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여행길은 언제나 새롭다. 달리 말하자면 청정지역이라는 말이 새삼스레 나올법한 지역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푸른 동해바다를 따라 해안도로가 연결돼 있어서 드라이브 코스가 환상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단점이라면 백두대간을 넘어 동쪽으로 이동해야 하다보니 그만큼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서울에서 적게 잡아도 다섯시간이 걸려야 도착하는 동해안은 여름철 해수욕 시즌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지만, 겨울철은 새로운 모습으로 여행자를 맞아주는 곳이다. 강원도 삼척에서 경북 울진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갈 수도 있고, 반대로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

 

경북 봉화를 들러 온천으로 유명한 백암에 도착한 것은 여행 이틀째. 어슴프레한 저녁노을이 질 시간에 울진에 도착해서 '그래도 동해까지 왔으니 명물은 먹고 올라가야 하지 않겠어?'하는 일행들의 말에 맛있는 대게집으로 발을 옮겼다.

 

백암회센타 라는 곳에 도착했을 때에는 저녁이 가까와진 시간이었다. 겨울의 햇살은 짧아진 일조시간만큼이나 저녁시간도 빨리 찾아온 듯하다. 5시가 조금 넘었음에도 노을이 지는 시간이라니 말이다. 여름철이면 한낮의 햇살만큼이나 강렬한 태양볕이 내려쪼일 시간이었을 터였지만, 백암회센터에 도착했을 때에는 어느덧 저녁을 준비하는 시간이었다.

 

 

 

겨울바다는 참 묘하게도 사람의 감정을 간지럽힌다. 봄과 여름, 하다못해 가을까지 이어진 계절속에서 사람들로 붐비던 모습과는 달리 겨울바다는 한산하기만 한 모습이었다. 올해 여름무렵이었을까 싶다. 삼척에서 경주까지 이어지는 장거리 운전을 했던 때가 생각났다.

 

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를 따라 동해까지 서너시간을 달려 도착하고 울진에서 다시 경주로 운전을 했던 때를 생각해보면, 운전한 시간만도 족히 7~8시간은 되었을 듯 싶다. 동해안의 삼척과 울진은 지자체로도 다른 강원도와 경상북도다. 동해 해안도로가 이어지는 수려한 드라이브 코스이기는 하지만, 역시 서해안이나 서울에서 찾아오기에는 여간해서는 여행을 계획하지 않고는 찾아오기 힘든 지역이기도 하다.

 

 

 

붉게 물들어가는 노을이 질 무렵, 일행은 모두가 배고픔을 호소하며 함께 들른 곳이 '대게마트'라는 음식점이다. 대표적인 요리가 강원도의 명물인 대게요리일 거라는 것은 음식점 간판 하나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다.

 

음식점들의 모여있는 백암회센터는 동해안 해안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혹은 북쪽으로 승용차를 운전하는 여행자들에게는 오아시스같은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단체손님들을 맞을 준비인 듯 음식점 앞, 찜통에서는 쉴새없이 뜨거운 증기가 내뿜는다. 그 안에는 아마도 적게는 수개의 많게는 여넘은 마리의 대게들의 뜨거움 증기를 받으며 빨갛게 익어가고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대게는 흔히 알고 있듯이 영덕이 유명하지만 경북 울진 또한 대게로는 국내에서 유명한 곳이다. 동해안 해안도로를 따라 운전하다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게 대게를 요리하는 음식점들인데, 그만큼 대게는 경북도를 대표하는 지역 명물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수조 안에는 수십마리의 대게와 홍게들이 손님맞이를 준비하려는 듯한 모습으로 엉혀붙어 있는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가장 먼저 음식점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수조안을 들여다보며 제각기 한마디씩 던진다.

 

'고놈 참 맛있겄다'

 

일행 중 누군가 대게맛을 알고 있었던지, 홍게와 대게에 대해서 설명을 하기 시작한다. 수증기가 모락모락 오르던 찜통이 열리고, 그 안에서 빨갛게 익은 게들의 모습을 보이자, 전체적으로 붉은 색을 띠는 게 홍게며, 약간 흰색계통이 있는 게 대게란다.

 

아마추어인 나로써는 일단 먹어봐야 홍게와 대게의 차이를 알겠지만,도통 생김새로는 약간의 붉은빛이 도는 게 전부인지라 구별하는 게 혼란스럽다.

