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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하이바이 마마, 죽음은 끝이 아닌 새로운 여정

by 뷰티살롱 2020.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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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은 영원하지가 않다. 영화속에서 등장하는 AI나 안드로이드 로봇은 기계의 부속품을 교체해 삶이 영원하도록 할 수 있기는 하겠지만, 영원한 삶이란 것이 기계가 움직이거나 혹은 작동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일 듯하다.

 

그렇기에 인간은 영원을 갈망하기도 한다. 중국의 진시황은 영원한 불로장생을 꿈을 꾸던 대표적인 황제였지만 인간의 생명은 시간의 흐름앞에선 힘을 잃는다. 단지 어느 누가 더 오래 살아가는가 혹은 더 짧은 생을 마감하는가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tvN의 '하이바이, 마마'는 단순히 재미있게 시청할 수 있는 드라마이기도 하겠지만, 등장하는 수많은 혼령(귀신)들의 사연들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과연 사후세계는 존재하는가 하는 막연한 상념에 빠져들게 만든다.

 

동양에서는 특히 사후세계에 대한 죄에 대한 징벌 혹은 이승에서의 삶에 대한 보상으로 환생이라는 개념의 사상들이 많이 발전해왔다.

 

하이바이 마마에서 귀신이었던 차유리(김태희)는 인간으로 다시 환생하게 됐다. 헌데 환생이라는 개념은 그동안 보여왔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살아있을 때의 모습 그대로 이승의 공간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귀신이 사는 세상과 인간이 사는 세상은 다르다.

 

조강화(이규형)와 오민정(고보결) 부부가 살고 있는 현실의 세계와 성미자(배해선), 서봉연(박은혜), 강상봉(이재우) 등의 귀신이 살고있는 세상은 같은 공간이지만 두 세계는 서로 섞여있지 않는 별개의 세상이다. 즉 인간은 인간과 살고 귀신은 귀신들이 산다.

 

인간으로 다시 돌아온 차유리는 남편이었던 강화와 다시 부부로 맺어질 수는 없었다. 조강화에겐 새로운 짝인 오민정이 있었고, 조서우(서우진)의 엄마가 돼 있었다. 차유리가 조서우의 친엄마임에도 불구하고 유리는 서우의 엄마가 될 수 없다는 얘기다. 중요한 것은 유리가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게 된데에는 전제조건이 붙어있다. 49일이면 다시 죽어야 한다는 점이다.

 

49일간의 환생이라는 점에서 독특한 설정이기도 한데, 한편으론 왜 49일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어쩌면 불교에서 말하는 사람이 죽으면 이승에 영혼이 머물게 되는 시간이 49일이라는 점에서 착안된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드라마의 소재를 논하기보다는 이번 포스팅에선 다른 관점에서 삶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 싶어진다. 과연 내세라는 세상은 존재하는 것일까? 이승과 저승이라는 세계는 어떤 세상일까 하는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한다.

 

흔히 현재를 이승이라 말하고 사람이 죽으면 가는 곳을 저승이라 표현한다. 하지만 생명이 죽고 나면 영혼들이 가는 세상은 어떤 곳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죽음을 경험한 사람들의 회상에서 단지 저승이라는 혹은 삶의 저편에 대해서 막연하게 상상할 뿐이다.

 

개신교에서는 부활이나 천국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겠고, 불교에서는 윤회라는 표현도 있겠다.

 

하지만 어떤 형태의 세상인지는 누구도 알수가 없다. 죽음이라는 의미는 사실상 삶의 종결이기 때문에 살아있는 사람은 저승의 문턱을 넘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영화나 드라마속에서 혹은 어린시절에 들었던 동화속에서 공주와 왕자가 행복하게 살았다라는 식의 해피엔딩이 주는 이야기를 다시 듣게 되면 해피엔딩이라는 그 공식의 연장선에서 그 이후의 일상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기도 한다. 혹은 행복한 왕자와 공주가 없어지고 난 이후에 그 왕국은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자.

 

그것도 아니라면 종결된 이야기로 전개되는 소설 한권을 독파하고 난 후 한번쯤은 그 이후의 일상을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을 한번쯤은 해봤을 거라 여겨진다.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에서 딸 서우를 임신했던 유리는 사고를 당해서 죽음을 맞게 된다. 살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남편은 절망하다시피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새로운 인연을 만났다. 귀신이 된 유리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삶속에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그 과정을 함께 겪었다.

 

문득 그런 생각을 해 본다. 내가 죽게 된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궁금해진다. 현재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전세계 여러곳과 교신하기도 하고 여행도 하는 세상이다. 내가 없어진 후 10년 후, 그 이상의 시간이 지나게 되면 사람들은 외계 행성으로 여행을 하게 될까? 삶이란 새로운 형태로 서서히 변하겠지만 그 변화되는 세상은 그저 상상할 뿐 함께 하지는 못할 거다.

 

49일간의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유리는 신의 축복이 받은 것인지 아니면 신이 주는 마지막 형벌인지 모호해진다. 서우의 엄마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간으로써 늙고 죽음에 이르는 시간까지 살아가지 못하는 49일의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셈이다.

 

자신의 죽음을 이미 알고 있는 유리의 마지막 소원은 딸 서우가 귀신들을 볼 수 없게 되길 소원하고 있다. 자신이 죽어 귀신으로 서우의 곁에 있었기에 서우가 귀신을 보게 되는 능력이 생기게 된거란다.

 

유리의 엄마인 전은숙(김미경)과 아빠인 차무풍(박수영)은 딸의 죽음을 끌어안고 현재를 살아가는 슬픔의 아이콘이라 할만했다. 그들의 삶은 여전히 예뻤던 딸 유리를 놓아주지 않았고, 손녀인 서우와 가깝게 다가서지도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손녀인 서우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죽은 딸인 유리가 있기보다는 현재의 삶에서 오민정(고보결)이 서우의 엄마가 돼야 했기 때문이다.

 

죽음에서 다시 살아돌아온 유리로 인해 은숙과 무풍 부부의 일상은 순식간에 달라지게 될 수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돌아온 딸이 단지 49일이라는 시한부 시간을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더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스러움이 엿보인다.

 

사람은 누구나 죽음과 삶에 대해서 한번쯤은 생각한다. 과연 죽음의 다음 과정에는 어떤 세상이 있을까 하는 막연함에 대한 상상말이다.

 

영화 '반지의제왕'에서 마법사인 간달프는 마지막 전투에서 호빗에게 그런 말을 했던 대사가 떠오른다. 죽음은 끝이 아닌 또다른 세상으로 가는 여정이라는 대사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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