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찮게 시청하게 된 MBC의 '붉은 달 푸른 해'는 김선아, 이이경, 남규리 3명의 배우가 풀어나가는 미스터리 수사물로 꽤나 흥미를 유발시키는 작품이다. 사실 첫회부터 호기심과 기대감이 높았던 것은 아니었다. 전작이었던 '내뒤에테리우스'의 후속작이라는 점으로 우연찮게 시청하게 됐는데, 첫회의 시청소감은 개인적으론 '그저 그런' 정도에 지나지 않는 작품으로 보였다.

 

그도 그럴것이 수사물일까 아니면 단순히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인지도 불명확한 것이 극중 주인공인 차우경(김선아)의 눈에만 자꾸만 아른거리는 녹색원피스의 꼬마 여자아이의 눈빛은 몽환적인 눈빛에 사실인지 환영인지조차도 불명확하게 그려졌다.

 

교통사고를 낸 차우경의 눈에는 분명 녹색 원피스의 여자아이였지만, 사망자는 남자아이였다. 신원불명...

 

강지헌(이이경)은 사건의 용의자를 쫓던 중에 칼을 잡고 있던 전수영(남규리)를 만나게 되며 살인범으로 오해하게 된다. 하지만 전수영은 새로 배속된 강지헌의 파트너였다.

 

등장인물의 캐릭터들도 제각기 독특한 개성을 내고 있지만, 첫회에서는 어떤 점에 촛점을 맞춰야 하는지가 모호한 모습이기도 했다. 해서 개인적으론 첫회의 평가는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장르물이라는 게 일반적으로 로맨틱멜로나 의학 장르, 사극과는 달라 첫회에 내용상으론 잡아끄는 매력이 있어야 했는데, 내용보다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 개성이 강하게 어필되다 보니 내용은 상쇄된 듯했다는 게 단점이라 여겨지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화면가득히 채워지는 회색계열의 색상과 진실에 가깝게 접근해 나가면서 등장하는 단서같은 시 한구절이 던져주는 묘한 개성은 쉽게 채널을 돌리지 못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했다.

 

 

아이를 임신하면서 자동차 사고를 냈던 차우경은 충격으로 아이가 사산되고 자신의 눈앞에 자꾸만 보이는 녹색입은 꼬마아이를 찾기 위해서 동분서주했다. 실제인지 아니면 자신의 생각속에만 존재하는 허깨비인지조차 모를 아이때문에 살인사건 현장을 발견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경찰 강지헌과 동조를 하게 되는 상황까지 오게됐다.

 

비상한 머리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강지헌은 차우경의 말을 믿지 못했다. 이상하리만치 사건현장과 친숙하게만 보이는 차우경이 어딘가 이상하다 여기기만 할 뿐이다. 전수영은 아예 차우경을 믿지 못하는 듯 보였다.

 

이렇듯 '붉은 달 푸른해'는 시작점부터가 온통 미스테리한 등장인물들의 모습으로 가득하기만 했다. 그러면서도 어두운 색채감이 우울함마저 감돌게 한다.

 

서정주 시인의 '문둥이'란 시 구절인 '보리밭에 달뜨면'을 시작으로 '짐승스런 웃음은 울음같이 달더라' 그리고 미라 여인의 시체와 함께 등장한 '섞어서 허물어진 삶, 그 죄의 무게'까지 나타나는 시구절에는 항시 아이가 있었다. 시와 아이는 어떤 관계가 있었던 것일까.

 

미라 여인의 죽음과 관련해 차우경은 여자의 죽음에는 아이가 있다는 것을 직감했고, 그 직감은 적중했다. 아이가 태어나긴 했지만 아이는 어디에도 없었고, 혹시라도 차우경은 자신의 눈에 비치는 원피스의 아이가 미라여인의 딸이 아닐까 예상했던 것이다. 그리고 아이가 위험에 처해있음을 알려주기 위해서 보이는 것이라 믿고 있었다.

