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즈음이 되면 으례히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헤프닝이라고 해야 할 일들이 벌어지곤 합니다. 다름아닌 멀쩡하던 보도블럭을 송두리째 갈아치우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죠. 최근 들어서는 과거에 비해 교체작업이 연말에 몰려있는 듯한 모습이 아니라 연중에 골고루 분포되어 도심 인도를 트럭들이 점거하고 있는 게 흔히 볼 수 있는 일입니다. 어찌보면 연말 작업으로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분산시키려 하는 것일까 싶기도 한 모습이죠. 

비단 보도블럭 교체가 도시를 깨끗하게 한다는 취지에서는 좋은 일이라 할 수 있겠지만, 빈번하게 일어나는 교체공사를 바라보면서 예산의 낭비가 많다는 시민들이 생각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출퇴근하면서 걷게되는 인도를 바라보다 인도가 지저분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더러운 껌이 시꺼멓게 붙어있기도 하고 그 모습이 점점이 얼룩처럼 보이기도 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보도블럭 교체가 과연 어느정도일까 궁금하기도 해서 마침 여의도에 약속이 있어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3시간여동안 땅만 바라보면서 카메라를 찍어댔더니만 덥기도 하고 땀이 장난아니게 나더군요. 너무 더운 날씨였거든요. 32도나 올라가는 마지막 더위였나 봅니다.

모양이 제각각, 왜 보도블럭은 같은 모양이 없을까

여의도 앙카라공원 앞에서 내려 여의도역 쪽으로 걸어갈 생각으로 KBS 방송국 앞에서 하차했습니다. 우연인지 인도는 공사가 한참 진행되고 있더군요. 역시나 보도블럭 교체작업 중....


용호로와 여의동로 보도환경 개선공사라는 간판이 내걸려 있고 길이 파헤쳐져 있는 모습입니다. 당연히 낙후된 시선을 공사하고 새것으로 바꿔놓는 것은 옳은 일입니다. 지저분한 길보다야 깨끗한 길을 걷는게 시민들에게도 기분좋은 일이니까요. 블럭이 갈라지고, 깨어져 있는 길이라면 걷는 사람에게도 그다지 썩 기분좋은 일은 아니겠지요.

그런데 인도를 따라 걷다보니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KBS와 여의도역까지의 거리는 1킬로미터가 채 되지 않는 거리란 것은 아실 듯 합니다. 그런데 인도를 따라 정비되어진 보도블럭들은 그 짧은 구간인데도 제각기 다른 모습입니다.


블럭의 전시장이라고 해야 할지 끼워맞춰놓은 블럭의 형태는 직사각형, 톱니형, 정사각형, 커다란 직사각형으로 구획마다 달리 포장이 되어 있더군요. 더군다나 깔아놓은 형태에서도 구간마다 다른 디자인으로 되어 있습니다. 색깔또한 유사하다는 것보다는 완전히 다른 색깔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사진을 들여다보면서 왜 이런 것들을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무심코 지나치는 길인데도 보도블럭의 모양이 이렇게나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알았다고나 할까요? 물론 설치년도나 때에 따라서 다른 시공사를 통해서 하다보니 제공되던 블럭이 달라서 그렇게 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그렇지만 짧은거리임에도 통일되지 않는 블럭들로 채워져 있다는 것을 보면서 깨끗한 도심이라는 말이 엇나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히려 한데 모아놓으니 난잡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신가요?

이러한 느낌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단지 차도 하나를 사이에 둔 블럭이지만, 더군다나 차도는 일방통행길로 매우 폭이 좁은 곳인데, 양쪽으로 나뉘어진 보도블럭의 형태는 마치 디자인 컨테스트라도 하듯이 제각기 다른 모습입니다. 여기까지도 그런 얘기가 나올 법합니다. "시행되던 년도가 다른데 당연한 것이 아닌가?"라는 말이죠. 맞습니다. 시행년도나 시공사가 달라지면 당연지사 모양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디자인 문제에 대해서는 이쯤에서 넘어가기로 하고 다음문제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보수공사는 없고 개선공사는 있다

보도블럭 교체공사를 바라보다 보면 한가지 의무스런 것이 있을 겁니다. 다름아닌 보수공사가 되었건 개선공사가 되었건 앞에서 보이는 거리까지 통째로 보도블럭을 교체한다는 점이죠. 인도라는 곳은 사실상 보도블럭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부득이하게 거리 전체를 밀어버리고 다시 정비하는 게 맞는 일인지 궁금해집니다. 길을 걷다보면 흙이 빠져서 삐걱거리는 블럭도 밟을 수 있고 군데군데 깨어진 블럭도 보일 겁니다.
그렇지만 50미터의 거리안에서 개선이 요구되는 부분은 극히 일부분이라는 것이죠. 나머지 45%는 멀쩡해 보이는 곳이 대부분인데, 단 5%를 보수하기 위해 혹은 개선하기 위해 인도 전체의 블럭을 교체합니다. 이런 모습에서 시민들은 괜한 예산낭비라는 비난을 하는 듯 보여지더군요.

