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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MBC 저녁 같이 드실래요, 로코가 아닌 스릴러 드라마?

by 뷰티살롱 2020.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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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를 한다는 것에 대해서 한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늦은 오후시간대에 진행되는 어느 행사에 참석하게 되면 대체적으로 저녁에 함께 나오는 경우도 있다. 아침일찍 시작하는 모임 역시 그러하다. 모든 행사에 음식이 함께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식사시간대에 근접해 진행되는 행사들은 대체적으로 식사와 함께 진행되기 마련이다.

 

친구가 됐건 아니면, 오래된 지인이 되었건 다른 사람과 식사를 한다는 건 상당한 연인이 있다는 것과 같다.
흔히 가족드라마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장면이 있는데, 가족들이 한자리에서 식사를 하는 저녁식사일 경우에는 단지 먹기위해서 밥을 먹지는 않는다.

 

회사에 출근하는 자식은 낮동안의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하고, 어른들은 동네에서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서도 가족들끼리 이야기를 하느라 어수선하다.

 

식사를 함께 한다는 것은 어쩌면 배를 채우기 위한 동물적인 행위가 아닌 사람들의 오래된 소통의 한가일 수 있겠다.

 

MBC의 월화드라마인 '저녁같이 드실래요'는 이별한 두 남녀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로맨스장르라 할만하다. 두 사람을 이어주는 것은 달달한 멘트가 먼저가 아니었고, 간단한 저녁 한끼의 식사친구에서부터였다.

 

정신과 의사인 김해경(송승헌)과 사설방송국 PD인 우도희(서지혜)의 로맨스는 우연에서 시작돼서 로꼬물이 나아가는 흔한 맥락을 이어간 것은 사실이다. 헌데 특이한 점은 두 사람의 전 남친과 여친은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는 상대방'으로 두 사람의 곁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흔한 말로 집착과 편집증이라고 해야 할까?

 

진노을(손나은)은 자신이 먼저 김해경과 이별을 통고했지만, 헤어지고 나서도 여전히 김해경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재혁(이지훈) 역시 우도희에 대한 감정은 진노을과 다를바가 없다. 몇년만에 전문기자로 한국으로 돌아와 우도희를 만났는데, 우도희는 여전히 자신에게 화가 나있을뿐 사랑하지 않는것은 아니라고 믿는다.

 

네 남녀의 엇갈린 듯한 집착까지는 어느정도 시청해볼 수 있었겠지만, 지난 24회에서의 모습은 허락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모습이었다. 정재혁은 우도희가 없은 빈집에 몰래 숨어들어 무엇인가를 찾는 편집증적인 모습이 보였고, 김해경은 우도희의 다급한 전화목소리에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우도희는 자신의 집에 몰래 들어온 사람이 정재혁이라는 것을 알고는 김해경을 돌려보냈다.

 

이같은 상황을 시청하면서 사랑을 갈구하는 옛남자친구의 집착을 어느정도 용인하면서 넘어가야 할 대목인가 싶은 느낌이 든다.

 

드라마이니 재미로만 만족하기엔 씁쓸하기만 한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남녀의 사랑에 대해서 마치 전문가처럼 끼어들 일은 아니지만, 우도희의 모습은 단호하게 '안돼'를 정채혁에게 고지했지만, 정재혁은 우도희의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일방적으로만 받아들이는 모습이 역력하기만 하다.

 

급기에 정재혁의 우도희에 대한 집착은 무서운 광기처럼 보여진다.

 

집을 몰래 침입한 것도 모자라, 우도희의 말처럼 정신과 병원을 찾았는데, 바로 김해경이다.

 

공교롭게도 김해경과의 말다툼과 주먹다짐이 오갔고, 그 자리에 우도희가 등장했다. 여기에 더 추가하자면 난리를 치는 상황극을 바라볼 수 있는 어느 신문사의 기자까지 병원을 찾아왔었다.

 

정재혁이 노린 것이었을까?

 

단순하게 바라본다면 피해자는 정재혁일 수 밖에 없다. 멱살을 잡히고 얼굴까지 맞았으니 김해경은 가해자로 둔갑된 상황이고, 사건의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지 않는다면 폭력적인 정신과 의사 김해경이라는 타이틀이 맞을 것이다.

 

헌데 이런 모든 상황들이 정재혁의 계산된 머리에서 나왔다면 더이상 로맨스 장르는 아니다.

 

범죄자가 된 정재혁인 셈이고, 머리좋은 사이코패스일 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과 식사를 한다는 건 상당한 의미가 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형식적으로 식사를 하는 경우도 많으니 말이다. 대다수의 일상에서의 식사는 형식적으로 하는 경우도 많겠지만, 관계가 지속되고 어느정도의 친분관계가 있는 사람들끼리는 식사를 목적으로 만나는 경우도 있다. 남아영(예지원)과 키에누(박호산)와 같은 밥친구에서부터 시작돼 연인으로 발전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니 말이다.

 

김해경과 우도희 두 남녀의 관계는 단순히 밥친구에서 연인으로 변해가는 달콤한 로맨스를 시청자들에게 선보였지만 중반으로 가면서 싸늘한 스릴러로 변해간 모습이기만 했다.

 

진노을은 우도희에게 김해경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알렸지만 진노을에 대한 김해경의 사랑은 사랑이 아닌 집착으로 보여지는 건 왜일까?

 

누구나 사랑하는 방식을 다를 수 있고 추구하는 방식도 다를 수 있지만, 드라마에서 진노을과 정재혁의 사랑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사랑이 아닐까 싶기도 해 보인다. 더 나아가 우도희에 대한 정재혁의 사랑은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사랑을 넘어서 범죄적인 모습으로까지 변한 모습이어서 연애폭력을 보는 씁쓸함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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