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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퀸 종영, 해피엔딩마저도 씁쓸하게 느껴지는 이유

by 뷰티살롱 2012.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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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된 장도현의 죽음으로 종영을 맞은 '메이퀸'은 논란이 많아 보이기만 한 모습이기만 합니다. 악의 축이었던 장도현(이덕화)이 박창희(재희)의 역습으로 빠져나갈 수 없는 궁지에 몰려 결국에는 검찰에 소환되어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 들기도 했었는데, 두번째로는 스스로 죽음을 택할 것이라는 결말도 예측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워낙에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었던 장도현의 악행이었기에 법의 심판보다는 속죄하면서 삶의 마지막을 보낼 것이라는 예측이 들었던 것이었습니다. 예상이었는데 장도현 회장은 스스로 트러스터 위에서 바다로 몸을 던져 자살을 선택하게 되는 것으로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영화 '씬시티'에서는 유명한 대사가 있습니다. '늙은 남자는 죽는다, 젊은 여인은 산다 공정한 거래군' 이라는 마지막 하티건(브루스윌리스)의 마지막 대사입니다. 장도현의 죽음을 보면서 왜 '씬시티'라는 영화의 대사가 떠올랐던 것이었을까요?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씬시티'는 범죄와 부패가 만연한 도시 '씬시티'를 배경으로 흑백의 필림속에 뚜렷한 한가지 색채로 강열함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각각의 캐릭터들에 대한 대표적인 성격을 한가지 색깔로 표현해 냄으로써 상징적인 색감의 영화로 기억되기도 합니다.

낸시를 보호하기 위해서 하티건은 시장아들을 죽이고 스스로 자살함으로써 끝을 내게 되는데, 마지막으로 자신이 지키려했던 낸시를 향해서 '사랑한다'는 말을 읖조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권총으로 자살을 선택하게 됩니다.

복수와 성공이라는 두가지 소재로 40회를 달려온 드라마 '메이퀸'은 마지막 후반부에서 천해주(한지혜)가 이금희(양미경)와 윤학수(선우재덕)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아닌, 장도현이 이금희를 겁탈한 사건으로 인해서 태어난 아이로 숨겨져 있는 비밀이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출생의 비밀이라는 진부함은 흔히 막장드라마라는 오명을 낳기도 하는데, 마치 끝판왕을 보는 듯한 모습이기도 했었습니다. 많은 시청자들이 마지막 몇회를 남겨놓고 밝혀졌던 천해주의 출생의 비밀에 경악을 하기도 했을 것이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였다고 믿었던 사람이 다름아닌 자신의 친부라는 사실때문에 천해주는 강산(김재원)의 청혼을 거절하기도 했었습니다. 강산의 부모님들도 장도현의 악행으로 인해서 죽음을 맞았었는데, 비록 직접 살인하지는 않았지만 장도현의 수하에 의해서 해풍조선의 장대평(고인범) 회장역시 운명을 달리했었습니다. 강산이야 말로 장도현 회장을 용서할 수 없는 관계였지만, 윤정우(이훈) 검사가 장도현의 딸인 해주를 조카로 인정했듯이 강산은 해주의 핏줄이 아닌 사랑을 선택했었습니다.

폭력의 시대에는 모든 것들이 용서가 되었던 시대라는 장도현 회장의 사죄서신을 읽어내려간 해주는 끝내 자신을 세상에 태어나게 한 장도현 회장을 용서한다는 늬앙스마저 남기는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해피엔딩의 모습으로 드라마가 끝이 나기는 했지만 왠지 개운하지 않은 해피엔딩이라는 느낌이 들기만 하더군요. 차라리 장도현 회장이 법앞에 서게 되는 종말을 맞이했다면 오히려 더 개운했을 거란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자신의 남편을 죽인 범인이 다름아닌 장도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던 이금희는 장도현의 마지막 재회를 통해서 끝내 미워할 수 없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랜시간동안 수감될 것이라며 이별을 하는 장도현에게 죄값을 치르고 나게 되면 기다리겠다는 여인의 비통함은 그동안의 복수따위는 모두가 잊어버린 설정이기도 했었습니다.

