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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라

적벽대전(2008), 방대한 인물평전이 아쉽다

by 뷰티살롱 2008.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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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성수기를 겨냥한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이 속속 개봉되고 있는 가운데 중부능선이라 할 수 있는 중화권 영화인 <적벽대전 : 거대한 전쟁의 시작>이 개봉되었다. 영화 하나에 소제목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개봉전에 미리 그 의미를 알고 있었기에 황당스런 느낌은 별반 받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적벽대전>은 상당히 아쉬움이 많은 영화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주유와 제갈량에만 시선 고정

영화의 가장 큰 아쉬움은 무엇보다 방대한 인물들, 즉 장수들과 책사들이 난무하는 삼국지 그중에서도 가장 전쟁의 화려함이 극대화되고 있는 대목인 적벽대전이 마치 주유와 제갈량의 독무대인 것처럼 보여지고 있다는 점일 듯싶다.
금성무와 양조위를 통한 촉나라(상황으로 치면 아직은 촉나라 건국이 아닌 유랑의 시대일 듯)와 오나라의 연합에만 너무도 초첨이 맞추어진 듯한 모습이 영화 적벽대전이다. 애초 영화를 보기전 오우삼 감독이라는 홍콩 르와르의 효시감독이 만든 영화이기에 기대했던 것이 너무 큰 화근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삼국지에서의 적벽대전은 어떤 전쟁일까. 제갈공명을 얻은 유비는 당시 형주에 유표에게 몸을 의탁하고 있던 상황이었고, 한나라 황실에서 조조는 승상이라는 자리를 꾀차며 형주를 굴복시키려 한다. 형주에서 신야성에 머물던 유비는 원직 서서라는 책사를 두고 있어, 1차 조조의 공격은 손쉽게 막아낼 수 있게 되지만, 조조의 계략으로 인해 서서는 조조에게로 가게 된다. 그리고 그 유명한 삼고초려. 제갈량의 천하삼분계를 듣고 자기의 사람으로 만들지만, 관우와 장비에게 제갈량은 달갑지 않은 인물에 지나지 않는다. 그도 그럴것이 유비 다음으로 2인자라 할 수 있는 장수가 관우와 장비인 셈이기 때문이었다. 허나 2번째 조조의 침공이라 할 수 있는 하우돈의 공격을 책략으로 물리침으로써 제갈량은 관우와 장비를 굴복시키게 되지만 형주는 조조의 공격을 막아내기에는 좋지 못한 지리적 이점을 안고 있다고 여겨 형주를 버리고 강릉으로 대피한다. 그 즈음 조조는 100만대군을 이끌고 출정하게 되는데, 영화는 이 시기를 시작으로 이루어진다.

영화 적벽대전은 사실상 적벽대전이 일어나게 된 근본적 이유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언급하지 않는다. 조조가 100만대군을 이끌고 몸소 출정하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고, 이에 맞서 유비군이 대피하는 모습과 오나라와의 연합을 위해 제갈량이 사신으로 건너가 오나라 손권과 주유를 설득하는 모습이 전부다.

영화의 전체적인 모습은 주유의 카리스마에 핀트가 맞추어져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유비의 도주와 장비의 장판교전투나 조자룡의 아두구출전에 대해서는 맛보기식으로만 보여진다. 얼마전 개봉되어 막을 내린 <삼국지:용의부활>에서 유덕화의 조운 역을 상기해보면 <적벽대전>에서의 조자룡의 모습은 너무도 그 존재감이 가벼워 보이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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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 :용의부활 한장면>

또한 제갈량이 오나라로 건너가 대신들을 설득하는 모습에서도 문답식으로 주고받는 화려하다 할 수 있는 수싸움도 읽어볼 수 없이 어찌어찌하다보니 오나라와 동맹을 맺게 된다는 듯한 다소 소설속에서 익히 알고 있는 결말만을 요약해 놓은 듯한 모습이다.
소설의 방대한 인물들을 영화속으로 흡수해 놓기에는 삼국지라는 소설이 너무도 깊기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영화의 내용이 수박겉핣기식으로 보여지기도 하고, 영상미는 단지 그러한 인물평전을 매꾸기 위해서 만들어진 볼거리 같기도 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을 법하다.

주연배우들의 연기 볼만

사실상 <적벽대전:거대한 전쟁의 시작>은 양조위, 금성무 투톱 배우의 연기력 대결이 볼만하다. 특히 설득하기 위해 오나라로 간 제갈량과 주유가 처음 조우하는 장면에서의 모습이나 음악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전하는 모습에서의 두 주연배우의 연기는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여진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주유의 양조위의 모습을 보게 되면 차라리 주유가 아닌 조조역을 했었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왜냐하면 문제작이라 할 수 있는 <색,계>에서의 양조위의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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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라는 인물의 캐릭터는 침략자의 인물로 묘사되어 다소 이중적인 면이 보이는 인물로 영화에서는 보여진다. 승상의 자리에 올라 헌제에게 나아가 유비를 쳐야 한다고 하는 모습에서의 다소 냉소적이면서 충심스러운 모습을 엿보이게 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진군하면서도 예하부대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혼자서 전술을 펼쳐 보이는 모습에서는 아무도 믿지 못하는 듯한 인간 내면의 이중성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기도 하다.

소설 삼국지의 다양한 인물들의 등장이 다소 부재되어 있는 영화 <적벽대전>은 그럼에도 스크린 가득 펼쳐지는 전투씬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볼거리를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볼거리 속에서도 너무도 잔인한 장면들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 등급관람가로는 어찌보면 잘못된 기준이 아닌가 우려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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