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미리 알아보고 드라마를 본다면, 어이없음에 허탈해지기만 합니다. 요즘 주말드라마로 방송되고 있는 MBC의 <무신>이라는 드라마가 그러할 겁니다. 암울한 고려시대 몽고의 항쟁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드라마가 <무신>이라는 드라마입니다. 시청하면서도 고려의 무신정권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 아니, 무너졌으면 하는 바램이 들기만 하더군요. 고려라는 사직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걸고 항쟁한 무인들은 죄인이 되어버리고, 신분과 아부로 살아남은 자들은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는 모습이니까요.

몽고의 2차침입을 막아낸 고려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우(정보석)와 딸인 송이(김규리)의 불협화음은 한 남자 김준(김주혁)을 사이에 두고 또다시 불거졌습니다. 김약선(이주현)과 혼인하고 두 아이의 어미가 되었지만 송이는 여전히 김준을 마음에 두고 자신의 지아비인 김약선에게 이혼을 이야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어그러진 삶을 다시 바로잡고자 한다고는 하지만 내심 송이는 김준과의 인연을 다시 맺어가고 싶어하기 때문이었죠. 도방을 이어갈 후계자로 김약선이 아닌 김준이 제격이라 여기고 있었고, 더욱이 노비의 신분에서 면천을 받은 터라 지아비인 김약선과의 이혼과 함께 자신의 삶을 다시 살아보고 싶어한 집착을 드러낸 것이었습니다.

사실 드라마가 완전히 역사의 한부분을 조명하지는 않을 겁니다. 일례로 드라마 <무신>에서는 김약선이 결단력이 부족하고 소극적인 남자로 등장하고 있지만, 사료에서는 여자를 많이 밝혀 아내인 송이와 불협화음을 일으키기가 일쑤였는데, 이에 맞대응하기 위해서 송이역시 맞바람을 피운다는 것이 전해지기도 하니까요. 일종에 유악한 성품의 김약선이 아닌 바람둥이 같은 기질에 분노한 김약선의 처가 자신의 집안 노비와 바람을 피게 되었다는 그런 이야기죠.

언제 몽고군이 다시 쳐들어올지 모를 위급한 시국에서 나라의 궁궐까지 개경에서 강화도로 천도하면서까지 결사항쟁을 다짐하고 있는 고려였지만, 나라의 기강을 바로잡고 군사력을 정비해야 할 시기였지만, 여전히 내부의 불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중에서도 최우의 자식들은 그중에 가장 일선에서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모습이기도 하네요. 대장경판이 불타 민심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김준의 주장과 그로 인해 야기될 백성들의 고달픔은 사실상 어느 것 하나 틀린 것이 없을 겁니다. 김준의 주장도 맞는 이야기지만, 김약선이 주장하는 것 또한 틀린 것은 없다는 것이죠. 몽고의 2차 침입을 막아낸 전란후였기에 백성들의 삶은 궁핍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대장경판을 다시 제조한다는 것은 궁핍한 백성들의 고혈을 다시 짜내어 고달픈 삶속으로 내몬다는 것이니까요. 그렇지만 고려백성을 하나로 모을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종교의 힘이 필요했던 터라 상징과도 같은 대장경을 다시 만들어 불심으로 백성의 마음을 모은다는 김준의 주장또한 일리있는 주장이기도 합니다.

이래저래 고려 도방의 최고 실력자인 최우의 고민은 말할 수 없이 고달프지만 해 보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아들과 딸이라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사내와 계집질과 돈놀이에 빠져 살고 있는 모습이라니 분노하지 않을수가 없는 노릇일 겁니다.

송이의 집착이야 이미 김준이라는 한 사내를 얻는데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있는 것이었으니 새로운 것이 아니라 볼 수 있겠지만, 그래도 출가해 두 아이의 엄마까지 된 입장에서 여전히 김준과의 인연을 이어가고자 하는 주장을 내놓으며 최우의 심기를 불편하게만 만들고 있습니다.

