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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라

클라우드 아틀라스(2013),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더라?

by 뷰티살롱 2013.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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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공중파 방송에서 헐리우드 감독형제인 워쇼스키 남매가 등장했었다. 2000년이 코앞에 다나왔었던 1999년에 '매트릭스'라는 영화는 현대 영화사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이기도 했었다. 360도를 카메라로 고정시켜 한동작을 회전하면서 보여주었던 영상은 가히 영상의 혁명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그것이 유명한 워쇼스키 형제의 작품인 매트릭스였다. 하지만 영상의 혁신적인 모습과 함께 무엇보다 영화 '매트릭스'가 주는 미래도시의 암울한 모습과 기계와 인간의 주종관계와 자유의지를 갖고있는 인간의 싸움이 현란한 컴퓨터 그래픽 안에서 시종일관 눈을 현혹시켰던 작품이기도 하다.

워쇼스키 형제의 작품 '매트릭스'는 디지털 영상으로 넘어가는 현대 영화사의 한 획을 그은 것은 확실하다. 당시 매트릭스의 열풍은 온갖 CF 등에서도 패러디를 양상해 냈다. 놀라운 일이다. 움직임을 포착하는 필림으로 영상을 만들어내는 영화에서 피사체의 정적인 움직임을 잡아내는 카메라를 들이냈다는 점도 놀라운 발상이었지만, 카메라를 통해서 담겨진 영상들이 그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은 아마도 워쇼스키 형제가 영화관객에게 전해준 최고의 선물이기도 하다.

얼마전에 MBC의 무릎팍도사라는 프로그램에서 워쇼스키 남매가 출연해 2013년 연초에 개봉하는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대한 이야기를 보게 되었다. 형제감독이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는데, 남매가 되었다는 점은 다소 충격적이기도 했다. 형제중 형이 성전환을 해서 여성이 된 것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개봉하게 될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었는데, 워쇼스키 남매에게 한국은 특별한 나라였다. 그렇기에 영화속에서도 신서울이 등장할만큼 각별하지 않은가.

워낙에 매트릭스에 대한 열광이 깊었던 탓에 올해 개봉하는 영화들 중에 가장 보고싶은 영화로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꼽기도 했었고, 개봉과 동시에 영화관을 찾았다. 얼마전에 이벤트를 통해서 받았던 예매권을 서슴없이 사용했다.


사실 한국에서의 개봉은 미국보다는 늦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미국에서는 흥행에 실패했다고 한다. 그런데 더욱 특이한 점은 한국에서는 '클라우드 아틀라스'가 호평을 받으며 꽤 선전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마도 워쇼스키 형제의 후광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 본다. 특히 한국배우로 배두나가 출연하고 있으니 한국인들로써는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

한편 영화를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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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전문적인 평론가의 입장에서 본다면 워쇼스키 남매의 '클라우드 아틀라스'가 꽤나 매력적인 영화로 평가될 수 있을 법하다. 특히 유럽이나 서구의 문화와는 달리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상당히 동양적인 사상을 담고 있다. 바로 '윤회'와 '인연'이라는 점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그런데 과연 평론가들의 말처럼 이 영화가 극찬을 받을만큼의 영화였을까?

한편으로는 영화를 관람하고 나서 내내 고민하고 고민하게 만든 영화이기도 했다.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하려 했던 것이었을까? 하는 점 때문이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500년이란 긴 시간동안에 만나게 되는 인연과 사랑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그 500년이란 시간은 일반적으로 옴니버스 형태가 아닌 시시각각으로 각 시간대가 혼합되어 한참이나 관객을 혼란케 만들기도 한다. 관람하는 내내 끊어진 이야기를 이어붙이느라 무진 애를 먹기도 했었다.

영화속에서는 총 6개의 에피스드가 등장한다.

Story1 1849년 태평양 항해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는 배를 탄 애덤어윙은항해중 큰 병에 걸리고, 그를 치료하던 동승객 의사에게 의지한다. 그러나 그 의사의 살해대상자가 되면서 생존을 위한 싸움과 모험을 하게된다.
Story2 1936년 벨기에 ~영국
방탕한 생활로 곤경에 처한 젊은 천재음악가 로버트프로비셔. 그는 유명 작곡가의 비서로 지내면서 걸작 ‘클라우드 아틀라스 육중주’를 작곡하지만 유명작곡가의 음모로 저작권을 두고 협박을 받고 파멸 하게된다.
Story 3 1974년 샌프란시스코
핵발전소에 숨겨진 거대음모를 단신으로 추적하는 열혈 여기자 루이자레이의 스릴러
Story 4 2012년 현재 영국 런던
큰 성공을 했으나 주위사람들의 음모로 사채업자에게 쫓기다 강제로 요양원에 갇히게 되는 출판업자. 요양원의 비인간적이고 독재적인 규율에 반항하여, 요양원의 동료들과 탈출 계획을 세워 그 곳을 벗어나게 되는 모험극
Story 5 2144년, 미래국제도시 NEO SEOUL
인간들의 필요에 따라 착취당하다 죽여지도록 계획되어진 복제인간이 만들어지는 미래세계. 자각을 시작한 한 클론이 인간들의 비인간적인 폭력성에 맞서게 되는 SF 액션
Story 6 2346년, 문명이 파괴된 미래의 지구
모든 문명이 인간의 탐욕으로 멸망한 아포칼립스 미래에서 자신의 섬과 가족을 잔학무도한코나족 악당들로부터 지키려고 싸우는 젊은 청년의 액션 활극     <포탈사이트 다음영화에서 발췌>

