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MBC 인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은 그 방송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캠페인을 만들어놓는 방송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타의 방송들이 재미와 유머들로 무장하고 있는 모습과는 달리 <무한도전>이 오랜시간동안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이러한 숨어있는 캠페인들이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유재석과 노홍철, 박명수, 정형돈, 정준하, 길, 전진, 하하라는 연예인들이 구축이 되어 보여지는 재치넘치는 웃음과 편집의 묘미도 빼놓을 수 없겠지만, <무한도전>에서 보여지는 캠페인을 방불케하는 감동코드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라는 수준을 넘어서 감동을 전달해 줍니다.

지난 23일 방송에서는 여자 복싱 선수 최현미 선수에 대한 이야기가 구성되었습니다. 복싱이라는 운동경기라는 것이 국적을 떠나서 어느 누군가는 승자가 되고 어느 누군가는 패자가 되는 비운의 종목이죠. 치열한 난타전으로 결국 무승부까지 가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격투기 종목은 선수의 몸을 망가뜨리기도 하고, 패배의 아픔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복싱이라는 종목이 국내에서 언제부터인가 비인기 종목으로 전락하게 된 것인지 확실한 시기적인 시간의 경과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겠지만 최근 복싱경기는 한국사회에서 인기없는 운동경기중 하나일 것입니다. 이는 어쩌면 언제부터인지 복싱경기 대신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종격투기라는 종목때문이라 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한국의 운동선수들, 특히 유도나 태권도, 복싱 등으로 단련된 선수들도 이종격투기라는 위험스러운 운동경기로 전향하는 사례들이 많이 있죠. 그 중에 씨름선수인 최홍만 선수나 일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추성훈 선수도 유도선수에서 전향한 사례입니다. 이종격투기가 인기를 얻고 있는데 반해 전형적인 복싱은 어떠할까요. 언제부터인가 TV에서는 복싱경기를 볼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케이블TV에서도 이종격투기에 대한 중계는 많이 방송되지만 복싱경기는 그다지 찾아보기 힘들만큼 비인기 경기가 되었죠.

무한도전에서 최현미 선수를 찾아가기 전에 우연찮게 흘러나온 이야기는 다름아닌 고 최요삼 선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지난 2008년 1월에 죽음을 맞이한 고 최요삼 선수와 <무한도전> 맴버인 길과는 막역한 사이였습니다. 그 때문에 길은 눈물을 흘리며 최요삼 선수를 회상했습니다. 길의 눈물을 보면서 과거 이제 2년이 지난 2008년 당시의 기억이 떠올르기도 했습니다.

 
당시 최요삼 선수의 죽음과 함께 더욱 슬프게 했던 것은 그의 마지막 장기기증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죽음이라는 것은 항시 사람의 감정을 숙연하게 만들기도 하는 것이지요. 고 최요삼 선수의 장기기증 소식을 들으면서 가슴 뭉클해졌던 당시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개인적으로 격투기 방식의 종목에 대해서는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혈전이라는 표현이 오가는 중계방송의 멘트처럼 서로간에 주먹을 날리며 그것을 보고 열광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이죠. 물론 혹자들에게는 스포츠라는 종목으로 인기종목이기는 하지만 말이죠.

과거 복싱이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것은 어쩌면 70~80년대였을 거라 여겨집니다. 당시 어린 나이였던 필자도 마을에 한두대 뿐이었던 TV앞에 마을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한국선수들을 응원하기도 하고 열광하던 모습을 보며 자라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는 권투와 레슬링이라는 종목이 스포츠 종목에서 인기를 휩쓸었다 할 수 있어 보이는 시대였죠.