한국드라마에서 죄와벌은 권선징악의 구도를 보여주었었습니다. 악의축은 끝내 벌을 받게 되는 모습들은 늘 원칙과도 같은 형태로 보여졌었는데, '메이퀸'에서도 이같은 권선징악적인 요소들을 담아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결말은 '과연 그것이 최선일까?'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는데, 메이퀸이 그러해 보입니다. 장도현은 자신이 죽음을 선택하게 된 데에 과거사를 들추어내며 폭력과 힘이 지배하던 세상을 이야기했습니다. 정당한 방법에 의해 자신을 무너뜨린 해주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기도 했었습니다.

결국 장도현 회장이 죽게 됨으로써 나머지 주변인들은 모두가 해피하게 살아갈 수 있는 해피엔딩을 맞게 되었어요.

계모인 이금희를 싫어했었던 장일문(윤종화)은 어머니로 인정하는 해피엔딩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금희를 싫어했었던 일문은 자신의 친모가 죽게 된 데에 금희가 있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아버지인 장도현의 사랑을 받지 못한 비운의 아들이기도 했었지만, 무엇보다 어린 자신의 눈에 피를 토하며 죽어갔었던 친모의 죽음으로 금희라는 여인을 용서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여졌습니다.

하지만 막장도 요즘에는 코믹이 대세인가 봅니다. 일문의 분노는 교도소를 갔다 온 이후 순한 양으로 돌연 변해 계모인 금희와의 관계는 사슬퍼런 코믹멘트까지도 웃어넘길 수 있는 경지에까지 올라 있습니다. 한껏 맛있는 음식을 차려준 금희와의 밥상앞에서 '왜 음식에 독이라도 탔을까봐?' 하며 묻는 금희의 말에 웃으면서 답하는 일문의 모습은 다듬어지지 않은 억지스러운 해피엔딩이기만 해 보였습니다.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상케 하는 창희(재희)와 인화(손은서)의 사랑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자신의 아버지를 구속시키려 자신을 이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인화는 박창희를 용서하게 되었습니다. 여자에게 사랑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요?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가장 눈길이 가던 캐릭터가 장인화였었는데, 빛을 내지 못한 최악의 설정이기도 했엇습니다. 장도현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자신과 결혼한 사실을 알게 된 인화의 변신이 기대되기도 했었던지라서 창희를 용서한 모습을 보면서 흡사 요즘말로 '무뇌녀의 전형'이라는 설정이란 생각이 들기까지 하더군요.

속죄를 위해 창희는 인화에게 결혼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었지만 인화는 결국 부모를 버리고 사랑을 선택했습니다. 창희의 아버지인 기출(김규철)을 폭행하는 아버지를 외면하고 핏줄을 버렸을 뿐, 인화는 사랑에 배신당한 한 여자의 분노는 없었습니다.

영화배우 황정민은 시상식에서 시상소감으로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잘차린 밥상에 숟가락을 올려놓았을 뿐'이라는 유명한 수상소감은 유명하기만 합니다. 메이퀸은 마치 근사하게 차려놓은 밥상을 연상케하는 이야기의 구도였습니다. 허나 정작 밥을 먹기 위해서 필요한 숟가락이 빠진 듯한 느낌마저 들기만 하더군요. 어떻게 먹을지 몰라 손으로 허겁지겁 음식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 연상되기만 하더군요.

복수와 사랑이라는 진부한 소재였지만, 나름 시작은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되던 드라마였습니다. 아역배우 김유정과 안내상의 딸사랑은 보는 내내 어떤 전개가 이어질지 기대되기도 했었는데. 천해주라는 캐릭터 뿐만 아니라 부모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는 강산(김재원), 형의 죽음과 연계되어 있는 장도현과 함께 살고 있는 이금희는 윤정우는 금희의 동생 봉희를 사랑하지만 형수의 과거를 기억하기에 쉽게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했었습니다. 이처럼 보기좋은 캐릭터들로 가득채워져 있던 드라마가 마지막에는 시티콤으로 변해가는 듯하기만 한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장에 어이없는 결말을 보여주었던 '메이퀸'을 보면서 어쩌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여전히 풀지못하고 있는 악행의 연결고리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때문일 겁니다. 정치와 경제의 유착관계는 마치 장도현이 과거 비자금을 이용해 해풍조선을 집어삼켰듯이 여전히 완결형이 아닌 진행형이니까요. 그래서인지 '메이퀸'의 결말은 해피엔딩이었지만 모두가 행복한 해피엔딩이 씁쓸한 느낌마저도 들게 만드는 것인가 봅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MBC 주말드라마 '메이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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