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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보고싶다, 왜 마법의 성일까?

by 뷰티살롱 2013.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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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수목드라마인 '보고싶다'는 두가지의 상반된 시선을 쫓아가고 있다. 살인과 로맨스라는 완전히 상반되어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사랑하기 때문에 광기로 변해버린 강형준(유승호)의 조이(윤은혜)에 대한 애정이나 14년의 오랜 기다림으로 첫사랑을 놓지않은 한정우(박유천)의 사랑이 극을 이끌어가고 있지만, 밑바닥에는 어른들의 탐욕과 돈에 대한 집착이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어릴적 한정우가 이수연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을까? 이성에 이끌렸다기보다는 어쩌면 넓고 환한 큰집에서 살고 있는 한정우에게는 마음 한켠으로 찬바람이 불고 눈이 시리기만 했다. 세상에 단 하나의 친구만 있으면 되었던 한정우는 그렇게 이수연을 좋아하게 되었다.

드라마를 보면서 한정우와 이수연의 테마곡이 되어버린 더 클래식의 '마법의성'이라는 노래는 아직도 성장하고 있는 어린 수연과 어린 한정우를 대변하는 듯하기만 하다. 거기에 복수라는 이름으로 세명을 살해하고 이제 황미란(도지원)까지 살해한 해리보리슨(유승호)는 도저히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모습이기만하다.

어린이의 동화속 세계와도 같은 '마법의 성'이 어떤 이에게는 여전히 어린아이들의 동화같은 세계로 남아있지만, 강형준에게는 동화가 아닌 어른의 세계로 들어가버린 듯 하기만 하다. 왜냐하면 이수연이 자신을 떠나 한정우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수연이 한정우를 따라가지 않았다면 어쩌면 황미란은 죽음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로지 강형준의 계획에는 한태준(한진희)만이 있었으니까 말이다.


강형준의 이수연에 대한 사랑은 집착에 가까우리만치 집요하기만 하다. 어떻게 보면 사이코패스적인 살인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강형준의 사랑에는 엄마의 사랑이 담겨있기도 하다. 어릴적 꼬마였던 강형준을 살리기 위해서 정신병원 창살을 부여잡던 마지막 엄마의 모습이 강형준에게는 전부다. 부족했던 엄마의 사랑이 이수연에 의해서 치유되고 있었다. 수연만 있으면 광기에 사로잡히지 않았을수도 있었겠지만, 14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이수연은 한정우를 선택했다.

사랑이 광기로 변한 것이다.

강형준의 섬뜩한 광기의 사랑은 영화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 라는 컬트영화를 떠올리게 만든다. 부모의 비정상적인 사랑으로 주인공은 남성적인 자신감을 갖지 못하게 되는데, 자신이 사랑하는 이성마저도 잘못된 방법으로 이끌게 되는 다소 섬뜩한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다. 강형준의 사랑은 어찌보면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라는 영화에서처럼 사랑이 광기를 넘어서 살인에까지 이르게 된 것처럼 보여지기만 하다.

29살의 한정우와 이수연은 여전히 아이들의 동화같은 로맨스를 이어가고 있다. 서로에게 두근거리며 어릴적 버스안에서 잠들어있던 수연의 입맞춤처럼 어른이 되어서도 정우와 수연은 왠지 어린아이들의 입맞춤을 계속하는 모습이다. 어른들의 키스가 아니라 아이들의 입맞춤이랄까....


엄마를 대신했던 이수연이 떠나버린 형준은 이미 이성을 상실한 상태다. 아니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것들을 잃어버렸다. 처음부터 수연에게 향한 마음이 자신의 복수를 위해서 이용된 것이었다 생각되기도 했었지만, 엄마가 없던 자리를 이성인 수연으로 채워놓고 있다. 자신이 아는 사람들은 모두가 떠나버렸다. 정혜미 간호사는 돈에 의해서 욕심을 드러냈기에 죽일 수밖에 없었다(정 간호사와 성인이 된 형준과의 관계는 자세하게 등장하기 않았지만 드라마 등장인물 코너에 그리 나와있더군요). 처음부터 정 간호사에게는 형준의 복수따위는 관심이 없었을 수도 있다. 오로지 정(김선경) 간호사에게 필요했던 것은 20살이 되면 상속받을 수 있는 형준의 돈이었을 것이다.

어른들의 욕심에서 시작된 불행이다. 형준의 엄마인 강현수(차화연)와 한정우의 아버지인 한태준의 돈에 대한 욕심에서 시작된 비극은 결국 아이들의 살인에까지 이르게 만들었다. 대리엄마이자 자신의 사랑이라 여겼던 수연에 대한 강형준의 사랑은 끝내 버림받았기에 폭주하고 말았다. 사랑을 얻기 위해서 남자가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다. 그녀가 자신에게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것이다. 그도 아니면 한정우가 가질 수 없게 철저하게 망가뜨려 놓는 광기가 전부다.


