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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국내여행/울주군 관광

[울주여행]외고산 옹기마을,사람-바람-불-흙이 만드는 옹기의 세계

by 뷰티살롱 2015.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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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에서의 여행 이틀째로 들어섰다.

 

볼거리가 많은 울주를 1박2일로 여행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것이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다.

 

다행스러운 점은 울주여행은 볼거리 뿐 아니라 먹을거리 여행으로 손색이 없다는 점이다.

 

이틀날 길을 잡은 곳은 외고산 옹기마을이다.

 

울주여행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여행코스 중 하나가 외고산 옹기마을이다.

 

 

4월의 마지막 주에는 여주이천에서도 축제가 있다.

 

여주이천 도자기 축제로 5월 17일까지 진행되는 행사다.

 

울주에서는 옹기축제가 5월 2일부터 5일까지 나흘동안 열린다.

 

도자기와 옹기.

 

도자기는 고급스러운 우리민족의 유산인 반면, 옹기는 서민적인 그릇으로 생활품이라 할만하다.

 

 

아침일찍 외고산 옹기마을에 도착했을 때에는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씨였다.

 

폭우가 아닌 안개처럼 흩날리는 빗줄기 탓인지 옹기마을과 묘하도록 분위기가 닮아 기분좋은 아침이다.

 

적당한 수분을 머금은 공기속을 걸으며 옹기마을로 들어선다.

 

외고산으로 향하는 철길은 마을 초입에서 가장 멋진 광경이기도 하다.

 

옹기축제가 열리는 기간에는 특별한 열차편과 교통편이 마련돼 있다고 하니 옹기축제를 찾는 것이

 

불편하지는 않을 듯하다.

 

 

 

옹기마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옹기다.

 

길거리 옆 조경으로 즐비하게 늘어서있는 옹기등은 묘하도록 안개처럼 흩날리는 봄비와 앙상블을 이룬다.

 

옹기는 예로부터 서민들의 삶 깊속한 곳에서 함께 숨을 쉰 우리네 그릇이다.

 

초가지붕에 빗물이 떨어지는 여염집에도 빠지지 않았던 것이 옹기였다.

 

도시화되고 성냥갑처럼 규격화된 아파트와 연립주택으로 생활터전이 변화면서 옹기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서

 

멀어져간 물건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시골집을 들어가보면 장독대를 차지하고 터줏대감처럼 집을 지킨다.

 

 

투박한 진흙의 진감으로 빗은 옹기는 유약을 쒸워 짙은 검푸른 몸체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아무것도 아닌 흙에서 마치 생명이 태어나듯이 옹기는 그렇게 몸을 만든다.

 

외고산 옹기마을을 찾은 것은 특별한 일 때문이었다.

 

오랜 옹기 장인이 직접 옹기를 빗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귀족적인 형태의 자기와는 달리 옹기는 투박하고 때론 정감있는 그릇이기도 한데,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하던

 

터였다.

 

 

공방을 찾았을 때 옹기를 빗는 장인의 손길이 막 시작하려던 때였다.

 

사실 옹기마을을 찾아 장인이 직접 옹기를 빗는 모습을 목격한 것은 처음이 아니었던 터다.

 

작년에도 울주를 여행하면서 옹기를 빗는 장면을 볼 수가 있었다.

 

올해에는 장인의 곁을 오랜 친구처럼 개 한마리가 지키고 자리를 앉아 있었다.

 

 

 

 

 

 

옹기의 형태가 올라갈수록 신기하기만 하다.

 

단지 하나의 황토다발이였던 것이 장인이 손끝에서 묘하도록 그릇의 형태로 쌓아올라가니 말이다.

 

신비스럽기까지 한 것이 옹기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만들어가는 장인의 손끝은 마치 살아움직이는 듯 하다.

 

황토가락을 쌓아올리던 장인은 널판지로 표면을 다듬는다.

 

마치 소리가 징소리처럼 울린다.

 

수년을 장인의 작업을 지켜보던 개는 그릇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이 몰려오는지 눈을 잠고 깊은 잠에 빠진다.

