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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추노, 악인 황철웅-누가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by 뷰티살롱 2010.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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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의 인기정상을 달리고 있는 KBS2의 <추노>는 말 그대로 달리고 있는 드라마로 보여집니다. 그렇기에 너무도 하고싶은 말이 많고 포스팅을 올리고 싶어지는 모습들이 너무 많은 것도 사실일 법합니다. 추노꾼 이대길(장혁)과 소현세자(강성민)의 뜻을 지키기 위해 달리는 송태하(오지호), 그리고 두 사람의 사랑을 한몸에 받게 될 운명같은 여인 김혜원(이다해). 그들이 그려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이고, 그들이 만나고 싶어하는 것은 어떤 그리움일까 생각하게 하는 것이 드라마 <추노>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초반부터 강한 임팩트와 액션을 선보이며 순식간에 안방극장을 장악해버린 <추노>의 행보를 막아낼 수 있을까 싶기도 해 보입니다.

이대길과 송태하에 대한 여러 유명 블로거 분들의 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내용들일 것이라 여겨집니다.지난 6회의 방송분에서는 또다른 쫓는 자인 황철웅(이종혁)의 모습이 안스러워 보이기만 해 보였습니다. 지난 회차까지도 철웅이라는 캐릭터는 친구였던 훈련원 동료 송태하를 배신하며 자신의 부를 갖게 된 악한자의 모습으로만 보여졌었죠. 그리고 권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이경식(김응수)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캐릭터로 그려졌죠. 특별하게 철웅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그려진 것도 많지 않았던 때문에 악질적인 인물로 보여졌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소현세자가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가는 길목에서 5인의 결사대가 결성되어 마지막 죽음의 자리를 함께 하자며 절벽에서 뛰어내리던 때에도 철웅은 혼자서 그들을 외면하며 뒤돌아 서는 모습이 보여졌었고, 송태하와 병자호란이 일어나 민가에서 싸우던 전우이자 동료의 부축을 받고 목숨을 빚지기까지 했었지만, 권력이라는 것에 편승해 송태하를 매몰차게 내친 악인으로만 엿보였습니다. 송태하에게는 전장에서 죽어야 될 분명한 명분은 있었습니다. 자신의 아내와 자식이 변란으로 죽음을 맞았었기에 그 복수의 화살을 마지막 소현세자를 구출하는데 쓰고자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철웅에게는 그러할 수 있었을까요. 배신자라 동료들에게 낙인이 찍힌다 하들 그에게는 부질없기만 했을 것입니다.

6회에서의 철웅이라는 캐릭터를 악인으로만 미워할 수 없게 만들어놓는 모습이었습니다. 그의 비애감을 들춰낸 듯한 모습이었고, 그것은 마치 시청자의 한사람으로 한사람의 삶을 홈쳐본 듯한 미안한 마음까지 들게 할 정도였습니다. 드라마 <추노>에서 황철웅은 이경식 대감의 여식을 취하고 권력을 손에 쥐게 된 인물이죠. 권력이라 해야 훈련원에서 그때까지도 2인자로 살아가던 자신의 처지가 1인자로 서게 된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송태하는 죽음대신에 임영호(이대로) 대감의 안배로 목숨만은 부지하게 되지만 관노가 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훈련원에서는 누구하나 황철웅의 위치를 의심하는 자가 없을 만큼 높은 권력을 쥐게 된 셈이 되었을 겁니다.
황철웅에게 보이지 않던 슬픔이 보여지던 모습이었습니다. 그가 악인으로 설 수밖에 없는 모습이었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글씨또한 제대로 쓰지 못하는 이경식의 여식 선영(하시은)을 평생의 반려자로 맞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다름아닌 그의 배경에 짙게 깔려있는 가난이었습니다.

