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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미생 최종회, 끝나지 않는 완생을 향한 길

by 뷰티살롱 2014.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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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자신의 미래를 알고 있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행복할까? 만약 먼 미래, 몇십년 후의 시간을 알고 있다면 아니다 내일 당장의 일을 안다면 그리 재미있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보다는 더 많은 것을 가지게 될 것이다. 당장이라도 내일 추첨하게 되는 로또의 일련번호를 기재해서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헌데 그 삶이 반복된다면 어떨까? 당장은 모든 것을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이룰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것이라 여겨지겠지만, 미래를 알고난다면 삶은 반복 그 자체가 될 것이니 무엇하나 흡족하거나 가슴이 뜨거워지는 일상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tvN의 금토드라마였던 '미생'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 드라마였다. 사회 초년병 시절에 가지고 있었던 미래에 대한 희망스러움이 사라졌다 생각하고 있었던지라, 과거 뜨거웠던 열정이 다시금 생각나게 한 결말이기도 했다. 첫회사에 입사했을 때만 하더라도 세상은 모두가 내것이라 여겼고, 어느것 하나 생각같아서는 이룰 수 없을 것이 없겠다 싶은 패기와 용기가 있었드랬다. 하지만 세상은 어떤가.

 

결코 자신이 꿈꾸는 세상과는 너무도 많은 차이가 있다. 장그래(임시완)가 생각했었던 마지막 희망을 가지려 했던 것도 결국에는 실패로 끝났다. 영업3팀의 오상식(이성민) 과장은 회사를 사직했다. 오로지 세일즈라는 자신만의 길을 갔던 오상식이었지만 회사는 아니 사람들은 그를 버렸다. 사람들이 오상식을 버릴 것이 아니라 회사의 분위기가 그렇게 만든 결과였다.

 

하지만 그들은 다시 다른 길에서 함께 만나게 됐다. 과거의 영업부장이었던 김부련(이종수)를 사장으로 앉히고 오상식은 동업형태로 이상네트워크를 설립해 장그래를 불러들였다. 계약직이었던 장그래의 재계약이 무산되고 오상식마저 없어진 3팀은 더이상 과거의 3팀이 아니었다.

 

 

드라마 tvN의 '미생'에서의 진짜 주인공은 누구였을까? 장그래, 오상식 아니면 김동식(김대명)이었을까? 그도 아니었다면 명석함이 빛났던 장백기(강하늘)나 혹은 안영이(강소라), 한석률(변요한)이었을까? 누구나 드라마속에서는 주인공이었다 할만한 결말이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영업3팀에 새로 들어왔던 천과장(박해준)은 회사원으로써의 가장 주인공다운 뒤모습을 보여주었다 할만했다.

 

사회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중에서도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게 되는 동료나 혹은 상사는 제2의 가족이 되기도 한다. 적어도 오랫동안 함께 일하고 호흡하며 회식을 함께 하고, 바이어와의 미팅으로 머리가 혼미해질대로  혼미해져 함께 생활한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던 진짜 가족들보다 더 많은 시간들을 회사 사람들과 보내게 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회사에서의 인연은 만남에서 멈추게 된다. 누군가는 승진을 하게 되고 경쟁자가 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떠난다. 오상식처럼 말이다. 하지만 남겨져 있는 사람들은 어떤가. 세상은 바꿜 것이라 여기지만 여전히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 시작된다. 그것이 남겨져 있는 사람들의 몫인양 말이다.

 

   

미생의 마지막회는 환타지와 현실의 결합이 조우하는 모습이었다. 천과장의 현실과 장그래-오상식의 환타지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었다. 벤처기업을 만든 오상식은 핸드폰 케이스를 가지고 달아난 사람을 쫓기위해 요르단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페트라에서 장그래와 만난다.

 

왜 페트라였을까? 마지막회이니 해외여행의 보너스를 받아 제작진이 휴가라도 간 것처럼 여길 수 있겠지만, 드라마 tvN의 마지막회는 첫회의 연장과 같다. 첫회에서 배우 임시완이 요르단에서의 추격전으로 시작된 미생의 시작은 그렇게 시작됐었다.

 

페트라 고대 상인들이 지나는 관문이었던 곳. 모래먼지속에서 페트라의 석조건물은 두꺼운 암벽을 깎아서 만든 유적지이기도 하다. 그만큼 상인들이 지나가는 화려한 상업의 중심지였다고 할 수 있겠고, 서양과 동양을 잇었던 실크로드 길에서 만나는 오아시스 같은 곳이라 할 수 있겠다. 인디아나존스3였던 최후의 성전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던 곳이 바로 페트라이기도 하다.

 

 

인생의 길이를 누가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미래를 알지 못하기에 사람들은 희망을 꿈꾸게 되고 용기를 얻게 된다. 사람들이 지나지 않는 길을 과감하게 걸어 지나가게 만드는 용기는 어쩌면 한사람의 발걸음에서부터 시작된다. 뒤에 오는 사람은 먼거 간 사람의 발자취를 따르게 되고 그렇게 수십 수만의 사람들의 지나가면서  길이 만들어진다.

 

장그래와 오상식의 길은 누구나 꿈꾸는 희망의 길이라 할 수 있다. 그에 비한다면 원 인터내셔널 영업3팀에 외롭게 남아있던 천과장의 길은 현실의 길이라 볼 수도 있었다. 두개의 길이다. 하나의 길은 안전하게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고, 또 다른 하나는 검증되지 않았지만, 보다 빨리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미지의 길이다. 미지의 길에는 어떤 난관이 숨어있는지 누구도 알 수 없다.

 

똑같은 길이다. 완성되지 않은 길과 완성된 길.

 

미생의 마지막은 현실과 이상의 만남으로 공존하듯 기억되는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쓸쓸하게 보여지던 천과장(박해준)의 뒷모습이 더 기억에 남는 것은 어쩌면 희망을 꿈꾸는 것이 많은 20대의 젊은보다는 안정적으로 사람들이 지나온 길을 쫓아가는 중년의 시간을 지내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서글프기만 하다. 한때는 누구도 가지 못했던 길을 가는 패기와 용기가 있었던 때가 있었는데 말이다. 당신의 '미생'에서 누구와 가장 닮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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