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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해를품은달 14회, 연우의 각성- 은월각 울음은 누구에 의한 것이었나?

by 뷰티살롱 2012.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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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드라마 <해를품은달>의 클라이막스와도 같았던 14회가 지나갔습니다. 책으로 미리 <해품달>을 읽은 분들은 연우와 훤이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던 숲속에서의 재회 장면에 대해서 원성이 많기도 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배우 한가인에 대한 연기력 논란을 얘기하는 분들도 많이 있었구요. 원작과는 달리 TV 드라마에서는 다르게 전개되는 부분이 많이 있었는데, 그중에서 책에서는 환상적이고 예쁜 장면이 어쩌면 연우와 훤이 재회하는 장면이었으 거라 여깁니다. 그렇기에 연기력 논란까지 이야기할 정도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14회에서는 드디어 무녀인 월이 연우로 각성하는 대목이었는데, 개인적으로는 TV드라마 <해를 품은달>의 가장 클라이막스에 해당되는 부분이 아니었나 싶기도 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월은 자신이 죽은 중전의 원혼과 교감하는 일종의 신녀로써의 신기를 발휘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었으니까요. 때문에 훤에 대한 감정도 사실상 월의 감정이 아닌 교감을 통해서 알게된 연우의 감정이 간접적으로 느껴졌던 것이 아니었나 싶어 보였습니다. 한편으로 왕인 훤 역시 무녀 월에게서 죽은 연우를 발견하게 되기에 혼란스러움을 감출수가 없었을 겁니다. 어찌보면 무녀 월과 왕 훤의 로맨스는 무녀와 왕과의 로맨스가 아니라 죽은 연우를 떠올리는 왕와 연우의 로맨스로 볼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14회에서는 그동안 연기력 논란으로 마음고생이 많았을 배우 한가인에게도 의미있었던 회차로 보여집니다.

중전인 보경(김민서)과의 합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훤은 살을 맞고 쓰러지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서 모든 책임은 무녀인 월에게 돌아가게 되었죠. 왕과 중전이 합방이 있던 날에 성수청 뒤뜰에서 양명(정일우)과 함께 있었던 월은 양명을 보호하기 위해서 거짓을 고하게 되었죠. 자신이 먼저 궁에서 데리고 나가달라 부탁을 올렸다는 말로 양명을 보호하게 된 것이었죠. 모진 고문을 받으면서도 월은 훤과 양명 두 남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게 되었습니다.

훤은 고신받는 월을 살리기 위해서 대비(김영애)에게 찾아가 설득하게 됨으로써 목숨만은 구명하게 되었는데, 그와 함께 양명 또한 성수청 뜰에 함께 있었다고 증언함으로써 월을 구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두 남자는 다른 방법으로 각기 월을 구하게 되었지만 월의 마음은 양명이 아닌 훤에게 향해 있었습니다. 그것이 연우가 아닌 월 자신의 감정이었죠.

죽음의 구비를 넘기게 된 월이었지만, 끝나지 않는 위험은 계속되었습니다. 다름아닌 궐안에 괴이하게 들리는 은월각의 울음소리였습니다. 은월각에서 들려오는 울음소리는 궐에서 두 사람만이 듣고 있었는데, 중전과 대비였습니다. 이들은 은월각에서 들려오는 울음소리가 다름아닌 어린나이에 죽은 중전의 혼령이라 믿고 있었습니다. 자신들에 의해서 죽음을 당한 연우의 혼령이 은월각에 살아있다고 믿고 있었던 것이죠. 대비는 울음소리를 멈추기 위해서 관상감에게 은밀히 방법을 강구하라 명하게 되었고, 관상감은 묘책 하나를 꺼냈습니다. 다름아닌 혼령제를 올리는 것이었죠. 혼령을 위로함으로써 울음소리를 멈추게 하는 것이었는데, 워낙에 힘든 일인지라 혼령을 받아낸 무녀는 죽거나 혹은 제정신이 아닐 것이라 했습니다. 대비는 옥사에 갇혀있는 무녀 월은 그들에게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 여기고 은밀히 출궁하게 된 연우를 빼돌려 은월각에 감금시켜 놓게되었습니다.  