거기에 전라도의 내친 두 아들 만종(김혁)과 만전(백도빈)의 만행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불가에 귀의해서 반성할 기미는 커녕 고리대금을 일삼고 아녀자를 희롱하면서 민심을 문란케하고 지방 수령들에게 매타작까지 일삼은 개망나니 짓을 일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짓도 오래가지 못하고 부임한 김경손(김철기) 장군에게 호되게 꾸지람까지 당하고 형제가 각기 다른 지방으로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오만방자하기가 그지없던 만종-만전 형제였지만 그 끝이 김경손 장군에게 추락하게 되었죠. 하지만 만전은 김경손 장군에게 살기어린 분노를 표출해내며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 저주했습니다. 살벌하기까지 했던 만전의 주저였는데, 그 모습을 시청하고 있으려니 왜 그렇게 허무하게만 느껴지는 것이었을까요? 아마도 그 이후의 사건들에 대해서 예측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김경손과 만전, 정확하게 말해 만전의 이름은 최우의 서자인 최항입니다. 그리고 최항에 이어 그의 아들인 최의에 이르기까지 고려 무신정권은 이어지게 되죠. 최충헌에서 시작된 최씨 무신정권은 4대에 걸쳐 이어지게 되는데, 마지막 최의는 사실상 김준 등에 의해서 죽음을 맞게 되기 때문에 최씨 무신정권은 3대에 의해서 세습된 모습이라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최우의 아들인 최항이 권력을 잡게 됨으로써 벌어지는 사건 중 하나는 바로 귀주성의 명장인 김경손 장군의 죽음이었습니다. 12인의 결사대만으로 수만의 몽고군을 떨게 만들며 10리밖으로 물러나게 했던 김경손 장군은 고려조정이 사실상의 항복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귀주성의 성문을 열지 않았던 명장이었습니다.

드라마 <무신>에서 몽고군의 대원수인 살리타이는 김경손 장군을 두고 '고려에 김경손 장군같은 장수가 더 있었더라도 결코 몽고가 쉽게 고려를 넘보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하기까지 했을 만큼 김경손 장군에 대해 칭송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김경손 장군은 최우가 죽음을 맞고 다음 계승자인 최항에 의해서 어이없이 유배길에 오르게 되고 결국에는 죽음을 당하게 됩니다. 그러한 역사적인 사실들 때문인지 만전의 분노를 보면서 분노가 일기보다는 '썩은 고려'이니 몽고에게 무너질 수밖에 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더군요.

그런데 불가에 있는 만전이 도방을 이어받게 된 데에는 누구보다 김준 등의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하더군요. 송광사에서 쌍봉사로 옮겨진 뒤 승려의 길을 가게 되었지만, 최우가 병을 얻게 되자 환속해 이름을 항으로 고치고 본격적으로 다음 후계자의 자리를 위해서 자리하게 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드라마 상에서 김준 등의 무인들에게 지지를 받고 정권을 잡게 된다고 합니다. 어떻게 가능한 것이었을까요?

몇가지 추측을 본다면 첫번째로 김준은 최우에게 절대적인 맹신을 하는 인물입니다. 면천까지 받았지만 여전히 주군으로 모시고 최우의 명이라면 목숨까지 내놓을만큼 충성심이 높기만 하죠. 그런 김준에게 최항은 자신의 주군의 아들 즉, 다음 후계자를 이어받을만한 충분한 명분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라 판단하고 있을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지고보면 최항은 자신의 약혼녀인 월아(홍아름)를 죽음으로 내몰게 한 철천지 원수관계인데도 용서가 될지 미지수이기도 합니다.

두번째로 김준이 최항을 도와주게 된 계기에는 결정적으로 최항이 가지고 있는 몽고에 대한 결사항쟁의 의지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몽고의 침략이 계속되고 고려 조정은 몽고와의 항쟁보다는 화친으로 국론을 모으려 했지만 최항은 아버지인 최우의 의지를 승계받았다고 하더군요. 김준이 도방의 새로운 주인으로 최항을 도와주었던 데에는 적잖게 자신이 주군으로 모시고 있는 최우의 의지를 따랐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해 보입니다.

그렇지만 애석하게도 만전, 고려 최씨 무인정권의 3대 권력자인 최항이 계승하게 됨으로써 귀주성의 명장은 죽음을 맞게 됩니다. 더불어 박훤역시 죽음을 맞게 되니, 애석하기 그지없는 일이 아닐까 싶기만 합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MBC 주말드라마 '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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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뷰티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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