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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솔약국집 종영, 진정한 주인공 어머니 모습에 찡했다

by 뷰티살롱 2009.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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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많은 나무에 바람잘날 없다]라는 옛말이 세삼스럽게 떠오른다.
주말드라마로 40%의 높은 시청율을 보이며 종영을 한 <솔약국집아들들>을 시청하면서 한편으로는 찡한 여운이 남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훈훈한 정감이었다. 드라마 솔약국집아들들의 인기를 견인한 캐릭터들이 극중 애정라인을 형성했던 아들들과 그들의 아내가 되는 여자들이었다고 할 수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드라마의 진정한 주인공은 이시대의 어머니였다.


형제들 중에서 가장 먼저 결혼에 골인한 선풍(한상진)과 오은지(유하나) 커플은 언제나 유쾌하고 코믹스러움으로 극의 활기를 불어넣어준 모습이었다. 어찌보면 세째 커플은 가장 일반적인 선남선녀의 이야기라고 할 법한 이야기일 듯 보여진다.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주위의 반대나 어려움이 없었던 모습으로 쉽게 골인에 성공했고, 자신들의 감정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며 싫고 좋음을 표현하는 현대 젊은이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듯한 모습이라 할 수 있을 법하다. 또한 현대 남자의 결혼 적령기를 표현하고 있는 모습이어서 가장 공감이 가던 커플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그에 비한다면 첫째 커플인 진풍(손현주)과 수진(박선영)은 한국사회에 깊게 자리하고 있는 가부장적인 가정의 모습을 담고 있는 커플이었다 할 수 있을 듯하다. 장남 진풍은 동생들을 보살피고 가족을 이끌어야 한다는 의무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존재다. 최소한 한국사회에서 장남의 위치은 자신이 못났건 잘났건, 부모에 대해서 혹은 동생들에 대해서 무던히도 애쓰는 어둠의 자식이라 할 만하다. 그렇기에 4형제 중에서도 첫째 진풍커플의 결혼은 서로가 좋아서 결혼하는 모습이 아닌 가족과 가족의 결합을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할만했다. 특히 수진이 일가친척 없이 오빠의 동생들을 돌봐야 하는 입장에 있었던지라 어머니 배옥희 여사는 남몰래 수진에게 자신의 아들과 만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전하며 진풍-수진 커플의 최대 장애물을 드리우기도 했었다. 또한 결혼에 이르러서도 수진은 자신의 조카들때문에 오빠집과 진풍집안을 두루 돌봐야 하는 입장에 처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맏며느리라는 입장에서의 모습을 수진은 표현해 내고 있었다고 할만하다.

그에 비해 둘째 커플인 대풍(이필모)과 김복실(유선)은 장남에 비해 사랑하는 법이 자유로운 관계로 표현되고 있다. 어쩌면 장남과 차남이라는 관계를 어둠과 자식과 바람둥이의 모습으로 드라마에서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바람둥이였던 대풍은 많은 여자들을 만나지만 사랑하는 법에 대해, 아니 그보다 진정한 사랑에 대해서는 서투르기만 한 모습이었다. 그 서투름 때문에 복실에게 자신의 표현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고 장난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에는 진정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게 됨으로써 복실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4형제중 막내인 미풍(지창욱)은 어찌보면 최근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이혼모가 늘어나는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담고 있다. 드라마에서는 미혼모로 전락하진 않았지만, 최수희(강은비)라는 캐릭터는 쉽게 사랑하고 쉽게 사랑하는 현대 10대 미혼모들의 모습을 담고 있었던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은 느낌이 든다. 그 문제점을 눈물로 표현하지 않고 친구인 용철(김주환)이 군대에 간 설정으로 만들어놓음으로써 남녀가 사랑하는 의미를 전달하는 모습으로 승화시켜 놓고 있으며, 낳은 정에 비해 미풍을 통해서 기른 정을 부각시켜 놓음으로써 부모에 대한 애정을 깊게 표현한 모습이었다.

<솔약국집아들들>은 현대 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코믹스러움과 잔잔한 감동으로 그려넣음으로써 변해가는 현대 가정의 모습을 표현한 모습이었다. 종영을 하면서 그동안 애태우던 대풍의 미온적인 행동을 정리하고 결국 복실과 결혼하는 모습으로 해피엔딩을 보였다.


그렇지만 종영을 하면서 4형제의 알콩달콩한 로맨스가 빛을 발하기보다는 오히려 어머니였던 배옥희 여사의 모습이 너무도 가슴훈훈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었던 모습이다. 이세상의 어머니들은 열 자식중 예쁘지 않은 자식이 없다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내리사랑이라는 말이 있듯이 어머니는 늘 자식들에게 모든것을 희생하는 존재다. 무엇하나라도 손에 더 쥐어주기를 원하는 것이 어머니라는 얘기다.

아들만 4명인 배옥희 여사는 세째 아들을 데릴사위처럼 처가살이를 시킨다. 처가에는 자식이 없이 단지 오은지라는 딸, 외동딸이라는 이유때문에 딸을 시집보낸 적적함이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드라마에서는 배옥희 여사만의 결정이 아닌 아버지 광호(백일섭)의 결정이기도 했었지만 묵묵히 남편의 결정을 따르는 모습이다. 거기에 마지막으로 결혼한 진풍-수진 커플을 처가로 보내며 어린 조카들을 보살피라고 말한다. 한국사회에서 장남을 따로 내 보낸다는 것은 분가나 독립이 아닌 이상이야 쉽사리 결정하지 못한다. 그만큼 장남이라는 위치는 대가족의 울타리를 책임지는 막중함을 지닌 입장이다. 그럼에도 배옥희 여사는 장남인 진풍을 처가인 수진의 오빠집으로 내보내는 결정을 내린다.


문제거리였던 대풍이 마지막으로 김복실 간호사와 맺어짐으로써 4형제의 결혼이 일단락되는 모습으로 <솔약국집아들들>은 종영을 맞았다. 진풍이 수진의 오빠집으로 들어간데 이어, 둘째가 부모를 모시게 되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배옥희 여사는 자식들에게 자신만의 욕심을 버리고 마지막까지 희생만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4형제가 모두 한 집안에 모여있게 된 상황에서 홀로 거실에 나와 자식들에게 잠자리를 건네면서 혼자서 흐뭇해 하는 배옥희 여사는 마지막까지도 자식들의 걱정거리로 한숨을 내쉰다.
"저것들이 저렇게 계속해서 잘 살아야 하는데..."

아버지의 부정과 어머니의 부정 사이에는 미묘한 관계가 있어 보인다. 자식들이 독립해 나가는 모습으로 아버지의 사랑은 일단락하는 모습이 보이지만 어머니는 자식들이 손자를 낳더라도 언제나 걱정이다. 자식이 다른 사람과 짝이 되어 부부가 되지만, 가정이 행복하게 오래도록  유지되기를 바란다. <솔약국집아들들>의 마지막을 시청하면서 진풍-수진, 대풍-복실, 선풍-은지 커플이 보여준 로맨스 라인은 시청율을 견인한 1등공신이라 할 수 있지만, 드라마의 진정한 주인공은 다름아닌 어머니인 배옥희 여사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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