 

'니들이 게맛을 알아' 라던 CF 유행어가 한참이나 어른 아이할것 없이 회자되던 때가 생각난다. 정말로 찜통안의 대게들을 보니 말 그대로 '니들이 대게맛을 알아'란 말이 떠올랐다.

 

대게마트의 상차림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간소한 모습이다. 단지 눈에 띄는 게 있다면 새로운 도구의 출현이라는 것. 바로 바위가 한사람씩 주어진다는 점이다.

 

두꺼운 외투옷을 입고 있는 대게를 먹기 위해서는 가위가 필수적이다.

 

 

 

 

 

동해안 음식점다운 반찬들이 상위에 차려졌다. 문어숙회에 새꼬시로 보이는 회가 조그맣게 나왔고, 대게를 무쳐놓은 반찬이 눈에 띤다. 찌글이라고 했던지, 짜글이라고 했던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데, 간단하게 설명해 보자면 꽃게를 무쳐놓은 양념꽃게장처럼 보이는 반찬이다.

 

흔하게 나는 대게인지라 반찬도 대게가 나오는가 보다.

 

한 사람당 두마리씩 나왔는데, 자세히 보니 다른 대게의 모습이다. 얘기를 들어보니 하나는 울진의 대게이고 또다른 하나는 홍게란다. 대게가 가장 맛있을 때는 2월이라고 하는데, 그때에는 살이 차올라 맛이 일품이라며 음식을 나르는 주인장은 설명한다.

 

서해안에서 많이 나는 꽃게도 잡는 철에 따라 다른데, 주로 봄철에는 알이 꽉찬 암꽃게가 맛이 있고, 가을철에 나는 꽃게는 숫꽃게가 맛있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 듯해 보이기도 하다.

 

먹을 때에도 대게와 홍게의 차이가 구별되는데, 쉽게 살이 빠져나오는 게 대게다. 흔히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커다란 대게의 다리살은 쭉 잡아 빼어먹는 모습이 보여지곤 하는데, 대게가 그러하다. 마디를 살짝 가위로 틈을 내서 비틀어 잡아 당기면 살이 딸려 나온다. 그에 비해 홍게는 살이 잘 빠져나오지 않는다.

 

헌데 홍게라 해서 맛이 대게에 딸리는 게 아니다. 쫄깃거리는 식감은 오히려 홍게가 더 맛이 있기도 하다. 먹기에 다소 불편함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게눈 감추듯 각자의 앞에 놓여있던 대게 두마리를 해치우자 이번에는 대게찌게가 나왔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대게 찌게에 라면사리를 넣어 먹으면 맛있을 것 같다는 말에 부랴부랴 종업원을 불러 사면사리를 주문했다. TV를 너무 많이 본 탓이다.

 

헌데 종업원은 대게찌게에 사면사리는 생각보다 맛이 없을 수도 있다는 말을 해준다. 정말 먹어보니 그렇다. 헌데 시원한 국물만큼은 일품이다.

 

대게를 우린 국물은 고단한 여행을 금새라도 풀어줄 것만 같은 시원함이 스멀스멀 온몸에 퍼진다.

 

아직도 여전히 배고픔의 연속이었을지 계속해서 내오는 음식은 끓임없이 몸안으로 들어간다.마지막으로 나온 것은 대게 껍데기에 담긴 볶음밥이다.

 

대게를 찜통에 넣고 익혀서 두꺼운 껍질을 분리하자 마자 쏟아져나오는 게즙을 그대로 밥에 볶으면서 넣어서 맛이 진했다.

 

저녁을 해결하고 나니 어두움이 동해바다를 덮고있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끓임없이 이어지는 손님들의 행렬은 언제 그칠지 모를만큼 제철을 맞은 듯한 모습이다.

 

 

어둠이 깔린 시간인데도 단체손님들과 고속버스들의 속속 백암회센터를 들어서는 모습이 보였다.

 

동해안을 여행한다면 대게는 꼭 먹어줘야 동해를 여행했다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먹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에는 먹방이 유행처럼 번져 있다보니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그 지역의 맛거리를 찾는 것도 하나의 여행의 묘미가 아닐런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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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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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겨울바다도 좋아하고 대게도 좋아하는데
    이번겨울에는 울진으로 여행을 가야할까 봅니다.

    포스팅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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