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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솔약국집아들들, 대풍-복실을 통해 본 남녀의 사랑법

by 뷰티살롱 2009.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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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KBS 솔약국집아들들 한장면)

주말드라마인 KBS2의 <솔약국집아들들>은 즐겨 시청하는 드라마 프로그램중 하나다. 최근의 드라마들이 복수극이나 낯뜨거운 불륜 등을 소재로 하고 있는 것과는 확인히 다르게 <솔약국집아들들>이라는 드라마는 갈등구조 자체는 이미 결말이 예측할 수 있는 밋밋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진풍(손현주), 대풍(이필모), 선풍(한상진), 미풍(지창욱) 4형제의 알꽁달꽁한 연애전선을 시청하는 재미는 어찌보면 사람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예쁘다는 사랑이라는 결말이 무리수없이 흘러가기 때문일 듯 하다.

장남인 진풍은 변호사인 수진(박선영)과 행복하게 결혼에 골인하고 세째인 선풍은 탤런트인 오은지(유하나)와 맺어짐으로써 솔약국집에서 가장 먼저 결혼에 골인한 장본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김간호사인 김복실(유선)과의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둘째 대풍은 종영을 앞두고 제니퍼가 된 복실과 키스를 함으로써 두사람의 애정이 완결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실 <솔약국집아들들>이라는 드라마는 반전스러운 맛은 없다. KBS <솔약국집아들들>의 홈페이지에 소개된 바와 같이 4명의 형제는 제각기 자신들의 사랑을 찾아 맺어졌고, 그 와중에 불륜으로 보여지는 모습도 없었고, 이렇다할 사건또한 없었던 모습이다. 사건이라고 해야 솔약국집의 안방마님인 배옥희(윤미라) 여사의 반대정도에 그쳤지만, 그 반대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크게 눈밖에 날만한 모습이 아닌 일시적인 반대에 불과했었다.

그런데도 주말드라마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곰곰히 생각해보면 지극히 정상적인 4형제들의 사랑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이 반했다고 해야 할 듯 싶기만 하다. 첫째 아들로 보여지는 진풍의 수진에 대한 말못하던 순애보같던 사랑도 한국사회에서 장남들이 느끼고 있는 집안을 책임져야 하는 어깨의 무거움을 대변하는 듯한 모습이었고, 둘째 대풍의 복실에 대한 사랑은 한국남자들이 정말로 좋아하는 상대에게 말을 제대로 못하는 모습을 대변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사랑하는 사이에서 가장 힘든 부분이 무엇일까. 어쩌면 상대방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는 모습이라 할만하다. 흔히 유부남이 인기있는 이유 중 하나가 능력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유부남들은 아가씨들에게 일상적으로 친절하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유부남과 총각이 아가씨에게 대하는 모습을 보게되면 총각들은 어딘가 모르게 부자연스러워하고 쑥스러움을 나타낸다. 그 반면에 유부남들은 자연스레 말을 건네기도 하고 농담도 쉽게 건넨다. <솔약국집아들들>의 대풍을 보게 되면 사회적으로 남자라는 존재에 대해서 쉽게 이해될 수 있는 모습이다. 남자들은 자신이 마음에 둔 여자에게는 쉽게 말을 건네기를 주저하게 된다. "혹시나"하는 걱정때문이기도 한데, 이성으로 대할 때에 드러나는 일반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성으로 대하지 않는 여자에게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소위 바람둥이 라는 컨셉으로 보여지는 대풍의 모습은 사실상 한국남자들에게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법하다. 연애를 시작할 때, 첫 걸음을 떼기가 쉽지 않은것이 이 때문이기도 하다.

여자의 입장에서 김복실이라는 여자또한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언젠가 회사직원에게 어찌어찌해서 연애담에 대해 얘기하던 중, 여자들은 말한마디에 마음이 움직인다는 말을 들었었다. 그만큼 감성적으로 남자들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할 수도 있는데, 사실상 김복실과 대풍의 관계는 그저 아는관계, 선생님과 간호사의 관계에서 나아가질 못했었다. 김복실 간호사는 자신의 마음을 대풍에게 말했지만, 대풍은 언제나 제자리에서 복실의 주위만을 맴돌았었다.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도 사실 건성으로 얘기하던 모습이었고, 결혼하자는 말도 "그냥"이라는 "편해서"라는 말이 전부였었다. 여자들은 자신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한다고 한다. 그에 비해 남자들은 표현에 대해 서투르기만 하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는 게 남자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터프가이형의 남자들도 있겠지만, 일반적인 남자들은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상대에게 말한마디 붙이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영화에서 보면 간혹 친구의 친구를 사랑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이유인 즉슨 자기가 말을 꺼내지를 못해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다. 친구된 입장에서 여자에게 접근하게 되지만 가슴떨림이라는 것보다는 친구를 위한(?) 도움에 동참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애궂게 친구의 애인을 사랑하는 식의 애정이 싹튼다.

사랑이라는 것은 어찌보면 그 시작이 힘든 부분인 듯 하다. 말못하는 대풍과 자신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은 복실. 두 사람의 애정은 그러한 관계에서 시작해서 제자리 걸음을 했었다. 그렇지만 의사가 된 제니퍼를 바라보며 자신이 정말 좋아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대풍은 평상시처럼 제니퍼를 대하지만, 애정을 전달하는 모습에서는 늘 뒷걸음하며 머뭇거렸다.
두사람의 사랑이 비로소 확인되고 종지부를 찍은 듯한 모습을 보면서 남녀의 사랑하는 방법도 차이가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혹시 주위에 마음에 두고 있는 이성이 있다면 주저하는 미련함은 버리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머뭇거리다가는 행여 김복실 간호사처럼 비행기표를 가지고 떠나버리는 결말을 맞게 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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