<해품달> 14회는 빠른 전개가 눈길을 끌기도 했었지만, 무엇보다 퓨전사극이란 장르임에도 호러물을 연상케하는 무서움을 보여준 모습이었습니다. 은월각의 울음소리를 통해서 무녀 월로 하여금 혼령을 위로하게 한다는 대비와 윤대형(김응수) 대감의 조치, 그리고 은월각으로 향하게 된 월의 모습이 한편의 공포드라마를 보는 듯하기도 했었죠.


윤씨세력의 실질적인 우두머리인 윤대형 대감은 무녀 월을 보면서 어디에선가 본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기억이 나지 않았고, 빙글빙글 안개속에 서있는 것처럼 희미하게만 생각이 날 뿐이었죠. 그리고는 고신을 당하던 월의 눈빛에서 과거 자신이 직접 고신을 행했던 무녀 아리(장영남)를 떠올렸습니다. 녀희들의 추악함이 달빛아래 드러날 것이라는 저주섞인 외침이 생생하게 윤대형 대감의 머리를 때렸습니다.

은월각에서 혼령같은 연우를 만나게 된 무녀 월은 처음에는 죽은 어린 중전(김유정)을 혼으로 대했습니다. 무엇이 원통해서인지를 달래기 위해서 월은 혼령인 연우에게 머리를 조아렸지만, 잊혀졌던 지난 기억들이 되살아났습니다. 잊어버렸던 예기억이 다시 살아남으로써 무녀 월이 아닌 연우로 돌아온 것이었죠. 딸을 보내야 하는 애달팠던 아버지 허영재(선우재덕)와의 마지막 모습과 울부짓던 어미의 모습이 다시 살아난 것이었죠.


잊고 있었던 지난 과거의 일들이 떠오르게 된 연우는 비통함으로 몸을 떨며 오열하게 되었고, 비로서 무녀 월이 아닌 연우가 되었습니다. 은월각에서 들려오던 어린 중전의 혼령을 위로하기 위해서 찾은 은월각은 월이 비로서 각성하게 된 장소가 된 것이었죠.

그런데 한편으로 한가지 의문이 생기더군요. 은월각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단지 대비와 중전 두 사람이라는 것도 이상했었는데, 혼령을 위로하기 위해서 죄인이 된 무녀 월을 희생양으로 삼고 혼령받이로 삼으려 했던 일련의 과정을 되짚어 보자면, 분명 은월각의 울음소리는 사람이 아닌 혼령의 울음소리라는 결론입니다. 그런데 어린 중전인 연우의 죽음에 결부되어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대비와 민화공주(남보라)입니다. 민화공주는 허연우의 오라비인 허염(송재희)과 부부의 연을 맺고 궁에서 출궁한 상태입니다. 그렇기에 어찌보면 깊이 연루되어 있는 민화공주에게는 연우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을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흑주술을 시전했을 당시에 윤대형 대감의 여식인 보경은 어린 중전의 죽음과는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죠. 일종에 아비인 윤대형 대감은 알고 있었을지언정 보경은 연우의 죽음에 대해서는 자세한 내막을 당시로써는 단지 아비인 윤대형으로부터 듣은 것이 전부일 겁니다. 그런데 혼령의 울음소리가 보경과 대비에게만 들렸다는 것은 어찌보면 누군가의 주술에 의한 소행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여집니다.


