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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리뷰

무한도전 추수편, 번외편이 절실하게 필요한 이유

by 뷰티살롱 2009.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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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과 박명수, 정준하, 노홍철, 전진, 정형돈, 길 7명의 맴버로 구성된 토요일 저녁의 인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서 가을 추수기를 맞아 1년이란 장기 프로젝트로 야심차게 마련했던 추수편이 방송되었습니다. 가을은 누가 보더라도 수확의 기쁨을 안겨주는 최고의 계절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무한도전>에서의 추수편의 모습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말 그대로 축제나 다름없는 모습이었습니다. 3주간에 걸쳐 방송된 추수편은 가볍게 생각해 보기에는 더할나위없이 좋은 방송의 모습이었다 할만합니다. 추수를 위해 논을 갈고, 모내기하던 모습에서부터 여름철의 잡초(피라고 하는 벼와 비슷해 보이는 풀입니다)뽑기 작업을 보여줌으로써 야외에서 일년내내 일하는 농촌의 생활상을 짧게나마 보여줌으로써 농부들의 삶을 조명해 보였다는 것에서는 높게 사야 할 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무한도전 <추수편>을 보면서 마냥 재미있게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과거에 농촌에서 농사일을 하던 경험이 있기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보여지는 벼농사의 모습은 수박의 겉핣기식의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가장 쉬운 예로 논에 자라는 잡초에 대한 것을 보더라도 농사일을 쉽게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여름한철 농부들은 논에 거의 출근하다시피 하면서 며칠사이에 자라나는 잡초뽑기 작업을 하는 일은 일상입니다. 이러한 잡초들은 무한도전에서도 보여졌듯이 며칠만 손을 놓게 되더라도 수풀을 이루듯이 우거지는 게 특징이죠. <무한도전>에서도 틈틈이 맴버들이 쉬는날을 이용해 논에 나가 작업을 했다고 하지만 실상 농사일에서 잡초제거하는 일은 하루가 멀다하고 진행해야 하는 일이죠. <무한도전>은 아예 손도 대지 못하고 한 구역을 망치는 모습이 보여줄 만큼 피라는 잡초의 자생력은 상당합니다. 유기농으로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 성장속도는 가속도를 붙일 수 있을 법합니다.

그럼에도 예능프로그램이라는 면에서 얼마정도의 1년 농사일에 대해서 다루었다는 점에서는 정말 높이 평가해야 할 일이라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봄의 모내기를 시작으로 여름의 뜨거운 태양빛을 받아 영글어가는 벼들이 가을이 되면서 황금색으로 머리를 숙이게 되기까지 농부의 손길이 닿지않은 것은 없을만큼 전부라 할 수 있습니다. <무한도전>을 통해서 쌀이 식탁에 올라가기까지의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그 과정의 어려움과 수고가 얼마나 되는지를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가을로 접어들어 추수기가 되면 농민들에게는 축제나 다름없는 마음입니다. 마치 자식키우는 것과 벼농사가 동일시되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피해가 없이 영근 벼이삭을 보게되면 1년동안 고생했던 일들은 잊어버리게 됩니다. 그렇기에 추수는 농부에게는 하나의 축제나 다름없는 일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무한도전>에서는 추수를 맞아 지인들을 불러 함께 수확하는 모습으로 그 기쁨을 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지금은 콤바인으로 기계의 힘에 의존하는 추세지만, 과거에는 일일이 낫으로 벼이삭을 베고 햇볕에 벼이삭을 말리고 난 후에 탈곡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리고 다시 마당에 자리를 깔고 나락을 말리는 작업을 했었죠. 수분이 마르고 나면 마을 방앗간에서 도정을 하는 과정을 거쳐 비로서 쌀이라는 것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무한도전>에서는 옛날방식과도 같이 마을사람들이 합심해서 추수하는 모습을 재현해 내는 한편 현재의 콤바인 작업을 함께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무한도전>은 단지 추수의 기쁨에 대해서만 다루는 모습이어서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에는 태풍피해가 없어서 전국적으로 풍작을 거둔 모습입니다. 과거에는 추수기를 앞두고 한두개의 태풍이 올라와서 농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기도 했었지요. 거의 비일비재한 모습이여서 당연한 자연현상처럼 여겨지기도 했었습니다. 다행스러운 한해였다고 생각이 들어요.

