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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리뷰

1박2일 연평도편, 꽃게 요리배틀보다 빛났던 전국 네트워크

by 뷰티살롱 2009.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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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모여 웃으면 그 웃음은 2배가 된다]
인기 예능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1박2일>의 연평도편은 한편의 감동 그 자체였다 할만했다. 예능 프로그램이 보여주는 인기의 척도는 뭐니뭐니해도 출연 연예인들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예능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데에는 그들만의 리그를 보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솔직히 예능이라는 프로그램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연예인들의 망가지는 모습도 모습이려니와 일반인들이 쉽사리 접할 수 있는 부류의 인물들은 아니다. 그 때문에 연예인들이 대거 출연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는 일이다. 특별해 보이는 연예인들의 모습에서 일반인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자체는 유쾌하고 재미있는 일이다. 아련하게 느껴지는 특별한 사람들이 인기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인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에는 공식적인 모습들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것은 일반화라 할 수 있을 법하다. <패밀리가떴다>에서 보여지는 게스트들의 일상적인 모습이나 <무한도전>에서 보여지는 맴버들의 좌충우돌격인 모습들은 인기연예인의 전형을 보여주기 보다는 보통 사람들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준다. 또다른 인기 요인은 사회적 이슈를 교모하게 희극화시켜 놓기도 하고 풍자적으로 묘사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은 그중에서도 사회적 이슈들을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접목시켜 놓은 모습이 많다. 물론 의도적으로 만들어졌는지 아니면 시청하는 사람들의 시각에서 그렇게 분석되어지는가에 대해서는 답을 내릴수는 없지만, 가끔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사회적인 문제점에 대해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은 그에 비해 생활속으로의 접근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한가로운 농촌의 모습이나 한적한 해변의 정취들을 담아내면서 여행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의 묘미를 적절하게 담아내고 있다는 얘기다. 그중에서도 여행에서의 정감과 사람들과의 교류가 <1박2일>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일 법하다.

연평도 꽃게잡이에서 이어진 요리배틀에서도 <1박2일>의 이같은 장점은 제대로 살려낸 모습이었다. 사실 맴버들만이 출연해 여행지만을 소개하며 그들만의 리그처럼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면 인기를 얻을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각각의 출연자들의 색깔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는 데에도 인기를 찾아볼 수 있겠지만, 뭐니뭐니해도 제 3의 출연자들인 일반인들과의 만남은 <1박2일>의 숨어있는 인기비결이 아닐까 싶다.

연평도 편에서 맴버들은 잡은 꽃게들을 재료로 요리배틀을 벌였다. 몽장금 MC몽과 김C을 비롯해 요리연구가 이승기와 은지원, 퓨전음식 개발자 이수근과 강호동은 각각 그들만의 꽃게요리를 만들어 평가를 받는 모습이었다. 사실 그 자체만으로 빛을 발했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최소한 개인적으로 그들이 만들어낸 요리배틀은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색다른 재미를 안겨주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개인적으로 꽃게의 맛을 제대로 살려낸 김C와 MC몽의 우승이 확실하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본다면 간장게찜을 완성해낸 이승기의 실험적 도전모습이나, 커리를 꽃게에 접목시켜 퓨전을 일궈낸 강호동과 이수근의 새로운 요리법도 눈길이 가기는 했지만, 주목까지 끌만한 모습은 아니었다. 재미있는 요리배틀이라는 점에서 본다면 물론 시선을 고정시키기에 충분할 수 있었겠지만, 굳이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에 대해서 포스팅을 할 필요성이 없었다는 얘기가 될 듯 싶다.

그렇지만 <1박2일>은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실 요리평점을 어디에 두고 있었다는 점이 중요해 보이지는 않아 보인다. 요리의 점수가 주어지기 전에 어찌보면 이미 승리는 결정되어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고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알 수 있듯이 꽃게의 진면목은 정통 꽃게탕의 맛을 생각해 낼 수 있다. 거기에 굳이 다른 재료들을 맛깔스럽게 섞어놓는다 하더라도 꽃게의 맛을 역시 꽃게의 맛이다. 그렇지만 강호동의 멘트에서 우승예감이 묻어나 있어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퓨전이라는 세계화라는 거창한 남북통일까지 거론하던 강호동 이수근의 우승이 확정될 때에는 다소 실소를 금치 못했다. 멘트의 힘이라고 해야 할까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반전은 거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강호동과 이수근은 자신들이 상품을 아니 나아가서 연평도 꽃게에 대해서 산촌벽지에 있는 기산리 주민들에게 택배를 보내면 어떨까하는 의미있는 제안을 했다. 바다인근에서야 싱싱한 꽃게를 먹을 수 있는 일이 많겠지만, 내륙에 인접해 있는 지역민들은 싱싱한 꽃게를 먹는다는 게 쉽지 않아보이는 일이다. 물론 현대의 사회는 유통구조가 발달해 전국적으로 해산물이 유통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쉽게 타 지역의 특산물을 맛볼 수 있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법하다.

<1박2일>에서 연평도에서 잡은 꽃게들이 기산리에 택배로 배달되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한 웃음이 나오기까지 했다. 이는 어찌보면 생각의 전환이라 할만한 일일 법하다. <1박2일>이라는 코너가 사실상 여행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인기를 얻기도 하고, 출연자들의 캐릭터라이즘이 보여주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겠지만, 무엇보다 지역색이 보여주는 모습에서도 재미를 찾을 수 있다. 간혹 <1박2일>은 지역민들과의 혼연일체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목적지까지 이동하면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교류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데 <1박2일>에서 마지막에 보여준 택배 버라이어티 모습은 사실 전체적인 연편도편을 장식하지는 않았지만, 연평도 편에서 보여준 최고의 감동적인 모습이었다고 볼 수 있다. 자신들과 함께 출연했던 지역민들과 그들의 고마움을 잊지않고 생각해 낸 즉흥적 모습이 잔잔하게만 보여졌다.  


어쩌면 <1박2일>의 인기비결에는 이러한 전국적인 네트워크에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남도에서 동해와 서해 그리고 최북단을 잇는 여행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라고는 하지만, 그 지역에 어울리는 지역색과 감흥을 살려내며, 한편으로 소시민들과의 교류를 통해 예능이 빗어낼 수 있는 재미를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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