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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육룡이나르샤 44회, 정도전의 요동정벌 vs 이방원의 내치안정

by 뷰티살롱 2016.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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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이라는 장르가 드라마로 통해서 주는 긴장감과 볼거리가 SBS '육룡이나르샤' 44회 한편에 모두 실려있다고 할만큼 시선이 가던 모습이었다. 고려의 패망과 새로운 조선의 건국 그리고 개경에서 한양으로 도읍을 옮기고 이성계(천호진)가 왕위에 올랐다. 건국초기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고려가 망하고 새로운 나라인 조선이 건국되었을 초기에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기존 고려의 왕실을 쫓는 무리들이 있었을 것이고, 사람을 쓰는데 있어서도 혼란기라 할만했을 것이다.

 

권문세족들이 갖고 있던 사병을 혁파하고 군사체제를 새롭게 편제함으로써 중앙집권 체제로 만드려 한 정도전(김명민)의 이상은 이방원(유아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왕이 되고자 야심을 드러낸 이방원과 독대하게 된 정도전은 두 사람이 서로의 목표가 같다는 것을 재 확인했다. 새로운 나라에는 재상이 되었건 왕권이 되었건 새로운 군사체제를 통해서 일사분란한 편재체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두 사람은 인정했다. 하지만 이방원은 자신이 왕이 되고자 하는 야심을 쉽게 꺾지 못했다. 그만큼 아버지인 이성계를 도와 고려의 충신인 정몽주를 죽이고, 조선을 따르지 않던 두문동 유학자들을 다시 관료직으로 끌어들이는 등의 공이 컸다.

 

이방원과 정도전은 서로의 강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정도전에게 이방원의 한수 한수는 스승인 자신을 넘어선 발상을 하고 있었지만, 이미 세자로 책봉한 이방석을 통해 조선의 천년대계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이방원의 힘은 무력화 시킬 수밖에 없었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는 이미 시청자들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결말을 향해 나가고 있다. 이방원에 의한 왕자의 난과 정도전의 죽음 말이다. 이는 역사가 스포일러일 수밖에 없는 진실이지만, 이미 알고 있는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육룡이 나르샤 44회에는 오히려 시청율이 더 높다.

 

드라마의 극적인 대립각이 극명하게 드러나 있기에 이미 알고있는 역사적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이 더욱 깊었던 모습이었다. 정도전을 향한 이방원의 독수는 명에서 온 사신으로부터였다. 명 사신단을 통해서 보낸 표전문을 빌미로 명은 조선의 정도전을 직접 입조하도록 했고, 그것은 이방원에 의해서 계획된 치명적인 독수였다. 하지만 그같은 이방원의 독수에 응수한 정도전의 수는 다름아닌 모든 실권을 내려놓는 것이었다. 결국 아무런 직분을 갖고있지 않는 신분이 된 정도전이기에 신료들 사이에서도 의심했던 권력욕에 사로잡힐 것이라는 생각은 없애버린 것이나 다름없는 정도전의 응수였다.

 

정도전의 독수는 요동정벌을 위해 군사체제를 재정비한다는 명분으로 사병혁파를 들고나왔다. 하지만 이같은 정도전의 독수가 이방원이나 다른 신료들에겐 그저 허패에 불과한 단지 사병을 혁파하기 위한 책략이라 생각했다.

 

이방원과 정도전에 의해 견제와 응수하는 모습은 두 사람의 대립을 극명하게 드러내 놓고 있었고, 그 정점은 44회 마지막 10분에 모두 모아놓았다 할만했다. 관직을 버리고 은둔한 정도전은 아무도 모르게 화사단의 연희(정유미)를 통해 북방의 정보를 모으도록 만들었고, 비밀리에 왕인 이성계와 만났다.

 

단지 허패라 생각했던 정도전의 요동정벌에 대해서 이방원 또한 비밀조직인 무명과 조우했다. 그들이 상호간에 나누는 대의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몰아갔다. 조선과 함께 건국초기에 해당하는 명은 영락제가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는 연희의 정보에 힘입어 요동정벌을 가능케 만들었다. 하지만 그에 비해 무명과 이방원은 명과의 전쟁은 곧 혼란을 맞게 된다는 점을 들며 정도전의 북벌을 견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44회에서 두 세력이 내걸고 있는 요동정벌과 내치의 안정이라는 대의는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오랜 세월 우리나라의 역사를 돌아보면 가장 진취적인 나라를 고구려라는 나라를 떠올리게 만든다. 만주를 넘어 요동반도, 심지어 중국의 중원으로까지 나갈 수 있었던 드넓은 면적을 지니고 있었지 않았는가 말이다.

 

조선이 건국되고 북벌을 계획했던 역대 왕들 중 한 사람을 꼽는다면 정조의 아버지인 비운의 사도세자를 꼽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 통일신라와 고려, 조선으로 이어지는 역사속에서 항시 만주와 요동은 우리의 역사속에서 함께 하고 있는 셈이라 할만하다. 그러한 거대한 꿈을 정도전은 허패가 아닌 계획된 정벌로 이끌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정도전과는 다른 생각을 품고있는 이는 이방원과 무명이다. 조선이 건국된지 얼마 되지 않은 불안정한 시국에서 아무리 명의 정세가 급변한다 하더라도 요동을 정벌하게 된다면 조선은 명과의 관계에서 대립적인 관계에 빠질 수 있고, 요동정벌이라는 미명하에 많은 조세와 인력, 군사가 동원될 것이다. 정치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시점에서 전쟁을 한다는 것은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게 무명의 주장이다.

 

정도전과 이방원에 의해 정국은 두개의 계파로 완벽하게 갈라졌다. 요동정벌과 내치의 안정이라는 점이다. 특히 이방원은 명나라의 사신으로 주체와 만났었던 터라 명과의 교전은 더욱 막아야 할 입장이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44회에서 이방원과 정도전 두 사람에 의해 극명하게 갈리게 된 도전은 사극이라는 장르가 선사한 가장 볼거리 중 하나였던 장면이었다. 정도전의 요동정벌을 막기위한 명분이 세워졌으니 이방원이 칼방원으로 왕자의 난을 일으키게 될 클라이막스가 어떨지 기대된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SBS '육룡이나르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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