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극드라마리뷰

추노13회, 천지호의 웃음소리-칼날처럼 차갑다

by 뷰티살롱 2010. 2. 18.
반응형

싸움의 고수가 10보 앞에서 칼끝을 서로에게 겨냥하고 서 있을 때의 긴장감. 칼날위로 햇빛이 부서지고 칼끝으로 바람이 분다. 서로에게 향한 칼끝에서는 긴장감을 넘어서  싸늘한 기운이 느껴진다.

인기드라마 <추노> 13회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차가움이라고 할 수 있어 보였습니다. 도망노비를 쫓아 숨가쁘게 쫓는 이대길(장혁)도 없었고, 송태하(오지호)의 원손을 구하기 위해 질주하는 모습도 없었습니다. 어찌보면 그동안의 숨가쁜 추격전이 사라지고 숨고르기를 하는 듯한 모습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1회에서부터 13회까지 보았다면 13회는 가장 잘 만들어진 회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시셋말로 낚시같은 것은 장면은 없어 보였죠. 12회의 엔딩에서 송태하와 언년이(이다해)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하면 안되지 하며 서슬퍼렇게 뛰쳐나갈 듯했던 이대길은 갑작스레 등장한 원손의 모습을 보고야 말았죠. 예상했던 일이 아니었나 싶은 모습이었죠.

왜 이대길은 원손을 보고 돌아서야 했을까요? 행복하면 안되잖아 하면서 나갈듯한 모습을 취했지만 원손을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 송태하와 언년의 자식으로 오인했던 것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송태하가 제주도에 있는 원손을 구하기 위해 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정작 이대길은 원손의 모습을 알지 못했기에 원손을 언년의 자식으로 착각했을 수도 있어 보이더군요. 그 때문인지 혜원과 송태하의 혼인식을 못보고 허탈감에 빠진 채 사원을 빠져나간 모습도 보였습니다. 만약에 송태하와 혜원의 혼인식을 보게 되었다면 분명 상황은 달라졌을 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13회의 주요 내용은 화려한 액션도 없었고, 이렇다할 코믹했던 장면은 없었던 모습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분위기가 전과달리 너무도 싸늘하기만 해 보였었습니다. 알수없는 긴장감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었죠. 언년이를 보게 된 이대길은 드디어 그 슬픔을 밖으로 토해내고야 말았습니다. 설화(김하은)는 그런 이대길의 울음을 보면서 남자가 우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며 눈물을 글썽였죠.

황철웅(이종혁)은 장인을 위해 살인귀가 되기보다 이제 완전히 자신을 위해 살인귀가 된 모습이었습니다. 상소를 올린 사람들을 하나하나씩 찾아가 그들에게 송태하의 행방에 대해서 물어보며 알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는 한칼에 베어버렸습니다. 마치 <추노>의 13회 전체적인 드라마가 황철웅이 휘두렸던 화려하지 않지만 서슬퍼런 칼날같은 분위기였습니다.


그렇지만 그 차가움의 정점을 찍은 것은 황철웅도 송태하도 그렇다고 언년이를 찾게 된 이대길도 아닌 천지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양으로 돌아온 천지호(성동일)는 방화백에게서 자신의 부하들이 모두가 죽임을 당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황철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그렇지만 복수에 대한 천지호의 표정은 울분을 삼키며 웃음으로 승화되어 버린 듯해 보였습니다. 웃고 있지만 웃고 있는 것이 아닌 모습이었죠. 천지호의 웃음소리를 들을 때마다 섬뜩한 기분이 들기만 했었죠.

13회의 긴장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폭풍전야와 같은 모습이었죠. 언제 회오리 바람의 광풍이 몰아닫칠지 알수없는 묘하디 묘한 긴장감이 시작부터 끝날때까지 이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대길은 왕손이(김지석)와 최장군(한정수)에게 추노질을 그만두자고 하며 더이상 송태하를 쫓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었죠. 그런 대길에게 반기를 들며 왕손이는 우격다짐으로 덤벼들지만 중과부적이었던 모습이었죠. 최장군은 대길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한 진정한 벗의 모습으로 잔잔하게 보여지기도 했습니다.


폭풍이 몰아칠 듯해 보입니다. 왕손이는 홀홀단신으로 사원으로 향하게 되는 모습이죠. 대길은 그런 왕손이의 뒤를 쫓게 되고, 황철웅은 송태하가 있는 곳으로 향하게 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언년이..... 장터에서 설화와 함께 있는 이대길을 보게 된 혜원은 자신이 그토록 죽은 것으로 알고있던 정인이던 이대길을 만났습니다. 차라리 만나지 말았어야 할 운명이었던 두 사람이 드디어 만나게 된 모습이었죠.

그렇지만 혜원은 더이상 대길에게 언년이가 아니었습니다. 이미 다른 남자에게 정을 준 혜원이라는 한 여인에 불과했던 자신이었기에 대길앞에 다가갈 수 없는 몸이 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어쩌면 언년이는 대길을 피해 도피를 하게 될 듯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너무도 깊은 슬픔이 13회에서 그려졌습니다. 그 슬픔이 너무 깊어서 마음을 파헤치는 칼날같았던 모습이었죠. 차갑고 싸늘하기만 한 칼날말이죠.

<유익하셨다면 쿠욱 추천해 주세요. 글쓰는데 힘이 된답니다. 아래 구독버튼으로 쉽게 업데이트된 글을 읽을 수도 있어요^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