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사람에게는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있기 마련이다. 수많은 병법서와 처세술이 난무하는 현대사회에서 드라마 <이산>을 시청하면서 몇가지 눈에 띄는 인간관계와 처세에 대해 생각해 본다.
작년 말을 기점으로 태왕사신기와 대조영이 종영을 맞으면서 올해에는 사극에 대한 관심이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예상외로 드라마 <이산>의 전개에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어 관심이 간다.
개인적으로 사극을 좋아하긴 하지만 요즘들어 이산을 보는 시각이 남다르다.
흔히 대장금이나 허준 류의 사극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이산에서는 들여다보기 때문이다.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이산을 통해 성공하기 위해서 손자병법과도 같은 병법과 처세술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몇가지 흥미로웠던 것에 대해서 나름대로 정리해보았다. 수긍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것도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개인적인 의견이니 읽어주시기를^^
첫번째, <인재등용, 자기 사람을 만들어라>성공을 위해서는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비록 이러한 일은 쉬운 일이 될 수도 있겠지만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다.
동궁전에 기거하면서 이산에게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생명의 위협이었다고 할 수 있다. 첫방영때부터 자객의 동궁전 난입, 거기에 익위사 관원들의 헤이해질데로 나태해진 모습들에서 이산 정조에게는 일말의 희망조차 보이지 않았었다.
하다못해 익위사 관원들조차도 동궁에 대한 신임이 땅에 떨어져 있었다.
그렇지만 상황을 역전시켜 정조는 익위사 관원들을 자기사람으로 만들었다. 자신은 관원들보다 더 많은 활시위를 당겨 스스로에게 그들에게 본을 보였고, 결국 비평만하던 관원들은 동궁의 보필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홍국영의 천거는 어떠한가. 비록 홍국영이 관료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노론세력의 본질을 캐기 위한 행보는 정조가 아닌 영조의 밀명에 의해 이루어지긴 했지만, 처음부터 정조는 홍국영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어 책사로 곁에 두었다.
또한 이번에는 실용학자인 박제가의 등용과 무술인 백동수의 등용이다. 그 당시의 등용은 어쩌면 파격적이라면 파격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였을 것이다. 특히 후일 군왕의 친위부대인 장용영의 실질적인 세력으로 자리하게 될 백동수의 등용은 사람을 가까이 해야 한다는 이치와 일치한다.
현재의 사회는 어떠한가. 회사가 만약 구성원들이 떠나는 곳이라면 그곳은 그다지 장래가 불분명한 곳이다. 또한 구성원들을 멀리하고 끌어안지 못한다면 분열되는 형국을 초래하게 된다. 서로가 믿고 의지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정착될 때 회사는 발전하게 된다.
이산의 인재등용은 어쩌면 현재의 경영인들에게도 귀감이 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두번째, <적은 경계하되 가까이 두어라>원수를 사랑하라?
사실 이 말을 일반인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전혀 어불성설이라 본다. 어떻게 자기에게 적개심을 드러냈는데, 사랑(?)하라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만 적어도 사랑하지는 않더라도 멀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다.
이는 홍국영이 정후겸의 배후에 누가 있을 것인지, 동궁을 시해하려는 음모의 실체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서 자신의 거처를 정후겸의 집옆으로 옮기고 난 후 정후겸에게 한 말이다.
상당히 일리가 있는 말이다.
손자병법에 지피지기, 백전백승 이라는 말이 있다.(한자 입력을 못해서 한글로 올림) 이는 적을 알고 있으면 백번 싸워서 백번 이길 수 있다는 말이다. 적의 전술이 어떠할지 미리 알아내고 적의 규모와 무기 등이 무엇인지 사전에 알고 있다면 싸움은 해보나 마나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정보전'이 아닌가. 스파이를 심어놓든 아니면 첩자를 보내든 적의 모습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현대의 사회에서도 이같은 형태의 정보전은 다양하다. 특히 대기업 간의 신제품에 대한 정보수집은 치열하다. 요즘은 인터넷의 범람으로 인해 해커의 출현이 불거져 있는 상태고 기업의 전산망을 파고들어 중요 문서를 빼내오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현재 정보전이 네트워크였다면 과거에는 눈으로 보는 시각적인 면이 중요했을 것이다. 때문에 경쟁자를 멀리하는 것보다 늘 옆에 두고 살피는 것이 좋다는 얘기가 된다.
세번째, <때로는 강경책, 때로는 유화책>
이 부분은 세손의 처세술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정순황후의 처세술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표독스럽게 노론 세력의 규합하며 세손을 압박해 나가고 있지만 정순황후는 때에 따라서는 너무나도 가녀린 모습을 보인다.
바로 그녀의 지아비인 영조대왕의 앞에서다.
그러나 적의 실체는 영조가 아닌 이산 정조인 만큼 그녀의 유화책은 그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정조에게 정순황후는 오직 강경책으로만 대응한다.