영화속에서 아직도 기억되는 대사가 있는데, '매 순간마다 우리가 결정해야 하는 선택에서 미래는 달라진다'는 대사가 있다. 아마도 미래도시인 네오서울에서 만나게 되는 사이보그 역의 배두나가 너무도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기도 해 보이는데, 인연과 운명이라는 굴레는 결국 계속해서 무한적으로 반복되어 만나게되는 일종의 윤회사상쯤으로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시작이 되는 시점은 먼 미래, 문명이 파괴된 지구를 배경으로 톰행크스의 늙은이의 이야기로 시작해 6개의 에피소드들이 뒤엉키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야기의 시작인 1849년의 태평양 항해로까지 보여진다. 두사람의 필연적인 만남은 시작에서부터 끝날때까지 돌고도는 인생을 산다.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아마도 네오 서울에서 사이보그로 등장한 배두나 역이 언제 등장하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시대적으로 볼때 배우 배두나는 이야기의 시작인 1849년에 처음으로 등장해 애덤어윙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영화의 끝인 2346년 다른 행성에서 새로운 인연으로 톰행크스와 할리베리가 만나게 되는 관계다. 즉 두 사람의 인연은 500년의 시간을 두고 처음의 인연이 어그러져 다른 형태의 사람으로 두사람이 서로 다른 시간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다.


서양과는 달리 동양의 영화속에서 윤회에 대한 소재들은 많다. 그렇지만 헐리우드에서의 윤회사상에 대한 만남과 인연은 그리 많지가 않다. 다분히 서양의 사상이 사물의 본질을 추구하는 이론을 바탕으로 발달한 세계라면 동양의 사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형이상학적 존재를 다루는 학문이 주를 이룬다. 미국에서 '클라우드 아틀라스'가 혹평을 받은 점도 어쩌면 학문적인 차이에서 오는 괴리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한국에서 개봉되고 있는 워쇼스키 남매의 '클라우드 아틀라스'가 평단에 좋은 평을 받고, 관객의 엄지손가락을 받을 만한 작품일까?

영화를 관람하면서 내내 워쇼스키 형제의 전작인 매트릭스가 너무도 강렬해서였던지,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지루함의 연속이기만 했다. 평론가들이 말하는 500년의 긴 시간동안에 만나게 되는 인연이라는 점은 단지 '몸에 새겨진 혜성'이 전부였고, 6개의 시간대에서 만나게 되는 인연은 그리 필연적이지가 않아 보이기만 했다. 굳이 6개의 에피소드를 만들어 관객을 혼란스럽게 했던 것일까?

아마도 전작인 매트릭스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만드는 영화가 '클라우드 아틀라스'로 보여진다. 미래도시에 등장하는 네오서울의 사이보그는 매트릭스안에서 갇히게 된 인간을 보는 듯하기만 했다. 자의에 의해서 스스로 매트릭스 안에 갇히기도 하고, 때로는 깨어나 매트릭스의 세계를 파괴하는 인간이 되거나 말이다.


3시간이 조금 안되는 대형 러닝타임동안을 좌석에 앉아있어야 한다는 건 그만큼 관객에게 재미를 주어야 한다. '레미제라블'은 오페라의 웅장함과 작품이 주는 탄탄한 줄거리가 긴 러닝타임을 지루하게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매트릭스 3부작을 한꺼번에 상영한다 해도 아마 지루함은 없을 것이다.

영화의 재미는 첫번째로 '재미'다. 아니면 처음부터 예술영화이거나 독립영화임을 공공연하게 드러내 놓고 있어야 한다. 평론가들은 예술영화에 평점을 넣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무언가는 일반적인 관객보다는 영화를 보는 시선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갑열고 극장에 나서는 관객의 입장이라면 영화를 예술로 보는 것일까? 아니면 재미로 보는 것일까?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명백히 상업적인 영화로 개봉되었다. 매트릭스의 거대함은 아니었겠지만 워쇼스키 형제가 만들어낸 '500년의 긴 시간을 관통하는 운명적인 인연'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면 분명 볼거리가 풍부하거나 혹은 거대한 스케일을 상상하기에 충분하다. 기계에 맞서는 듯한 네오서울에서의 현란스러운 컴퓨터 그래픽과 거대한 태평양의 항해를 예고편으로 보았다면 아마도 스펙터클한 무언가를 만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을 것이다. 그런 기대감에 개봉하자마자 극장으로 달려갔던 1인이기도 하다.

물론 거대함은 있다. 톰행크스와 할리베리, 휴그랜트 등의 헐리우드 명배우들이 등장하는 거대함은 찾아볼 수 있겠다. 역시 평론에 혹해서 영화를 선택하는 것만큼 아둔한 것은 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워쇼스키 남매의 한국사랑은 영화속에서 찾아볼 수 있기도 하다. 미래도시인 신서울은 해수면으로 물에 잠기고 100년후에는 완전히 물속에 잠기게 될 것이라는 정해주의 말이 있기도 한데, 어쩌면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깊게 느낄 수 있었다.

헌데 네오 서울의 모습이 왜 한국이란 느낌보다는 일본을 묘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만 했을까? 정해주가 사이보그 배두나를 데리고 탈출한 은식처의 방은 마치....
역시 한국관객들은 너무도 착한가 보다. 아니 평론가들이 착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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