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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라

키친(2009년), 15세 이상 관람가? 심의기준이 뭘까?

by 뷰티살롱 2009.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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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계를 지켜보면 과거 스크린에서 보여지던 소재와는 달리 상당히 과감한 탈피를 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해외 로케이션과 웨스턴무비의 결합이라 할만했던 흥행작 <놈놈놈>을 비롯해, 주식시장의 치밀한 작전세력의 움직임이 기대되는 <작전>, 혹은 물속세상으로의 조우와도 같은 <마린보이>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그 소재의 광범위함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얼마전 개봉되어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놓았던 <아내가결혼했다>라는 영화도 하나의 센세이션 정도는 아닐지 모르지만 이슈를 낳았던 모습이고, <서양과자점 앤티크> 또한 영화의 구성으로 새로운 시도를 보였던 영화도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의 이슈를 낳게될 영화가 선보이게 된다. 바로 신민아, 주지훈, 김태우 주연의 <키친>이라는 영화다.


홍지영 감독의 영화 <키친>은 사실 어떤 면에서 본다면 먼저 개봉되었던 <아내가결혼했어요>라는 영화의 연장선을 가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그렇지만 먼저 개봉한 영화 <아내가 결혼했어요>는 성인의 눈높이에 맞추어진 반면, 영화 <키친>은 사랑을 시작하는 혹은 확연치 않은 다소 젊은층에 대한 이야기로 보여진다. 그 때문인지 <키친>의 두 커플이 만나는 은밀한 장소인 부엌이라는 곳과 결부된 등장인물들의 성격은 상당히 풋풋함을 그려놓고 있다. 그도저도 아니라면 배우 신민아라는 고교생같은 앳딘 얼굴로 인해 그리고 주지훈이라는 신선한 마스크에 그렇게 생각이 될만한 영화다. 쉽게말해 출연배우만으로도 <아내가 결혼했어요>는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딱지가 붙을법한 영화고, <키친>은 하이틴의 접근이 가능할 수도 있을법해 보인다.

그렇지만 뚜껑을 열고 들여다보면 솔직히 염려스러운 부분이 없지않아 많다. 영화 <키친>은 청소년 관람불가가 아닌 15세이상 관람가란다. 특별히 주진모와 조인성의 동성애 연기로 화제를 모았던, 혹은 많은 배드씬의 등장으로 성인물에 버금가는 수준을 자랑하던 <쌍화점>과 같이 과감한 노출씬이 없기 때문에, 야한 장면들이 없기 때문에 15세이상가로 분류되었던 것일까?

요즘 들어서는 안방극장까지 아예 버젓이 남녀간의 사랑에 대해 온전한 러브스토리보다는 과감한 성적 묘사나 소재들로 가득차 있다. 어찌보면 TV매체만큼이나 청소년 유해물질은 없어보일만큼 남녀간의 불륜은 아무 꺼리낌없이 노출되어 있고, 소위 자유연애주의적 모습이 상당히 많다. 하다못해 <에덴의 동쪽>에서조차도 이해되는 않는 지현(한지혜)과 동욱(연정훈), 명훈(박해진)의 관계는 마치 세사람 사이의 관계가 정당하다는 것처럼 이해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영화에서의 소재거리가 과연 15세이상 관람가라는 것이 올바른 것일지 궁금해진다. 영화에서 안모래(신민아)는 사랑에 대해서 아직 덜 성숙해보이는 인물인 듯 보여지는 인물이지만, 어찌되었건 그녀는 이미 결혼을 한 입장에 있는 여인이다. 그리고 그녀를 지켜주는 남편 한상인(김태우)와 후배 두레(주지훈). 세사람은 한집에서 동거를 시작하게 되는 이른바 두집살림이 시작되는 셈이다.

세 사람의 동거는 시작되고 영화는 급속도로 세사람의 로맨스로 향해서 나아간다. 그렇지만 <아내가 결혼했다>와 같이 소위 대놓고 두번 결혼을 허락받는 그런 화당함의 극치는 보여주지 않는다. 절제되고 혹은 풋풋한 첫사랑의 느낌만큼으로 새로운 남자 두레와 모래와의 관계를 정당화시켜 놓고 있다.

주제넘는 얘기다.
소위 가부장적 사회, 남성우월주의, 유교의식이 뿌리깊게 한국사회에 자리하고 있는 현실에서 본다면 분명 <키친>은 억압된 여성의 고정관념을 탈출해보자는 모습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불륜이라는 것이 남성의 전유물이 아닌 것처럼 여성도 하나의 인간으로써 다른 남자를 사랑할 수 있고, 마음에 담아두는 것이 죄악이 될 수는 없다. 그렇게 본다면 <키친>은 새로운 시도임에 분명하고, 여성의 눈에 맞추어진 영화일 듯 싶다. 남성의 입장에서 자신의 부인이 후배와 눈이 맞는다면 어떨까... ... 풋풋한 사랑이라고 해도 좋고, 그리움이라 표현이도 좋을 만큼 사랑이라는 주제는 언제나 심오하다.

15세 이상 관람가로 이미 스크린에 올린 <키친>은 모양새는 청춘물이라 할 수 있겠지만, 주제만큼은 어찌보면 성인물에 가까운 듯한 영화다. 옷을 벗고 서로간에 입맞춤의 정도가 어느정도인지에 의해 관람가를 정해놓는다면 분명 문제가 있어보인다.

남녀간의 애정을 테스트로 엮어내는 TV프로그램 중에 간혹 서로간의 애정에 대해 카메라 실험을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남녀가 사랑할 때는 그 사이에 어느 누구도 들어올 수 없는 모습이 눈에 띤다. 소위 질투로 인해 감정이 폭발하는 게 실제라 할만하다. 물론 사람은 언제까지나 한 사람만을 사랑할 수는 없을법하고 한번쯤은 다른 사람을 마음에 품고 살아갈 수 있다. 그것이 비밀스럽고 은밀하게 이루어질 수 있겠지만, <아내가 결혼했어요>나 <키친>과 같은 영화처럼 현재의 결혼생활을 영위하는 상대방이 묵인하는 환경에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 사실상 영화 <키친>에 대한 아쉬움이 있겠다. 두 남녀가 사랑하는 연애중이라는 시점에서 세 남녀의 은밀스런 사랑이 이루어졌다면 가히 15세관람가는 문제될 것이 없다. 

영화라는 것은 사실 그 소재를 채택하고 만들어가는 것이 무궁무진하다. 영화에서만큼은 불가능해 보이는 상상의 세계도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해준다. 어떤 이에게는 영화를 통해 꿈을 키울 수 있고, 어떤 이에게는 현실을 탈출하게끔 해주고, 어떤 이에게는 활력을 가져다준다.

관객에게 새로운 모습을 소개해주고 있는 <키친>은 분명 또 하나의 이슈를 만들어놓을 수 있는 영화다.그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받아들일 수 있는 관람가의 조정은 필요해 보이는 것 또한 영화 <키친>이 아닐까 싶다. 이미 결혼을 한 관객이라는 한번쯤 다른 사랑에 대해 이해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창이나 연애중인 혹은 청소년들에게 영화 <키친>의 세 남녀의 모습에 담겨있는 애정관과 결혼관은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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