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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라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 차가운 복수의 시간들...그들은 왜 화이를 죽이지 못했을까?

by 뷰티살롱 2013.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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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개봉하는 국내 영화들 중에 필자는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를 주목하고 있었다. 비단 액션 영화라는 측면에서 혹은 여진구의 아저씨 필이 난다는 식의 수식어로 대변하는 각종 표현들에 이끌려서가 아니라 영화 '화이'에 출연하는 김윤석과 여진구 그리고 조진웅과 장현성 등의 배우들이 눈길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개봉초기는 지난 느즈막에 관람하게 된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영화다. 특히 기대했던 여진구와 김윤석의 연기호흡은 2시간의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만든다. 액션영화의 범주에서 볼때, '화이'는 그다지 화려하거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식의 강렬함은 많지가 않아 보인다.

다섯명의 범죄자들에게 납치당해 거액의 돈을 요구하면서부터 화이는 다섯명의 범죄자들의 손에 의해서 키워진다. 아주 반듯하게 말이다. 하지만 다섯 아빠들이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가 않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아이에게 가르쳐주는 것이 전부였다. 드라이브, 사격술, 칼싸움, 혹은 격투기 그리고 재능 등 다섯명의 아빠들이 가지고 재능을 달랐고, 아이는 아빠들로부터 모든 것들을 배워나갔다.


하지만 아이는 돌연 다섯아빠들에게 총구를 들이대기 시작했다. 왜였을까?

<스포일러 다량포함되어 있으니 유의!!>

그때부터 화이와 다섯아빠들의 숨겨져 있는 관계가 서서히 드러나게 되고, 범죄자들의 손에 의해서 '아빠'라 인식되며 키워졌던 화이는 자신이 친부를 죽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렇기에 다섯명의 아빠들에게 총구를 들이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직접적인 화이의 총구는 아니었다. 굴지의 건설회사를 두고 있는 배우인물에 의해서 화이의 친부모가 재개발 지역에서 다섯아빠들에게 쫓겨나야 하는 상황이었고, 급기야 다섯명의 아빠들은 그들을 죽이려 했다. 결국 총구의 방아쇠를 당긴 것은 다섯아빠들이 아닌 화이가 주인공이었다.

이때부터 화이는 변화되어가기 시작했다.

영화를 관람하면서 중반까지 내내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 의문은 '왜 다섯명의 아빠들은 화이를 죽이지 못하고 키우게 된 것이었을까'하는 점이었다. 단순한 인질범이나 혹은 유괴범으로 보이던 다섯 아빠들은 화이를 화이목 화단에 가두어두고 운반하게 되지만 결국에는 살려주는데 동의한다.

냉철한 카리스마로 다섯명을 이끄는 석태를 비롯해, 운전기사 기태와 명석한 이성을 지닌 진성, 총기전문가 범수와 행동파 동범까지 화이를 키우게 되는데 동의하게 된 것이다. 아이는 커서 7년의 시간이 흘렀고, 다섯명의 범죄자들은 화이에겐 아빠가 되어 있었다.

왜 다섯명의 범죄자들은 화이를 키우게 되었을까?

인질범에 동화되어가는 인질들의 심리적 변화를 '스톡홀롬 증후군'이라 부른다. 화이를 보는 다섯 어른들의 눈에 어리기만 한 화이는 잔인하리만치 냉혹했던 다섯명의 범죄자들을 동화시켜 나갔다고 할 수 있어 보인다. 아이의 커가는 모습을 한해 두해 보게 되면서 가짜 아빠가 아닌 진짜 아빠가 되어가고 있었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전혀 섞이지 않을 것만 같은 이들 아들과 아빠들간의 관계에 관객의 시선으로는 점차 동화되어 가는 듯했다. 범죄자들에게 천진스러운 화이는 자신들의 잃어버렸던 어린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유아적인 생각에 빠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괴물의 등장은 어쩌면 아이인 화이와 어른들인 다섯명의 아빠들간의 관계에서 형성된 피조물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괴물의 존재는 동시에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화이는 어릴적 유괴되어 길러지면서 석태에게서 나약한 모습을 보이게 되면 지하실에 갇혔었다. 아이의 눈에 지하실의 어두운 암흑의 세계는 공포나 다름없는 것이다. 괴물의 정체는 아이의 공포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동시에 화이가 가장 무서워하는 석태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런데 왜 괴물이 화이에게 보였던 것이었나?

존재하지 않는 괴물의 등장으로 화이와 석태의 관계는 묘하도록 하나의 동일체로 되어가는 모습이었다. 필자는 괴물로 인해서 보여지는 화이의 성장과 이미 악으로 물들어져 더이상 구원을 바라지 못하게 된 아버지 석태와의 관계가 부조리하게 여겨졌지만, 한편으로는 흔한 액션영화의 장르에서 벗어나 탄탄한 구성도를 지녔다고 평가되기도 했다.

말 그대로 화이의 복수극에 지나지 않아 보이는 영화가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다. 하지만 흔한 복수극을 넘어서 괴물의 존재는 강하게 키우려한 부성애를 지니고 있는 석태와 괴물을 없애고 어른으로 탈바꿈되어가는 화이를 만나게 된다. 정당화되지 않는 두 사람의 부자관계는 결국 비극이다.

잔인하면서 차가운 복수극으로 얼룩져 있는 영화지만, 석태와 화이의 부자관계에서 보여지는 괴물의 존재는 성장과 탈피를 거듭하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한 아이의 성장기를 볼 수 있다. 석태 또한 어릴적 화이와 같은 괴물을 보았었다.


결론을 말해보자.

다섯명의 아빠들은 화이를 죽이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었다. 헌데 또 하나의 의문이 생긴다. 화이가 죽인 생부의 존재다. 다섯명의 아빠들과 화이의 진짜 부모와의 관계는 영화가 끝날때까지 의문스러운 관계로 느껴지기만 했다.

재개발 지역에서 알박기 하듯이 홀로 집을 떠나지 못하고 있던 진짜 화이의 부모. 그들은 자신들의 아들이 살아 돌아올 것이라 여기며 집을 떠나지 못했었다. 그리고 사회의 부패한 무리들은 늘 등장해 이들을 쫓아내려 한다.

헌데 화이의 부모와 다섯아빠들의 관계는 어떨까? 진짜 숨어있는 비밀은 화이를 왜 죽이지 않았는가가 아니라 다섯명의 아빠들과 화이의 친부모와의 관계라 할만했다. 그 비밀이 풀리는 순간에 마주하게 되는 석태의 괴물. 그리고 화이는 비로소 자신이 두려워하는 괴물을 죽이게 된다.

영화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는 한마디로 싸늘하다. 서로가 죽어야만 하는 숙명적 관계에 놓여있게 된 다섯명의 아빠들과 아들의 관계가 그러하다. 그리고 화이의 손에 죽어가면서까지도 그들은 묘하도록 행복해하는 표정이 스크린안에서 작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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