 

아이를 잃은 슬픔에 쌓여있는 여자 차우경에게 녹색 원피스 꼬마소녀는 하나의 상징적인 존재로까지 보여졌다. 일종에 차우경이 있어야 하는 존재이유말이다.

 

 

또 경찰인 강지헌은 차우경이 의심되지만 무언가 설득력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아이가 없었다고 진술했던 미라여인의 전남편의 집에선 임신수첩과 아이의 옷가지 등이 발견됐었고, 아이가 태어난지도 몰랐었다는, 아이가 죽도록 싫다는 남자의 이야기 속에서 바늘로 피부를 찌르는 듯한 사회의 아픔을 품는 듯하기도 했다. 바로 아동학대가 그것이다.

 

드라마 '푸른 해 붉은 달'은 제목에서부터가 이율배반적이다. 해가 붉어야 되고 밤에 떠오르는 달이 푸르러야 되는데, 두 개의 사물이 반대로 빛을 낸다.

 

차우경은 강지헌에게 자신이 겪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경찰조사를 부탁하기에 이른다. 미라 여인의 아이가 혹시라도 자신의 눈에 보이는 녹색 원피스의 꼬마소녀일까?

 

살인사건의 범인은 누구이며, 또 아이는 존재하는 것일까?

 

차우경과 강지헌은 미라여인의 아이가 보육원에서 보호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보육원을 찾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역시 '뭉둥이'의 시를 발견했다.

 

시와 아이의 관계는 무엇일지 궁금해지는 대목이기도 했다. 또 남편이 죽었다는 소식에 기쁨의 웃음을 주체하지 못하는 동숙(김여진)과 한울센터에서 일하는 의문의 남자인 이은호(차학연) 등은 어딘지 모르게 의심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모습이기도 했다.

 

차우경에게도 어떤 트라우마가 있어 보이기도 해 보였다. 병원에 누워있는 동생을 간호하던 엄마 허진욱(나영희)는 차우경의 이혼사실을 비난하며 뺨을 때렸고, 그 순간 성인의 입에서 나오지 못할법한 말이 나왔다. '엄마 잘못했어요' 라는 말이다.

 

어쩌면 차우경 역시 엄마로부터 학대를 받았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해 보였고, 녹색 원피스 꼬마아이의 정체는 다름아닌 차우경 자신이 아니었을까 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차우경이 어린 시절 가족이 나들이를 나갔었고, 그 당시에 사고를 당해서 동생은 병원에 있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들기도 했다. 놀랄만한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 사람은 그 순간을 지워버리게 되고 기억을 잃게 된다고도 하는데, 차우경의 경우가 그런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해 보였다.

 

그렇다면 차우경이 진료했던 시완이 말해주었던 여자아이는 또 어떤 아이일까? 시완은 이은호에게도 역시 같은 말을 던졌다. '함께 그림 그리던 여자아이는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사건속으로 본격 들어가게 되면서 등장인물들과 캐릭터들의 세계는 허상과 진짜 세계를 오가는 듯하기만 했다. 그래서일까 몰입도 역시 회를 거듭할수록 짜임새가 단단해져가는 모습이다. 특히 시청율에선 그리 높은 성적을 내고 있지는 않지만, 배우 전수영 역의 남규리는 독특한 캐릭터로 개성미를 발산하고 있기도 하다.

 

어딘지 모를 남모를 비밀을 품고 있는 모습이기도 해 보이고, 강인하면서도 한편으론 선임인 강지헌보다 캐릭터가 더 돋보이는 개성을 내고 있다.

 

단지 아쉬운 점이라면 미스터리 스릴러 수사물 장르로 보기드물게 괜찮은 작품의 인기도는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푸른 해 붉은 달'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인 아동학대라는 부분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과연 차우경과 강지헌의 눈앞에 나타난 보육원의 아이는 차우경의 눈앞에서 자꾸만 아른거리던 꼬마소녀가 맞는 것일까?

 

붉은 달 푸른해 7~8회를 pooq(www.pooq.co.kr)에서도 다시보기 vod로 감상할 수 있다.

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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