대비와 중전인 보경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은월각에서 울음소리를 만들어낸 장본인은 누구였을까요?
가장 의심스러운 사람은 어린 중전에게 흑주술을 시전했었던 장녹영(전미선)이라고 생각할 수 도 있을 법해 보입니다. 그런데 무녀 장씨는 연우의 안전을 위해서 어그러진 운명이라면 그만 헤어져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던 사람이었죠. 고로 은월각의 울음소리를 만들어낼 주인공은 아니라고 보여지더군요. 은월각의 울음소리를 만들어내게 된다면 보경과 대비가 두려워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 화는 어쩌면 연우에게 닥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겁니다. 왕인 훤과의 인연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녹영은 자신의 신력으로 은월각의 울음소리를 만들어내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훤이 살을 맞고 쓰러지게 되자 옥사에 갇히게 된 모습을 보면서 녹영은 그제서야 자신이 막는다고 막아지는 인연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월, 아니 연우에게 큰절을 하게 되죠. 그리곤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헤쳐나갈 수 있다고 말하더군요. 자신의 생각을 고쳐먹게 된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옥사를 나서면서 녹영은 자신을 용서하지 말라고 독백을 하더군요. 연우의 아비, 집안이 기울게 된 시작은 모두가 자신이 날렸던 흑주술의 영향때문에 시작된 것이기도 하니까요.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누구일까 생가해보닌 혜각도사(김익태)라는 인물이 남아 있더군요. 녹영과 계속적으로 부딪치던 인물이었는데, 연우의 인연에 대한 다른 견해를 갖고 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오랜 윤씨세력의 잘못된 집권을 바로잡을 사람도 연우와 훤과의 인연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라 여기고 있는 인물이니만큼 어쩌면 보경과 대비의 귀에만 들리도록 주술을 행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 보였습니다. 신력으로 본다면 조선 최고의 무녀는 아리였지만, 아리는 오래전에 죽음을 당했고, 그 다음으로는 장녹영입니다. 그런데 도력으로 본다면 무녀 장씨와 쌍벽을 이루는 인물이 아닐까 싶어 보이더군요. 중전 보경과 훤과의 합방을 무산시킨 것도 혜각도사가 날린 살에 의해서였습니다.

어긋난 인연을 만들어낸 것이 장녹영의 흑주술이었다면, 그것을 바로잡는 것 또한 주술에 의해서라고나 할까 싶기도 하더군요. 혜각도사가 날린 살에 의해서 왕인 훤은 어린 중전의 죽음에 대한 미스테리가 풀리는 듯했기 때문이었죠. 죽은자가 시간이 지났음에도 체온이 산 사람처럼 남아있다는 것은 어쩌면 죽은것이 아닌 살아있는 상태에서 죽은자처럼 된 것이라 생각하게 된 것이었죠. 자신이 중전과의 합방에서 뜻하지 않게 살을 맞은 것과 같이 것이니 말입니다.


은월각의 울음소리는 어찌보면 혜각도사가 무녀 월에게 해준 가장 근사한 주술이라 할 수 있어 보였습니다. '이제 그 소녀는 더이상 울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말속에는 혼령을 자신이 위로해 주었기에 더 이상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포함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혼령을 자신의 몸안에 가두어 둔 것이라는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관상감의 말에 따르면 혼령을 받아낸 무녀는 미치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라고 했었지요. 그렇지만 무녀 월은 아무렇지도 않게 온전한 상태로 밤을 지냈습니다. 그같은 월의 몸은 이제 더이상 무녀 월이 아닌 연우의 혼령이 깃들어있는 상태가 된 것이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대비에게도 그같은 사실은 치명적인 약점이 될 것이구요. 싫든 좋든 대비는 무녀 월을 어린 중전 연우라 여기게 되는 단초가 되기도 할 듯해 보이더군요. 완전한 연우로 다시 태어난 무녀 월이 어떻게 훤과의 인연을 이어갈지 궁금해지기만 하네요. 어쩌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연우의 혼령이 빙의된 무녀 월이라 여기게 되지는 않을까 싶기도 해 봅니다.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 MBC '해를품은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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