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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기황후, 눈길끄는 궁중 여인천하와 남성들의 생존기

by 뷰티살롱 2013.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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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이라는 장르의 드라마에서 아직까지도 여전히 필자에게는 두편이 기억에 남는다. 하나는 허준이라는 작품이고 두번째는 세계적으로도 인기를 끌고있는 대장금이라는 작품이다. 두편의 사극에는 뚜렷한 차이점이 있는데, '허준'이라는 사극은 남성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비해 '대장금'은 여성들이 주축이 되어 있다는 점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작품이다.

MBC의 월화 사극드라마인 '기황후'는 어떨까? '여인천하 만인지상' 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한편의 잘 짜여진(?) 사극이 아닌가. 아니 어쩌면 잘 짜여진 드라마라고 평하기보다는 온갖 왜곡을 배우들의 열연으로 뒤엎고 있는 사극이라 할만하다. 왜냐하면 한국사에서 기황후와 충혜왕을 내세운 사극이라는 점은 미화라는 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 할만하다.

중원 대륙을 호령하던 대원제국의 황궁을 좌지우지하던 기황후. 거기에 고려의 내정간섭을 오라비 기철을 통해 이루었던 기황후가 한국의 정서에는 거부감이 드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벌써부터 기황후에서는 기승냥(하지원)을 통해 고려를 통제하려했던 것이 당연했음을 드러내 놓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 보면 무서운 일이기도 하다. 지나간 역사를 현대에 와서 새롭게 재조명하는 것이 사극이라는 점에서는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고 보여진다.


고려에서 원나라의 공녀로 끌려가 제1황후가 된 기황후를 모티브로 한 사극 '기황후'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데는 두말할 것이 없는 전개다. 기승냥이 타나실리(백진희)의 첩자가 되어 황궁에 머물게 됨으로써 황태후(김서형)-타나실리의 대립각은 정점을 찍고 있는 모습이다.

'기황후'를 시청하고 있노라면 두개의 시선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하나는 여성적인 색채가 강했던 '대장금'이라는 작품이 떠오르게 되는 것과 또 다른 시선은 '허준'이라는 남성적 취향의 작품이 공존한다는 점이다. 타나실리와 황태후, 그리고 기승냥에게 힘이 되어줄 후궁인 고려여인 박씨(한혜린)와 아직까지는 어떠한 세력도 얻지 않고 있는 기승냥은 원나라 황궁을 중심으로 여인천하의 일면을 보는 듯한 모습이다.

특히 타나실리의 2중적인 면모는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여놓고 있는 모습인데, 타환(지창욱)에게 마음을 얻지 못하지만 아비인 연철(전국환)의 영향력으로 황궁의 내명부에서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니고 있다. 이에 맞서는 황태후의 계략은 싸늘하기만 하다. 후궁으로 타환의 아이를 임신하게 된 박씨는 기승냥에게 황제인 타환을 죽이는 것이 복수가 아닌 살아남아 자신들을 이렇게 만들어놓은 사람들의 위에 서게 되는 것이 진정한 복수라는 말을 한다.

드라마 '기황후'의 핵심이라 할만하다. 살아남는 것이 복수라는 것. 생각해보니 이는 고려에서 공녀로 끌려오게 악울함과 고려를 압박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하다는 당위성을 설명하는 부분이라 할만했다. 기승냥의 아비가 억울하게 옥사하고 자신마저 공녀로 끌려오게 된 실질적인 원흉인 왕고(이재용)에 대한 복수심은 결국 고려의 내정간섭을 합리화시켜 놓은 것이니 말이다.


유아독존의 황제 타환은 꼭두각시에 불과하기만 했다. 황궁은 연철에 의해서 좌지우지되고 있었고, 황태후는 자신의 아들인 타환이 실질적 황제가 되기 위해서 후궁을 통해 아이를 갖게 함으로써 타환의 세력과 대적할 수 있는 황제의 힘을 키우려 하고 있었고, 타나실리는 황궁의 내명부 뿐만 아니라 황제마저도 자신의 치마폭에 빠지게 함으로써 원나라의 실권을 잡으려는 야심이 충돌하고 있다.

여인천하가 따로없는 모습이다. 후궁인 박씨가 황제의 아이를 임신하게 됨으로써 타나실리는 원나라 황궁에서는 영향력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 타나실리는 자신의 사람을 만들어 후궁 박씨의 아이를 죽이려 하는 음모를 꾸밀 것은 자명하다. 이를 위해서 자신의 수족이 될수 있는 사람을 후궁전에 심어놓으려 했고, 기승냥은 타나실리의 시험을 통과하게 됐다.


여인천하의 모습이 원나라 황궁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대립적인 모습이 여성적 색채가 강하다면 타환과 왕유(주진모)의 생존기는 남성적 색채가 강하다는 게 특징이다. 비록 황제가 되기는 했지만, 타환은 연철 승상의 영향력 아래에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허울뿐인 황제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고려의 왕이었던 왕유는 원나라 서쪽변방에서 돌궐과 맞서는 호전적인 모습으로 몰입도를 높이고 있는 모습이다. 살아남기 위해서 왕유는 고려의 백성들을 규합해 전투부대를 만들어 놓으며 돌권과의 전면전을 치려 승리를 이끌었다.

드라마 '기황후'는 한편의 작품에서 두개의 스토리를 보는 듯하다. 하나는 황궁비사의 이야기를 다룬 여인천하의 이야기이며, 또다른 스토리는 원나라 서쪽변방에서의 생존기를 다루고 있는 전개다. 특이한 점은 두개의 스토리 중 어느 한쪽으로 시선이 쏠려야 하는 게 일반적인 시선이지만, '기황후'는 두개의 스토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배우들의 열연이 분리되어져 있는 두개의 스토리를 탄탄하게 이어주고 있는 것이라 할만하다.


가면뒤에 숨겨져 있던 돌권의 바토루의 장수 연비수(유인영)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며 또다른 여인천하의 모습이기도 하다. 고려의 왕유는 바토루의 장수를 자신이 직접 생포하려 하고 있고, 돌궐을 통해서 고려로 돌아갈 수 있는 힘을 키우려 하고 있다.

연비수와 왕유의 대립은 묘하게도 기승냥과의 삼각관계를 형성하게 될 것은 아닐까 하는 예상이 들기도 하다. 드라마 '기황후'는 배우들의 열연이 주목되는 작품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드라마이기도 하다. 드라마 제목을 달리 했더라도 이같은 아쉬움은 들지 않았으련만....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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