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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추노, [사회풍자]의 명장면, 웃겼지만...이거 씁쓸하구만~

by 뷰티살롱 2010.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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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드라마인 KBS2의 <추노>의 7회에서는 기억에 남을법한 명장면이 등장했습니다. 다름아니 아첨과  뇌물에 관련된 정치적인 풍자였죠. 호란이 끝나고 사회적으로 어수선한 시대에 점차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하는 평민들이 노비로 전락한 상황에서 이를 구제하기 위한 사회 지배계층의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여느때보다 필요했던 때였을 겁니다. 소위 노블레스 오블리주 라는 귀족들의 임무, 조선시대로 말하자면 양반들의 사회적 의무에 해당하는 것이겠지요. 그렇지만 그러한 노블레스 오블리즘보다는 오히려 전락이후에 보다 많은 부를 축적하기 위한 많은 비리들이 양산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7회에서는 양반 세명이 오붓하게 앉아서 유창한 한자를 섞어가며 유쾌한 한때를 보내는 모습이었습니다. 얼핏 들으면 사실 무슨말인지 조차 알아듣지 못할 말들이었습니다. 그것을 풀어 자막으로 처리해 현대적인 어투로 소개되었지요. 양반들이 말하는 대화법은 극중 등장하는 서민이나 노비들이 듣기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중국식 한자성어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더욱이 업복이에게 날아들었던 화살에 달렸던 편지조차도 무슨 말인지 알아보지 못할만큼  언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었죠. 짧은 분량이었지만 양반 세명이 앉아서 주고받는 대화속에는 이러한 겉으로는 고상한 척 하는 양반들의 위선을 꼬집는 모습이었습니다.  삼복(三伏)이 거(巨)한지 오래건만 한식(寒食)이 그리우니 노망이 났나보이 라는 말이나 창해일속(滄海一粟)이나마 이인동심(二人同心)으로 준비했습니다 라고 뜻들이 생소하게만 느껴졌습니다. 단지 세 사람의 분위기를 봐서는 그리 좋은 모양새는 아니었지요. 자막으로 보여지는 것은 단순한 말들이었죠. 아직도 한참 더운 철이 구만, 뭐 시원한 것 없나? 라고 묻는 것이나 혹은 우리사이에 뭘 그런 것 같고 그러셔요라는 뜻이었으니까요.
 

세명의 양반들이 주고받는 대사와 분량은 사실 짧은 것이나 다름없었죠. 기껏해야 전체 분량으로 본다면 60분의 1정도밖에는 안되는 분량이었고, 사실상 세명의 양반들은 엑스트라나 다름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관동포수 업복이(공형진)에게 그날밤 총포에 맞아 비명횡사를 당했으니까요.

<추노>라는 드라마는 어찌보면 짐승남들과 같은 마초들의 모습이 인기를 끄는 요인이라 할수 있어보입니다. 도망노비에 그 노비를 쫓는 추노꾼이 주요 이야기의 근간을 이루고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송태하(오지호)라는 인물을 통해 호란이 끝난 이후 조선사회에 뿌리내려져 있는 권력층과 비리관료, 그리고 충신과 절개가 버무려져 이어지고 있습니다. 송태하라는 인물이 없었다면 어쩌면 드라마 <추노>는 마초들의 이야기일 뿐이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단순히 이대길(장혁)과 그가 찾는 언년이(이다해)의 로맨스에만 머물러 있을 드라마로 보여지더군요. 그렇지만 전직 훈련원 벼슬아치를 지녔던 송태하는 충직함과 우직스러움을 갖추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그런 태하가 마지막으로 소현세자의 원대한 꿈을 잇기 위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송태하의 충절스러운 모습은 어찌보면 <추노>가 단순하게 노비를 쫓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충신은 유배길을 떠나고 혹은 죽음을 당하거나 하는 시대적 상황에서 볼때, 세 명의 양반들이 주고받는 음풍농월(吟風弄月)하는 모습은 양반들이 지조있고 절개가 있음을 보여주기 보다는 한편으로 일반인들이 알게 모르게 자신들만의 룰 속에서 온갖 비리를 조장해내며 한편으로는 뇌물공여를 통해 보다 많은 부를 축적시키려 하는 모습을 빗대고 있었습니다.

비단 이러한 모습이 과거 양반의 모습들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현대에 들어와서도 권력을 줜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비리와 뇌물공여 사건은 비일비재하다 할 수 있습니다. 9시 뉴스에서도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누가, 얼마나, 무엇을, 주었는가 혹은 받았는가 하는 댓가성 뇌물공여의 소식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현대의 모든 정치인들이나 경제인들이 이같은 비리와 뇌물공여 등에 관여되었다는 것은 아니죠. 일부의 정치인이나 경제인들은 사회적인 귀족의 임무라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으로 실천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미꾸라지 한마리가 냇물을 흙탕물로 만들어버린다는 말이 있듯이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일반인들에게는 불신이 쌓이고 전체적으로 매도되기 마련입니다.

음풍농월을 하다 넌지시 도포자락을 들어보이며 그 속으로 양쪽 양반들이 무언가를 집어넣는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코믹스러운 장면이기도 해 보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한 모습이 정계에 녹아있는 비리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겉으로는 한자성어를 섞어가면 온갖 유식한 말로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들을 주고 받으며 자신들만의 웃음바다를 창조해 내지만 실상 그 알맹이는 난잡하기 이를데 없는 모습으로만 보여지더군요. 몇분 안되는 분량이었지만 난해한 한자성어의 난립과 그 아래로 현대적인 어투로 설명되어지던 장면이 인상적으로 보여지더군요. 또한 이경식 대감을 찾아간 장면에서도 이같은 풍자적인 모습은 이어지고 있었죠. 물소뿔을 매각하라는 말에 울며 겨자먹기로 수결하는 양반이 내뱉는 말은 무서움의 극치였습니다. '5만냥짜리를 천냥으로 팔라니....두고봐라 나중에 내가 10만냥 아니 100만냥으로 뽑아먹을테니. 이경식 대감 그 자리가 천년만년 간다더냐' 라는 말을 읖조리죠. 하지만 결국 업복이(공형진)에게 한방에 훅~ 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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