강형준은 수연이 돌아올 수 있도록 황미란의 죽음에 대한 살인용의자를 만들어놓았다. 아니 강상득과 강상철, 남이사와 정혜미 간호사 그리고 황미란까지 죽였다. 이들 모두의 살인에는 공통적으로 이수연이 개입되어 있다. 형준은 수연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수연을 괴롭히는 과거의 기억들은 모두 제거해 나갔다. 강상득에게 받았던 아픔을 씻어내기 위해서 수연을 대신해 죽였고, 14년전의 일에 연류되었던 모든 이들을 죽음으로 이끌었다.

살인자에게 동정심이 생겨서는 안되지만 형준의 복수와 살인에는 자꾸만 마음이 간다. 흔히 '죽일놈'이라는 말보다 눈물이 먼저 생각나게 하는 것은 극중 강형준을 연기하는 유승호의 호소력 짙은 연기력 때문이기도 하다. 더욱이 9살 차이가 난다는 수연 역의 윤은혜와의 로맨스도 너무도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기에 동정심마저 유발시킨다. 아이러니하기만 하다. 무려 다섯명을 죽인 살인범의 광기를 동정할 수 있다니 말이다. 어쩌면 박유천의 대표적인 드라마라기 보다 유승호의 완전한 성인배우로써의 성공적인 진입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 하다.

'선덕여왕'과 '아랑사또전' 등의 드라마를 통해서 이제는 아역배우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기는 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여전히 애띤 배우라 여겼었는데, 드라마 '보고싶다'를 통해 광기의 복수를 완벽하게 이입시키고 있다. 오히려 살인의 복수를 정당화시키는 연기를 펼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이율배반적인가 말이다.


자신을 떠나 가족에게 돌아간 수연이 다시는 자신에게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형준의 사랑은 이제 복수의 한 부분으로 변해버렸다. 결국 '살인자의 딸 이수연이 아닌 살인자'를 만든 것이다. 그렇지만 경찰이 조사하게 된다면 수연의 음성녹음이 조작된 것이라는 것을 뻔히 밝혀지는 부분일 것이다. 자신이 직접 짜집기해서 만든 음성을 그대로 증거로 만든다면 아마도 수연의 아버지가 된 김성호(전광렬) 형사의 잘못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김반장의 잘못된 수사로 인해서 수연은 '살인자의 딸'이라는 오명속에 어린 시절을 다른 사람앞에서 얼굴을 제대로 들지 못하고 지냈었다.

잘못되어졌었던 실수, 김형사는 자신의 잘못된 수사로 결국 수연의 아버지를 죽게 만들었었다. 여기에 어쩌면 한정우가 형사가 된 이유가 있기도 할 듯하다. 정우는 살인자로 몰린 이수연을 지키기 위해서 음성파일이 조작이라며 수연과 도망친다.

 
이제 3회가 남아있는 드라마 '보고싶다'는 한정우가 진실을 알아낼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김성호 반장은 자신의 잘못으로 오랜동안 죄책감을 지우지 못하고 수연 가족을 돌보았다. 사랑은 가족이 되었다. 그렇지만 한 사람을 죽음으로까지 내몰았던 잘못이 씻겨지지는 않는다. 한정우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지 못한다면 김성호 형사의 전철을 밟는 것과도 같을 것이다.

더 클래식의 '마법의 성'이 드라마 '보고싶다'의 메인 테마곡이라는 점은 어쩌면 전체의 이상이기도 해보인다. 모두가 경험하고 있는 일들은 악몽같기만 하다. 한정우는 수연의 살인누명을 벗기기 위해서 자신의 아버지와 강현수의 관계를 알게 될 것이다. 어쩌면 강형준도 몰랐던 사실이 드러나게 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 어른들의 세상 말이다. 현주와 한태준 사이에 숨겨져 있는 비밀은 어쩌면 드라마 '보고싶다'의 최대 반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모라는 사람과 너무도 닮은 한정우. 강현주와 한정우의 관계는 어떤 것일까?
묘하게도 한정우는 강현주가 잠든 사이에 '가족이 있다면 반드시 찾아주겠다'는 말을 하는 동시에 현주의 손에 들려져 있던 매듭을 떨어뜨렸다. 꿈속에서 현주는 한정우의 말로 치유받았던 것일까? 한정우와 강형준은 어떤 관계에 있는 것일까. 단지 조카와 삼촌이라는 관계만이 전부일까? 
 
어른들의 세계는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동심의 세계보다 잔혹하고 탐욕적이기만 하다. 그 탐욕과 잔혹함은 결국 강형준이라는 괴물을 만들어놓았다. 이승환의 '마법의 성'처럼 형준과 수연 그리고 정우는 자유롭게 하늘을 날 수 있을까? 그것도 모두 함께 말이다.
자꾸만 노랫말이 생각난다. 최면에라도 걸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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