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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라

마이리틀히어로(2013), '아이들-오디션-다문화가정' 3요소를 버무리지 못한 아쉬움

by 뷰티살롱 2013.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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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 개봉되는 한국영화들 중에 몇편의 보고싶은 영화가 있었다. 그중 하나가 한석규와 하정우, 전지현, 류승범 등 초호화군데 배우진이 출연하는 '베를린'은 상반기에 보고싶은 한국영화중 하나였고, 또 다른 하나가 김래원, 조안, 이성민이 출연하는'마이리틀히어로'라는 영화다.

1월에 개봉을 먼저 시작한 '마이리틀히어로'가 개봉했지만 흥행성적이 그리 시원치 않은 결과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같은 시기에 개봉한 박신양 주연의 '박수건달'에 비해 실적이 눈에 띄게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도 한데, 왜 이런결과가 나온 것일까? 박신양 주연의 '박수건달'이라는 영화도 관람했기에 두 영화를 비교해 본다면 사실 두편 모두 볼만하다는 평가다. 하나는 코믹영화로 손색이 없을만치 박신양의 코믹연기가 중심을 이루고 있고, '마이리틀히어로'는 관객들의 감동코드를 자극하는 영화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마이리틀히어로'에 대해서 분석해보자.

영화 '마이리틀히어로'가 개봉하기 이전부터 말이 많은 영화다. 흡사 헐리우드의 '엘리어트'라는 영화를 국내판으로 짜집기 한 영화를 보는 듯한 지루한 영화라는 평가까지도 나왔었다. 그런데, 어떤 의미있거나 작품성이 있는 영화들이 등장하게되면 좀처럼 오리지날을 넘어서기는 힘들다. 비슷하다고 여겨지는 영화는 그야말로 짝퉁으로 인식할만큼 작품성있는 영화들은 오래도록 관객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기 마련이다.

헐리우드의 작품을 보는 듯하다는 식의 평가를 떠나서 정말로 '마이리틀히어로'라는 영화가 저평가되어야 하는 것일까?

직접 관람해본 나로써는 닮은 영화라는 비평과는 달리 색다른 관점에서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영화 '마이리틀히어로'에서는 한국이라는 사회에 대한 모순을 강하게 꼬집는 몇가지 장면들이 등장한다. 쉽게 잊혀질 수도 있는 짧은 시퀀스였는데, 아이들에 의해서 전개되는 영화라서 극중 주인공인 영광이(지대한)와 친구 성준(황용연)의 처지다. 성준은 피부색이 다른 혼혈이다. 그래서 같은 반 친구들까지도 같은 한국인으로 융합되기보다는 소위 말해 '용병'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성준의 꿈은 축구선수였다. 하지만 어린 친구들에게 친구가 아닌 낯선 이국사람으로 대접하고 있는 처지다.

성준은 영광이의 매니저를 자처하며 함께 오디션을 보기 위해서 방송국으로 가게 되는데, 일종의 배척받는 입장에 처해있는 다문화 가정이 성준의 배경이다. 성준이 처하고 있는 환경은 영광이도 비슷하다. 성준은 아버지를 모른다.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 언젠가는 엄마의 나라인 필리핀으로 돌아갈 거라는 엄마의 말을 듣고 자랐다. 왜냐하면 한국이라는 나라는 영광이 엄마에게는 아픔을 주었던 나라였기에 아들에게 언젠가는 돌아갈 것이라면 자국의 언어를 집에서 가르친다.

'한국사람들은 처음에는 똑같아. 처음에는 너무 친철해'

영광이 엄마의 짧은 대사는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관객의 마음을 아프게 찌른다. 이제는 한국사회에서 다문화 가정은 낯선 문화가 아니다. 영화 '완득이'에서처럼 외국에서 결혼하기 위해서 이민 온 외국여성들은 이제는 한국사회에서 '낯선이'가 아닌 같은 '한국인'이고 함께 살아가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영화 '마이리틀히어로'는 다문화가정이라는 소재를 감동코드로 내세우고 있는 영화다. 유일한(김래원)을 비롯해 음악계에서 실력있는 사람들이 모여 한국의 대표적인 인물인 정조대왕의 주인공을 뽑는 뮤지컬 아역을 뽑는 오디션을 계획한다.


공중파 방송과 케이블 채널을 통털어 대한민국의 최근 방송 키위드는 무얼까?
아마도 오디션, 그것도 시청자들이 공감하는 실력있는 도전자들을 뽑는 공개 오디션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케이블 방송인 '슈스케'를 시작으로 공중파에서는 '위대한탄생'에 이어 'K팝스타'에 이르는 프로그램들은 출연자들도 인터넷 상에서는 실시간으로 이슈를 만들기도 하는데, 이밖에도 오디션이라는 소재는 넘쳐나고 있다.

영화 '마이리틀 히어로'는 사실상 충분히 3백만이라는 관객은 우습개 넘길법한 흥행요소를 갖추고 있는 영화로 보여진다. 오디션이라는 소재와 어른 관객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아역배우들이 포진하고 있다. 거기에 사회적인 이슈가 되는 다문화 가정이라는 소재까지 합쳐져 그야말로 영화를 보기전부터 '감동'이라는 단어가 새삼스럽지 않을 법한 영화로 보여진다.

