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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기황후, 왜곡을 돌려세우는 배우들의 열연...생각하면 무서운 일!

by 뷰티살롱 2013.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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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시작부터 온갖 혹평으로 시달려야 했던 MBC의 월화드라마인 '기황후'는 역사왜곡이라는 관심도 높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도리어 배우들의 열연이 무섭게만 느껴지는 사극일 수 밖에 없다. 당연한 반응일 것이다. 역사에 대해서 해박하지는 않지만 고려에 대해 배우고 익힌 기성세대들에게는 드라마 '기황후'라는 드라마가 단지 드라마에 지나지 않는 작가의 상상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시청할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기성세대가 아닌 아직은 미숙하기만 한 세대들에게는 어떨까?

우수운 이야기지만 발해의 대조영이 누구냐는 질문에 초등학생의 답은 엉뚱하기만 하다. 최수종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할만큼 드라마 특히 사극이 갖는 교육적인 면은 무시할 수 없다. '아니 한낱 드라마일 뿐인데, 무슨 문제가 있는가'라며 코웃음을 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과연 그럴까?

세계적으로 한류 사극드라마의 붐을 형성한 대표적인 드라마인 '대장금'은 어떠한가. 한국의 문화와 음식 그리고 역사에 대해서 전세계인들이 알게 된 대표적인 드라마라 할만하다. 그런데 '기황후'는 어떠한가... 물론 원의 절대적 권력을 쥐었던 기황후라는 실존인물이라는 점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질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한국사적인 관점에서 기황후는 환영받지 못한ㄴ 인물임에는 분명하다. 한국의 여배우가 중국에서 만드는 사극에 캐스팅되어 만들어지는 것과는 분명히 차원이 다르다. 많은 한국배우들이 중국으로 건너가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사극인 '기황후'를 시청하면서 재미에 빠질수 밖에 없다. 이는 한국인들의 정서에 맞는 사극의 형태를 그대로 따르기 때문이기도 할 듯하다. 고려의 공녀로 끌려가 원의 황후가 되는 실존인물인 기승녕(하지원)의 성장기는 그동안 보아왔던 한국사극의 대표적인 흐름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위험스러운 행로와 세력을 규합해 나가는 과정, 가장 밑바닥으로 떨어져 한단계씩 지위를 높여나가는 전개는 한국의 대표적인 사극의 흐름이 아닌가. 이는 대장금에서의 장금의 성장과 너무도 유사한 맥락을 밟고 있는 성장기라 할만하다.

고려의 가상의 왕인 왕유(주진모)를 내세우며 역사왜곡에 대해서 빗겨가려 하고는 있다지만, 원의 기황후와 타라실리(백진희), 연철(전국환), 왕고(이재용) 등의 실존인물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사극이 제아무리 작가의 상상에 의해서 쓰여졌다고는 하지만 기황후가 고려에 행했던 일들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정당화'라는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지 않는가 말이다.

고려에 오라비인 기철을 내세워 왕실을 압박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었던 사실이다. 하긴 고려의 역사에 대해서 어느정도의 지식만 있는 기성세대들에게 원의 통치를 받았던 시대의 고려에는 실질적인 왕이 없었다는 것은 익히 알고도 있을 것이다. 허울뿐인 왕을 내세워 단지 고려라는 나라가 존속할 수 있었던 치욕의 역사이기도 한데, 형제의 나라라 말하지만 엄밀히 원과 고려는 군신과 신하의 나라였던 것은 사실이다. 충혜왕과 충선왕 등 고려의 왕에 '충'이라는 말을 사용함으로써 원의 신하국임을 드러낸 것이기도 하고, 특히 고려의 왕들은 원의 내정간섭으로 왕이 뒤바뀌는 일은 비일비재하기만 했고, 실질적 권력은 정동행성이라는 통치기구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겠다.

 
드라마가 현대인에게 갖는 이미지는 강하다. 이는 역사의 사실마저도 부인하게 만드는 강력함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드라마 '기황후'를 시청하다보면 배우들의 열연으로 고려의 가상인물로 등장하는 왕유(주진모0의 이미지는 확연히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가상의 인물이라 하지만 왕유를 고려의 충혜왕이라 여기지 않는 시청자가 또 있을까? 헌데 사료로 알려진 실존인물인 충혜왕과 왕유는 극과 극의 인물됨을 보이고 있다.

문제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역사왜곡이라는 점을 불식시키기 위해서 가상의 인물에 주인공인 기승냥마저도 단지 '고려의 공녀에서 원의 황후가 되는 기황후를 모티브로 했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아직 채 역사관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는 충혜왕과 기황후는 어떤 이미지가 될지 불을 보듯 뻔하다.

사실 무섭기까지 하다. 최수종을 고려를 세운 왕건과 대조영이라 여길만큼 사극의 힘은 대단하다. 특히 한국 드라마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하기만 하다. '기황후'라는 드라마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만드는 사극임에는 분명하다. 도리어 배우들의 열연이 무서울만큼이다.

헌데 시간을 돌려서 기황후가 대장금과 같은 세계적인 한류드라마가 된다면 어떠할까? 너무 앞서는 것일까? 만약일 뿐이지만 자칫 세계인들에게는 원의 역사가 고려의 역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기도 하다.


원나라의 고려의 내정간섭이 정당화되는 것이 단지 기우에 지나지 않을까? 가상인물인 기승냥이 원의 왕실로 들어가 공녀가 되어 본격적인 원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 드라마 '기황후'의 7회의 모습이었다. 기승냥을 열연하는 배우 하지원으로 인해 역사에 대해서 아직 채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은 세대들에게 원의 기황후는 '좋은 사람'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특히 고려를 손에 쥐고 흔드는 일조차도 정당화되는 것이 아닌가.

그렇기에 무섭다는 얘기다. 배우들의 열연으로 드라마를 보는 재미는 높지만, 생각해보면 배우들의 열연이 무서운 작품이 MBC의 '기황후'이기도 하다. 특히 원의 공녀가 된 기승냥과 연철, 타라실리, 그리고 타환(지창욱)의 각기 다른 대립의 관계는 전형적인 한국사극을 따르고 있는 구도이기도 하다. 어쩌면 멀지 않은 시기에 세계인들에게 새로운 한류드라마가 인기를 끌게 된다면, 원의 역사가 고려의 역사가 될수도 있음은 간과할 수 없는 노릇이 아닐까 싶기만 하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MBC 월화드라마 '기황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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