 

 

 

 

단조롭게 쌓여가던 옹기의 모습이 중간부분으로 들어서면서 점차 배불뚝이가 되면서 입이 커졌다가 다시

 

위로 올라갈수록 입이 좁아지며 옹기의 형태를 띤다.

 

보기에는 쉬워보이는 옹기만드는 작업이지만, 수십년의 세월이 지나서야 이룰 수 있는 기술이다.

 

모여있던 일행 중 하나가 또다른 스케줄이 있었던지 작업을 빨리 할 수 없냐는 질문을 한다.

 

장인은 슬그머니 웃으며, 빨리 만드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답한다.

 

점성이 있는 황토를 가져다 그 안에도 숨을 불어넣고 옹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시간을 빨리 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작업은 아닐 거다.

 

기다림의 인내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불룩한 옹기 옆구리에 손잡이를 만들고, 조그마한 뚜겅을 만들며 하나의 공기가 만들어졌다.

 

도자기와 옹기를 놓고 볼 때,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조자기에는 사실 뚜겅이 없는 것들이 많다.

 

그에 비해 옹기는 반드시 뚜겅이 있다는 점이다.

 

이는 된장이나 간장, 고추장을 넣는 옹기이기에 야외에 놓아두어야 하는데, 비가 오면 막아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옹기가 숨을 쉰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메주를 넣어 된장과 간장을 만드는 과정에서 옹기는 외부와 내부를 끊임없이 호흡하며 발효를 거치게 된다.

 

사람의 손에 의해서 만들어졌지만 옹기는 흙이 가진 특성과 불이 가진 강인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장인에 의해서 황토가 모습을 찾지만 옹기는 불에 의해 그 단단함을 간직하게 된다.

 

옹기 하나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것들이 거쳐가게 될까?

 

장인에 의해서 만들어진 옹기는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서서히 말린다. 그리고 그 옹기는 잿물과 약토를 섞은

 

잿물유약을 입힌다. 이 때에 문양을 그려 2차 건조를 시킨다.

 

그늘에서 바람에 의해 말려진 옹기는 가마로 들어가게 된다.

 

200도 이하의 약한 불인 핀불에 가마의 내부는 냉기와 습기가 제거되고 가마내부와 옹기에 그을음이 가득 내린다.

 

갑작스런 온도에 옹기를 보호하기 위해서 핀불은 4일가량을 계속해서 열을 가한다.

 

 

불에 의해서 구워지는 작업은 인내를 요구한다.

 

핀불을 거쳐 중불은 550도에서 600도까지 이르는 높은 온도로 오른다.

 

중불을 거쳐 다름불에 이르면 화통에 불이 가득해진다.

 

가마의 굴뚝이 벌겋게 달궈질 때까지 불은 계속해서 지피고 옹기와 가마의 벽도 붉게 달궈진다.

 

3일간에 걸친 다름불은 800도에서 1150도 달한다.

 

다름불 이후 1200도의 높은 창불과정을 거친후 가마는 서서히 식혀지게 되고 불속에서 꼬박 열흘의 시간을

 

견뎌내야만 비로소 옹기로 탄생된다.

 

 

하지만 모든 옹기들이 완전한 제 모습을 찾아가지는 않는다.

 

높은 불을 이기지 못하고 구멍이 뚫리기도 하고 뒤틀려지기도 하고, 장인의 생각과는 달른 모습으로

 

태어난다.

 

깨어진다.

 

옹기는 장인의 솜씨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최고의 황토를 있게 만드는 땅의 기운이 있어야 한다.

 

황토는 장인에 의해서 숨을 얻게 된다.

 

바람은 장인의 손길에서 완성된 형태를 붙잡아준다.

 

그리고 불은 바람이 만들어놓은 형태를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땅과 사람 그리고 바람과, 불.

 

이들 네가지가 제대로 갖춰져야만 옹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장인의 옹기빗는 과정을 관람했으니 직접 옹기체험에 나서보자,

 

외고산 옹기마을에는 옹기마카데미가 있어서 일반인들이 직접 옹기빗기 체험에 나설 수 있다.