암살과 모략으로 이어지는 정순황후의 강경책은 오히려 세손에게 자신의 실체를 드러내게 만든 구실을 만들어준 것이 된 듯 싶다.
그에 비해 세손은 노론벽파의 거센 대응에 대해 시종일관 강경책으로 대응해 나갔었다. 시전상인의 일만해도 노론의 의지에 대항해 홍국영과 강경하게 대응해 나갔다. 결과는 참패하지 않았었나. 물론 그 때까지만 해도 세손은 자신의 적이 정순황후였다는 것은 모르고 있었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된 '적을 알지 못한 부분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상황은 역전되어 노론세력이 득세하는 조정에서 자신들의 안위가 위태해질 것을 염려하고 있는 상황이 되었고, 세손은 그들의 세력과 그들의 비리를 한손에 움켜쥐고 있는 상황이되었다.
그렇지만 여기에서 세손은 모든 것을 중지했다. 하나의 유화책을 선택한 셈이다. 그들 스스로가 생존의 방법을 모색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둔 것이다. 예상은 적중했는지, 모든 개혁의 중심을 세손의 의지대로 이어갈 수 있도록 노론의 수뇌라 할 수 있는 최석주 이판대감이 머리를 조아리며 정책을 바꿀것을 간청한다.
서민과 서얼의 등용은 노론의 입장에서는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겠지만, 최석주 이판대감이 선택한 것은 결국 생존이었다.
네번째, <성공 그 첫발을 위해서는 믿어라>말로만 되는 정책은 공허하다. 이루어질 수 없는 공약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얘기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표명된 말 자체를 실행시키기 위한 자신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세손은 궁중에서 자신의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익위사의 나태해진 모습과 돈과 세습으로 녹을 먹는 관원들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했다. 있어야 할 사람은 그 자리에 있게 했고, 쓸모없는 사람은 버린 것이다. 어쩌면 가장 무서운 사항이 될 수도 있겠지만, 성공의 첫걸음을 위해서는 자신의 주변을 정리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느낀 것이었을까?
또한 세손의 결정에 불만을 품은 익위사 관원들에게 매일 무예수련을 종용했다. 물론 말로만 끝맺는 것이 아닌 스스로 활을 쏘며 관원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일종의 합의일체에 의한 믿음을 심어준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렇기에 익위사 관원들은 세손에게 거의 친위대같은 형태로 변해있다.
또한 노론의 자금줄을 캐기 위해 시전상인을 혁파하기 위해서 난전상인들과의 만남을 스스로 자처하면 은밀히 출행했었다. 물론 실패에 그치긴 했지만, 난전상인들에게 자신의 경솔함을 비춰주며 그들에게 자신을 믿어주었음에 대해 잊지 않을 것이라는 마음을 심어주었다.
비단 이 4번째 사항은 세손에게 적용되는 성공론이 아니다. 노론세력에 있어서도 현재 모습에서는 분열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석주 이판대감의 변론으로 노론세력은 서로에게 이미 믿음을 잃고 있는 상태가 되었고, 황후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이미 불신이 조장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자기 사람을 믿는다는 것이 성공전략에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성공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사람이다. 그 첫번째 항목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겠지만 자신의 사람을 의심하지 않는 마음역시 중요하다는 얘기다.
다섯번째, <계획을 세워라> 어쩌면 4가지 사항을 실천했다 해도 일시에 끝나버리는 개혁은 한계가 있기 마련일 것이다. 보다 진일보한 혜안이 없다면 개혁이라 말하기보다는 조그만한 변화가 그칠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도 이같은 사항은 적용된다.
회사의 규모가 작건 크건간에 사람과의 믿음을 쌓고, 새로운 신입 사원은 채용하고, 때로는 자신의 경쟁자를 벤치마킹 한다고 해서 전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경쟁사보다 더 높은 이상의 회사로 자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목표가 있어야만 한다.
이상이 없는 목표는 한낱 메아리에 불과하다.
세손과 홍국영은 자신들의 적에 대한 실체를 캐기 위해 시간을 두면서 그물을 던졌다. 그러나 무작정으로 그물에 물고기가 걸려들기만을 기다린 것은 아니었다. 각 관료들의 집을 봉쇄하고 압박하는 듯하는 전략을 통해 비로서 낚아낸 결과였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실행하라 라는 말이 있듯이 급하게 먹는 물은 채할 수 있기 마련이다. 다 알게 된 사실을 요란스럽게 행동해 잃어버릴 수 있지만 그들은 모든일에 있어서 시간을 두고 치밀하게 계산하면서 계획을 세웠다.
이상은 요즘 드라마 <이산>을 보면서 느끼는 개인적인 처세술에 대한 생각이다. 이산의 인기비결이 비단 성송연과 이산정조의 애뜻한 사랑이 전제되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것은 이러한 인간관계와 처세술을 보는 재미가 아닌가 싶다.
그동안 방송되었던 대조영이나 허준, 대장금과 비교해 보자면 무엇이 다를까.
분명 이들 드라마에서는 볼 수없었던 매력이 숨어있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