추수를 하기 위해 모인 무한도전 맴버들은 각자의 친한 사람들을 불렀습니다. 전진은 신화의 맴버인 이민우를 불렀고, 정준하는 바다에게 도움을 청했고, 박명수는 카라에게 연락해 추수날은 마치 축제를 연상케하는 콘서트장과도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이밖에도 김범이나 쥬얼리 등이 1년동안 무한도전 맴버들이 틈틈히 농작한 벼를 추수하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과거 농사일을 하던 때에는 마을 사람들이 서로 모여서 품앗이를 하는 식으로 일손을 빌려주고 또 일손을 얻기도 했었습니다. 일종의 <무한도전>에서 보여주던 축제나 다름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여자들은 새참을 준비하고 남자들은 부지런히 들녘에서 타작을 하는 식이였죠.

사실 벼농사를 마무리하는 추수라는 의미에서 본다면 농부들에게 수확의 순간만큼은 즐겁고 기쁜 날입니다. 그렇기에 그 날 만큼은 어떠한 생각이나 걱정거리가 없는 모습이죠. 마치 무한도전에서의 모습처럼요.

그러나 수확이 끝나고 한해 농사를 결산하게 되는 상황에 맞닥드리게 되는 시간이 되면 기쁨보다는 오히려 근심거리가 많아지게 됩니다. 요즘에는 농사일이 기계화되어 각종 농기계를 대출을 받아 구입하는 것이 비일비재일 듯 합니다. 거기에 한해 농사로 구입했던 비료들과 농약값을 산정해 보면 쌀값은 그야말로 바닥이나 다름없이 별반 남는게 없는 계산이 되기도 합니다.

올해에는 풍작이라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오기도 합니다. 가뭄이나 태풍피해가 없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그 풍작이라는 것이 농부들에게는 그리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는다는 사실에 시름이 높아만 가는 것이죠. 이는 반대로 태풍이나 가뭄피해를 입었을 때도 마찬가지구요. 풍작이면 그만큼 쌀값은 제값을 받지 못해서 걱정이 되고, 반대로 피해가 있는 해에는 소출이 적어서 걱정이죠. 풍작이 되었건 흉작이 되었건 농부들은 왠지 걱정만 늘어가는 셈이라고 해야 할 법합니다.

<무한도전>에서는 풍작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만 보여지고 있는 모습이더군요. 물론 추수라는 시기에 걱정을 논한다는 것이 잘못일 수 있지만, 그동안 <무한도전>은 알게모르게 사회성을 의미하는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었던 방송이었습니다. 그것이 어쩌면 김태호 PD의 탁월한 연출력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 할 수 있겠지만, 이번 <추수편>에서는 절반의 모습만을 보여준 모습이었습니다.

얼마전 뉴스에서는 풍작으로 인해 제값을 받지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농민들의 소식들이 뉴스로 전해졌습니다. 풍작인 만큼 많이 수확되었기에 쌀값이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이었죠. 어쩌면 농촌에서의 1년농사라는 것은 수확을 마치고 난 후부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애써 기른 농작물이 제값을 받지 못할때의 농민들에게는 즐거움보다는 삶의 무게가 더 드리워지기 때문입니다.

 
한해 논농사를 통해 수확한 <무한도전>의 쌀은 뮝미로 포장되어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서였죠. 방송연예를 하는 무한도전 맴버들에게 수확한 쌀을 고마운 사람들과 나누는 모습은 훈훈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실상 농촌에서의 생활은 어떨까 싶습니다. 특정한 지역의 상품성이 높은 쌀들이 아니라면 사실상 제값을 받아낼 수 있을지가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수확한 작물이 제값을 받는 모습이 어쩌면 한해농사의 마지막 모습이라 할 수 있으니까요.

방송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무한도전>에서 농민들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풍작이라는 즐거운 이면에는 어두움이 있기 마련인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런 모습이 없었습니다. <무한도전 추수번외편>을 만들어서 1년농사의 마지막을 정리한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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