이경식의 제의는 다름아닌 임영호 대감의 암살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직접적으로 이미 벼슬을 떠난 임영호 대감을 해할 이유는 없었지만 임영호 대감의 뒤에 다름아닌 소현세자의 석견(이진우)이 있었고, 그를 따르는 무리는 이경식 대감의 적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경식 대감은 황철웅에게 자신의 칼이 되어주기를 원했던 것이었죠. 자신을 대신해서 죽여야 할 사람들을 죽이는 개가 되기를 원하고자 했었던 모습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철웅은 애초부터 이경식의 칼이 되고자 한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이경식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옥살이를 하게 되었으니까요. 그렇지만 그가 결심을 굳히게 된 데에는 다름아닌 홀로 있는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이었죠. 결국 황철웅은 이경식의 뜻대로 옥에서 나와 세상을 다시 맞을 준비를 끝내게 됩니다. 누군가를 죽여야 한다면 죽여야 할 것이고, 누군가가 자신을 막아선다면 뛰어넘어야 할 것이었습니다. 이같은 황철웅의 모습은 이경식의 여식이자 자신의 아녀자인 선영과의 만남에서도 엿볼 수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이경식의 수족이 되었다면 응당 철웅은 선영과 하룻밤을 지새고 집을 빠져나왔어여 할 모습이었지만, 철웅은 선영의 편지를 일순간에 꾸겨놓고 그녀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못알아듣겠다며 자리를 떠납니다.

어쩌면 이경식 대감의 칼이 아닌 자신만의 칼이 되고자 한 결심을 하게 된 모습이라고 보여지기까지 했습니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철웅의 결혼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보여집니다. 또한 자신이 잘 살기 위해서 한 것 또한 아니었을 법해 보이더군요. 자신이 짊어지고 있던 무거운 가난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홀로 있는 어머니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또한 소현세자의 구출에서도 중과부적인 청나라 군대와 맞선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고, 그 때문에 세상에 홀로 남겨진 어머니에 대한 걱정이 먼저 앞섰다고 보여지더군요.


모든 세상의 나쁜 것들을 받아들이면서도 철웅은 한가지 만은 잊지 않았던 것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어머니였죠. 세상이 자신을 욕하고 비난해도 자신의 곁에 있는 어머니를 버려둘 수 없었던 모습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불편하기 이룰데 없는 이경식의 여식인 선영과 혼례를 하게 되었고, 그것이 어쩌면 어머니를 위한 길이라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제 황철웅은 이경식의 칼이 아닌 자신의 칼이 되고자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임영호 대감을 죽이기 위해 아니 자신을 욕죄고 있는 2인자로써의 설움과 자신이 살아온 가난에 대한 무게를 스스로 끊어버리고자 살귀가 되고자 하는 모습으로 충주로 향합니다. 그리고 한 가솔을 몰살시키며 송태하를 기다리게 되죠. 과거의 친구이자 동료였던 송태하였지만, 이미 철웅은 자신을 버린 살귀나 다름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여태껏 드라마 <추노>를 시청하면서 황철웅의 비열함과 배신의 모습에 악인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지만, 그가 과연 악인이었는지 묻게되는 모습이 6회였습니다. 자신의 살아온 환경이 자신에게는 너무도 깊고 깊어서 헤어나올 수 없을만큼 심연의 깊이까지 떨어졌던 황철웅이었다면 그 심연조차도 이제는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릴지도 모른다고 보여졌습니다. 선과 악의 경계가 있다지만 황철웅에게 있어서 살아온 날들은 그리 행복스럽지 않았을 수도 있어 보였습니다. 가난이라는 생활과 송태하에 가려져 훈련원에서 2인자의 자리에 머물러 있었을 뿐 자신은 언제나 늘 어둠속에서 생활했던 캐릭터로 보여졌습니다.


굳게 닫힌 집에서 황철웅은 마치 마지막으로 자신의 어머니에게 하직인사를 올리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이제는 세상과 싸우겠노라고. 자신이 처한 현실이 이러할진데 그것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얘기하는 듯했습니다. 황철웅에게 그것은 어쩌면 자신이 살아온 가난과 2인자를 벗어나 권력과 부를 자신이 직접 손에 쥐고 그것이 어쩌면 정의라는 것이라고 말하는 듯해 보였죠.

드라마 <추노>는 쫓고 쫓기는 추격자와 도망자의 이야기겠죠. 쫓는자가 과연 선인인지 아니면 쫓기는 자가 선인인지 경계의 모호함을 드러내놓고 있는 모습이었죠. 어쩌면 도망노비를 잡는 추노꾼의 이야기는 이러한 선악의 경계에 대한 물음으로 보여지기도 하더군요. 수많은 백성들이 노비가 되어버린 세상에서 도망을 치는 노비들이 잘못된 것이 아니겠지요. 그렇지만 그들을 쫓는 추노꾼이 악인을까요?

이경식 대감의 칼이 되었던, 어쩌면 아직도 여전히 이경식 대감이 칼이 되어 있는 상황일 수도 있겠지만, 6회에서 보였던 황철웅의 비애는 어찌보면 선과 악의 경계에서 변해가는 한쪽으로 물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준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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