<무한도전>에서 현직 복싱선수인 최현미 선수를 만나기에 앞서 고인이 된 최요삼 선수와 길의 눈물을 보면서 과거 어린시절에 사각의 링에서 죽어갔던 비운의 권투선수가 생각이 났습니다. 어쩌면 기억하고 있을 분들도 많이 있겠지만, 이제는 30여년 전의 일이라 기억이 없는 분들도 많을 거라 여겨지기도 합니다. 다름아닌 김득구 선수였죠. 1982년 라이트급 챔피언전을 위해 미국으로 날아간 김득구에게 보냈던 당시의 국내 국민들의 지지는 높았었고, 당시 김득구 선수는 챔피언 타이틀을 위해 관을 들고 미국에 입성했었다는 얘기도 전해집니다. 하지만 김득구 선수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고인이 되었습니다. 이날 경기는 15라운드 제였었는데, 김득구의 사망소식에 권투연맹에서는 15라운드에서 12라운드로 경기라운드를 줄이며, 휴식시간도 90초로 늘리는 일을 단행하기도 했었습니다. 어찌보면 김득구 선수는 비운의 죽음을 맞이했지만 권투역사를 새롭게 정립한 진정한 챔피언이었습니다..

              <영화 챔피온 의 한장면, 영화배우 유오성씨가 고인이 된 김득구 선수를 열연>

 이미 나이를 먹어  중년이 되어서인지 <무한도전>에서 복싱 특집을 보면서 고 최요삼 선수보다는 김득구 선수를 기억하게 되더군요. 지난 2008년 최요삼 선수의 죽음과 그의 일기장이 공개되었을 때, 복싱이라는 종목과 운동선수가 지니고 있는 경기 시작전의 선수가 지니고 있는 두려움, 그리고 그 시간을 준비하면서 도망치고 싶을만큼 압박해오는 삶의 좌절감과 두려움에 숙연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쩌면 사람들은 가장 잔인스러운 동물일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한편으로 <무한도전>에서 보여졌던 또하나의 감동스러웠던 모습은 다름아닌 최현미 선수에게만 전적으로 메시지를 보내주지는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어쩌면 한국 사람에게 스포츠 경기때마다 불거져 나오는 승부욕에는 한일관계, 한-일 전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것이 단순하게 권투와 같은 격투기뿐만이 아니라 구기종목에서도 같은 심정이죠. 왠지 다른 나라에 져도 일본이라는 나라에게만큼은 이겨야 한다는 승부욕은 어쩌면 지난 과거의 한국과 일본의 역사와 가끔씩 잊어질만하면 터져나오는 망언들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무한도전>에서는 한국의 최현미 선수에게만 스포트라이트를 주지 않고 상대방인 일본 선수인 쓰바사 선수에게 골고루 전파해 주었습니다.

스포츠라는 종목이 아름답고 감동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페어플레이 정신에 입각한 승부의 갈림을 목격했을 때, 혹은 편파적인 경기운용에 맞서 승리를 거두는 모습들을 목격하게 될 때에 그 감동이 배가됩니다. 그것이 사람들이 스포츠에 대해 열광하고 지지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쓰바사의 모습이 보여지면서 최현미 선수에게만 눈길을 보내게 될 수 없겠더군요.  <무한도전>은 단순하게 최현미 선수의 승리기원을 위하기 보다는 비인기 종목이 되어버린 복싱경기에 대한 관심을 담아 보내기 위해 양측 선수들을 소개하는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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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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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동적이지만 너무도 안타까운 거 같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구요~! ^^

    • skagn님 오랜만에 들려 주셨세요^^ 잘 지내시죠?
      무도 누구를 응원해야 할지 고민되는 모습이었어요. 스포츠라는 게 그런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2. 잘 보고 갑니다. 이번 무한도전은 정말이지, 보고 있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누군가 하나 져야 한다는게 안타까워서, 모두가 이길 수 없다는게, 그렇다고 한쪽만 일방적으로 응원할 수 없다는 게 참....

    여담이지만 막연한 사이-가 아니라 막역한 사이라고 써야 옳습니다. 막연한 사이라고 쓰면 서로 얼굴만 알고 지내는 사이, 정도의 의미가 되기 때문에;;

  3. 정말 찡하네요ㅠㅠ

    이번 기회에 비인기종목이 빛을 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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