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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추노7회, 조약돌vs해금, 사랑을 잊고 사랑을 찾다

by 뷰티살롱 2010.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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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의 인기드라마 <추노> 7회에서는 웃지못할 장면들이 많이 노출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이다해의 두번째 노출씬은 초미의 이슈를 만들어놓을 것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선정적이다(?)라고 한다면 선정적이라고 할수도 있겠고, 생각에 따라 아무것도 아닐법한 동굴에서의 치료장면이 모자이크 처리되었기 때문이죠. 사실 요즘 대세로 본다면 그리 수위가 높아보이는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장면이었는데, 지난번 첫번째 노출씬에서의 후폭풍 탓인지 제작진은 모자이크로 처리한 모습이었습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사실 네티즌에 대한 제작진의 낚시성 처리기법은 아닐까 생각이 들더군요. 아닌게 아닐까 7회의 가슴아린 장면에 대한 평들보다 짧았던 모자이크 처리에 대한 기사들이 각종 기사들을 장악하고 있는 모습이죠. 또한 카페나 블로그에서도 모자이크 논란에 대한 평으로 넘쳐나는 모습이었습니다.


<추노> 7회는 이대길(장혁)과 김혜원(이다해)의 사랑이 인상깊은 장면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사랑을 표현해 놓고 있는 것이 다름아닌 조약돌과 그림족자일 듯 합니다. 노비신분이었던 언년이는 대길의 사랑을 받았었죠. 그 사랑의 징표는 다름아닌 불에 달궈진 따뜻한 조약돌이었습니다. 추운 겨울날 언 손을 녹이도록 대길은 자신의 신분(양반에게 있어서 서책은 출세나 다름없는 것이니까요)과도 같은 서책을 태워가며 조약돌을 따뜻하게 데웠습니다. 그만큼 언년이에 대한 사랑은 신분을 넘어선 사랑이었죠. 언년이에게 있어서 조약돌은 대길의 사랑을 상징하지만 어찌보면 조선시대의 엄격한 신분제도는 조약돌과 같은 것만큼이나 단단한 것이었겠죠. 대길의 사랑은 그러한 신분제도를 넘어서 언년이를 사랑했었고, 언년이 또한 대길의 사랑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언년이의 오라비가 대길의 집안을 멸문지화로 만들고 그 사랑은 결실을 맺지 못했습니다. 언년이는 대길이 죽은 줄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년이는 자신이 받은 사랑을 놓지 않았죠. 불귀의 객이 된 대길을 언년은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대길이 주었던 조약돌을 품에 간직하고 영원히 잊지 않을것만 같았습니다.

대길은 집안이 망하고 언년이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습니다. 도망노비를 쫓는 추노꾼이 되어 어디에 있을지도 모를 언년이를 찾아 다니기를 수년동안 반복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곳에 가면 늘 대길은 자신이 지니고 있는 언년이의 초상화를 꺼내들며 '혹시 이 여인을 본적이 있나'라며 묻습니다. 대길에게 추노의 길은 단지 수단에 불과할 뿐 목적은 언년이를 찾는 것 뿐인 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대길에게 그림속의 언년이는 언제나 늘 같은 모습으로만 존재했었고, 변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어쩌면 때묻지않고 화장기로 일관되어 등장하고 있는 혜원의 모습은 이러한 대길의 그림족자 속 언년이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송태하(오지호)와 함께 도망자의 신분이 되어 쫓기는 신세가 되었지만 언제 대길과 만나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죠. 초췌해지고 일반 노비들처럼 얼굴에 숯검둥이처럼 투박한 모습이었다면 대길과의 만남은 극적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송태하와 함께 말을타고 도망하는 언년이를 알아보지 못하고 암기를 던진 대길은 고개를 떨군 혜원의 옆모습만으로 그녀가 언년이였음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 모습은 대길이 늘 지니고 다니던 그림족자속의 언년이와 같은 모습이었기에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림족자가 아닌 자신의 마음속에 이미 언년이의 눈과 입, 코 모두를 각인시켜 놓고 있었던 까닭이었습니다.


대길과 언년이의 사랑을 극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 조약돌과 그림족자였다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송태하와 설화(김하은)에게 사랑은 검과 해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병자호란에 부인과 자식을 잃은 송태하는 자신의 손에 단지 검 하나만을 쥐고 신념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송태하에게 이제 사랑이라는 것은 없어진지 오래겠죠. 이미 자신의 정인이 죽고 자식까지도 죽었으니 어쩌면 사랑이라는 인간의 감정보다 송태하게 중요한 것은 사내의 신념과 선비의 충심이 전부였을 겁니다. 그 때문에 송태하는 혜원과 동행하면서도 혜원의 손을 적극적으로 잡기보다는 자신의 칼을 내어줌으로써 길을 만들어주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송태하의 굳게 닫힌 마음으로 혜원이 조금씩 빗장을 열고 들어오게 된 것이겠지요. 처음에는 칼이었지만 이제 태하는 혜원의 손을 잡고 길을 나아가는 모습이 7회의 모습이었습니다.

설화에게 음악이란 자신의 인생과도 같은 것이었죠. 음악으로 설움을 달래고, 노래로 인생을 얘기하는 게 전부였던 그녀에게 대길의 추노패는 자신이 버림받지 않는 안식처같은 곳이라 여겼을 겁니다. 그 안식처에 서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대길이었죠. 그렇지만 대길은 언제나 같은 여인만을 바라볼 뿐 자신의 모습은 쳐다보지 않는 사람이었죠. 7화에서 설화는 일행을 기다리다지쳐 또다시 버림을 받을줄 알고 주막에서 가지고 있는 모든 돈을 소진하면서 술을 마시게 됩니다. 어쩌면 설화는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대길을 완전히 잊기위해, 자신이 버림받았다는 설움으로 술을 마셨던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설화를 찾아낸 것은 다름아닌 대길이었죠.

대길과 송태하는 혜원과 설화를 업고 걸어가는 모습이었죠. 그리고 혜원은 자신이 목숨처럼 지니고 있던 조약돌을 떨어뜨리게 되죠. 무의식적으로 놓쳐버린 것일 수 있겠지만, 어쩌면 혜원은 자신의 사랑이었던 단단하기만 했던 대길에 대한 사랑을 이제는 놓아주고 태하를 찾은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대길은 설화가 놓쳐버린 해금을 집어들게 되죠. 그의 품에서 떠나지 않던 그림족자을 움켜쥐던 손으로 설화의 마음을 잡은 모습이었죠.
두 남녀의 사랑의 교차만큼이나 7회의 명장면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역시나 두 남녀 커플의 교차되는 사랑보다도 여배우의 선정성 논란에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기사들을 보니 문득 개콘의 <나를술푸게하는세상>의 대사가 떠오르기만 합니다.

"선정적인 모습에만 열을 올리는 더러운 세상!!"
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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