 도축과 운송기간만 보더라도 한우고기의 우수성을 쉽게 드러나는데 정작 드라마 <식객>에서는 경합과 대결의 모습에는 몰두되어 있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한국인의 정서를 살려내야 하지 않을까
드라마 <식객>이 재미없다는 것은 아니다. 재미가 없다면 시청자들이 먼저 외면하겠지만 개인적으로도 시청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출연자들의 캐스팅은 상당히 제대로 짜여진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성찬(김래원)과 진수(남상미)의 캐스팅은 원작을 비교해볼때 나무랄데가 없어 보인다. 원작에서도 성찬과 진수는 알게모르게 티격태격하면서 애정라인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한국의 식문화는 어찌보면 요란스레 모양을 내고 먹음직스럽게 포장된 외국 식문화와는 다른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뚝배기와 장맛이라는 얘기가 있듯이 한국의 식문화는 소위 이웃과 사람들을 이어주는 하나의 매개체로 자리하고 있는 모습이다.
옛날에는 주인은 굶어도 객은 굶겨서 보내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만큼 먹는다는 것은 하나의 베품과 같은 것이었다. 이제는 과거의 말이 되어 버렸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어렸을적의 시골에서는) 마을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함께하는 공동체의 모습을 띠고 있었다. 아이가 태어나면 경사라 마을 사람들이 모이고, 어르신이 돌아가시면 마당에는 천막이 들어서고, 농번기에는 마을 사람들이 함께 일을 한다. 그 와중에 음식은 마을 사람들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자리하고 있었다. 아녀자들은 삼삼오오 부엌으로 모이고 남자들은 논으로 모여들기가 일쑤였다.
어쩌면 <식객>을 시청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런 어울림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원작을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식재료를 통해 사람과 사람사이에 오가는 정과 기억, 후회가 음식이라는 소재로 표현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법하다. 그렇지만 드라마 <식객>에서는 음식과 경합은 있으나 이러한 한국의 식문화에 대한 모습은 미미하게 그려지고 있다.
마지막 4차 경합을 준비하면서 의미신장한 대사가 등장한다.
"한우고기는 비싸서 어디 먹을 수가 있는 고기인가. 우리네 사람들은 한우고기 먹을 기회가 그렇게 많지가 않지"
4차경합을 통해 한국의 식문화에 대해서 다루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어울림과 베품의 미덕이 이제는 퇴색되어 간지 오래지만 그래도 낯선곳을 찾아간다면 왠지 모를 기대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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