쉽게 말해 보수공사라는 의미가 완전히 블럭을 교체하는 개선공사나 다름없는 형태로 이루어지는 셈이지요. 집을 수리하는 것을 생각해볼때, 마루바닥이나 욕실의 타일을 바꿀 때가 되면 으례히 한곳만 바꾸곤 합니다. 마루바닥을 고치기 위해서 집을 허물고 새롭게 단장하는 것과 차이가 있는 걸까요? 간혹 자동차를 운행하다 보면 아스팔트 도로위에 소위 '땜방'한 흔적들이 자주 눈에 들어옵니다. 파인 부분을 매운 흔적이죠.
보도블럭을 특정구간만 정비한 모습을 한번쯤 보았는지 의심스러울 만큼 부분적인 공사는 사실상 찾아보기 어려지 않나요?

보도블럭 공사, 보행자를 위한 공사일까?

깨끗한 도로를 만들어 보행자들이 안심하고 인도를 걸어다니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렇지만 보도블럭 공사구간을 살펴보면 아파트 건설공사 못지않게 위험스런 일들이 눈에 띄는 게 흔한 일입니다.


한창 공사중인 듯 보이는 여의도의 인도 개선 공사의 모습입니다. 간혹 보도블럭 공사가 이루어지는 것을 지나치게 되면 으례히 보행자들은 막혀있는 곳을 돌아서 차도를 끼고 지나가는 일이 많습니다. 빠르게 지나가는 차들 옆으로 아무런 보호대도 없이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셈이죠. 아슬아슬하지는 않다 하더라도 최소한 위험하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입니다. 공사가 이루어지는 곳에서는 별도로 보행자들이 다닐 수 있도록 간이 보행통로를 만들어놓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보도블럭 교체 작업시에 막혀있는 인도를 피해서 차도까지 나오는 모습은 도심에서 흔히 목격되는 일이지요.

또한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곳에서는 포크레인이나 중장비들이 쉴새없이 드나듭니다. 비단 여의도의 모습뿐만이 아니라 서울시내에서 이루어지는 보도블럭 현장의 모습은 이러한 모습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듯 합니다. 커다란 중장비 옆을 지나치다 사고가 난다면 어떨지.... 아슬아슬하기만 해 보이더군요. 어쩌면 안전불감증이라는 표현이 딱인듯 보여지기도 하지만, 시민들에게 있어서 이러한 불편한 모습을 겪게 되면 보도블럭을 뭐하러 보수공사 하는지 혀를 내두르기 일쑤죠. 더군다나 중장비에서 나오는 소음과 먼지는 시민들을 뿔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요. 날씨도 더운데 불쾌지수는 높기만 하니 말입니다.

왜 블럭화를 만들지 않는걸까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보도블럭에 대해서 아주 짧은 생각이 들더군요. 보도블럭을 교체하거나 보수공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왜 인도 전체를 파헤쳐야 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보도블럭이라는 것도 하나의 구간을 정해놓는다면 전체를 파헤치지 않고도 파손된 부분만 개보수하면 좋은것이 아닐까 싶더군요.


블럭으로 인도를 끝없이 이어놓기보다는 10미터나 20미터 간격으로 틈을 주어 정비한다면 나중에 보수할 때에도 파손된 구간만 보수하면 깨끗하게 되는 셈이지요. 비가 오고 사람이 오가면 인도의 보도블럭은 더러워지고 때로는 깨어지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일부분을 보수하기 위해 인도 전체를 파헤치는 행위가 과연 시민을 위한 공사일까싶더군요.


잘 정비된 도시를 걷는다는 건 기분좋은 일입니다. 공사없이 한적한 인도를 따라 도시를 바라볼 수 있는 환경이라면 보행자로써는 더할나위 없이 기분좋은 일이라 생각이 듭니다.


차를 가지고 있지 않은 보행자의 입장이라면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보도블럭 교체공사에 대해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까요. 보행자가 인정할 수 있는, 시민들이 인정할 수 있는 공사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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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티살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