 

하루에 두차례에 걸친 옹기체험을 할 수 있는데, 체험료는 개인이 7천원이고 단체는 5천원이다.

 

 

옹기축제 기간에는 옹기아카데미의 체험시간이 달라질 수 있으니 문의처에 미리 시간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옹기를 만드는 방법은 생각만큼 복잡하지는 않다.

 

먼저 옹기의 밑면을 만든다.

 

밑면은 생각보다 두껍게 만드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체험하는 황토는 생각보다 축소되는 정도가 약 20%란다.

 

얄게 만들면 그만큼 바닥이 얇아지는 것이니 새끼손가락 두께만큼으로 두께를 잡는게 좋단다.

 

다음으로는 기둥을 만들 황토대를 만든다.

 

역시 손가락 두께만큼으로 황토대를 만든다.

 

 

 

 

황토대를 생각한 높이만큼으로 쌓아올려가면서 형태를 만들어나간다.

 

마지막으로 그릇이 완성되면 갖은 형태의 문양으로 모양을 만들어간다.

 

이곳 옹기 아카데미에서 직접 만든 그릇들은 추후에 집으로 배달받을 수 있다.

 

 

 

 

옹기 아카데미에서 나왔을 때에는 마침 빗줄기가 다소 잦아졌다.

 

산책하기에는 좋은 날씨다.

 

마을 곳곳은 옹기들이 들어차 있다.

 

빗방울이 옹기 뚜껑위로 떨어진다.

 

마치 한가로운 한 시골 마을을 걷는 기분이다.

 

옹기들로 길을 만들어 놓은 모습이 눈에 띈다

 

 

가까운 곳에는 옹기박물관이 마련돼 있어 전국의 옹기들을 한눈에 볼수가 있다.

 

다양한 옹기의 모습은 지역마다 그 모양새도 다르다.

 

어떤 지방의 옹기는 입이 큰 것이 특징이고, 어느 고장의 옹기는 입이 좁은 것이 다르다.

 

이곳 옹기 박물관에서 세계 최대 크기의 기네스 북에 오른 옹기를 볼 수있는데, 높이가 무려 2.2m로 어른 키의

 

두배나 되는 옹기를 볼 수 있다.

 

둘레가 무려 5.2m에 달하는 거대 옹기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서 발길을 재촉해 보지만 길을 걸을 때마다 색다른 볼거리가 걸음을 더디게 만든다.

 

옹기마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울주민속박물관이 있는데, 마을에서 박물관으로 이어지는 길에

 

벽화가 눈을 사로잡는다.

 

 

울주 민속박물관은 울주군이 지역 향토문화의 체계적인 보존과 계승을 위해서 폐교한 온양읍 온양 초등학교

 

삼광분교를 빌려 2001년부터 운영하던 울주향토사료관을 옹기마을 내에 박물관으로 이전, 확대한 곳이다.

 

박물관은 2013년 5월 2일에 개관했다.

 

전시된 물품들이 대부분 울주군민이 자발적으로 기증해 수집된 것이 매우 의미가 깊다고 한다.

 

 

 

 

 

 

 

 

 

그중에서 울주군의 현재를 만들어온 지역민들이 민속생활을 엿보는 것은 울주군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울주만속박물관은 울주 지역의 민속문화를 알리는 곳이란다.

울주민속박물관은 영상관과 울주 8경, 농경생활관, 어구관, 전통놀이 민속공계관과 중앙홀로 이루어져 있다.

 

 

5월 2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울주옹기축제를 가기 위해서는 열차로 외고산역으로 가면 된다.

 

장인의 손끝으로 만들어지는 옹기의 세계를 봄날에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비단 옹기는 한사람의 장인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사람의 손길과 자연이 한데 어울러지고

 

인고의 시간이 더해져 하나의 옹기가 만들어지게 된다는 것을 직접 보고 체험해볼 수 있는 곳이

 

외고산 옹기마을 여행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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