그렇지만 정작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얻게 될 것인지 의심스럽다.

영화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헐리우드의 '엘리어트' 떠올리기보다는 같은 한국영화였던 '호르비츠를위하여'라는 영화를 생각나게 했다. 엄정화 주연의 영화로 '호르비츠를 위하여'라는 영화는 감동스러운 영화였었다. 피아노 학원을 전전하지만 언젠가는 실력있는 무대에 올라 자신의 실력을 뽐내려 하는 주인공은 끝내 꿈을 이루지 못한다. 그렇지만 어느날 찾아온 어린 천재 꼬마에게 음악을 가르치면서 자신의 틀안에서보다는 보다 더 영향력있는 스승을 만나야 세계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어린 제자를 보내게 된다. 영화 '호르비츠를 위하여'라는 영화의 마지막이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나이가 든 엄정화가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 꼬마제자의 연주회를 몰래 찾아보며 돌아가는 장면이었다.

커다란 반전을 위해 준비해 둔 '마이리틀히어로'에서도 어린 꼬마를 위해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멘토가 된 유일한(김래원)은 영광이를 위해서 자신을 포기한다. 그런데 왜 눈물이 나오지 않는 것일까? 응당 어린 제자와 스승의 헤어짐과 성공이라는 측면을 보면서 눈물바다를 이룰만도 하건만 마음이 짠할뿐 눈물까지는 오버스럽다.


멘토가 된 유일한의 말 한마디에 발레에서의 3회전 턴을 밤늦게까지 연습하며 오디션장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영광이는 단지 스승인 유일한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 피나는 연습을 거듭한 결과를 보였다. 오디션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라는 최종 목적이 아닌 영광이는 단지 자신의 스승이 되어준 유일한 음악감독을 위해서 노력을 한 것이다.

여기에 한가지 빠져있는 것이 있다. 즉 유일한과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영광이의 교감의 결여다.

오디션에서 우승하기 위해서 훌륭한 제자를 만나길 바랬던 유일한 감독은 사실상 아픔을 갖고 있다. 그는 뮤지컬이 본고장인 브로드웨이에서 유명한 스승에게 수업을 받았다고 떠벌이며 한국에서 출세를 꿈꾸는 캐릭터다. 그런데 그의 숨겨져 있는 비밀이 밝혀지게 되면서 영화는 급속도로 주인공들이 독립적으로 성장해 나간다. 유일한은 유일한 데로, 영광이는 영광이데로, 그리고 극단사람들은 극단 사람들대로, 영광이의 엄마는 외국인의 모습으로 각기 다르게 이야기를 전개되는 격이다.

아이들과 오디션 그리고 다문화 가정이라는 세가지 요소가 처음에 분리되어 최종적으로 융합되어야 흥행의 완성을 이룰 수 있는데, 영화 '마이리틀히어로'에서는 다문화가정의 아픔을 초기에 보여주었고, 수습하지 못한다. 영광이는 본론으로 들어서서는 다문화가정의 아이가 아닌 단지 오디션에 참가한 천재아이로밖에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도대체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관객은 '감동 드라마'를 본 것이 아니라 '그냥 드라마틱한 영화 한편'을 관람한 정도의 감흥밖에는 느끼지 못할 듯하다.

어쩌면 거기에는 배우 김래원에게 전적으로 의지해놓은 후반부에 있을 법하다. 영화속에서 가장 부각시켜 놓아야 했을 다문화 가정이라는 측면의 사회적인 문화에 대한 해결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초반 영광이 엄마가 가슴아프게 영광이에게 말해준 '한국사람들의 이면'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에 대한 반성은 없다는 것은 여전히 한국사회를 다문화가정 자녀에게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편견을 해소시켜 놓지 못하고 있다.

유일한은 이름을 날렸다며 자신을 소개하기도 하고 유명한 인사에게 안부를 묻어야 한다는 듯의 허세를 떨기도 한다. 그리고 유일한에게 숨겨져 있는 비밀은 어느샌가 다문화가정의 영광이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편견을 넘어서 영화전체를 장악해버리고 만다. 눈물을 자아내는 감동코드가 반감된 데에는 이러한 동감코드가 희석되어버렸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마이리틀히어로'는 관객들에게 깊은 물음을 선사하는 영화다. 감동코드가 반감되기는 했지만 현재의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다문화가정을 바라보는 시선을 다르게 생각하게끔 해주는 영화다. 한때 대한민국도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며 이민열풍에 빠졌던 때가 있었다. 역사가 없다면 미래도 없다는 말이 있다.

한국은 아시아 사람들에게는 혹은 세계적으로 기회의 땅이 되어버렸다. 아니 기회의 땅이라는 거창한 목표를 떠나서 잘살지 못하는 나라에서 볼 때에 한국으로의 결혼한다는 것은 오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한가닥 희망의 나라가 된지 오래다. 영화속 영광이의 무대에서의 날개짓이 꿈이 아닌 현실이라는 것을 공감한다면 영화 '마이리틀히어로'는 분명 볼만한 영화이며 감동스러운 영화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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