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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짝패, 우마세로 죽은 붓들아범 - 역사시험 문제로 단골이었던 백골징포

by 뷰티살롱 2011.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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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월화드라마 <짝패>가 민중사극이라는 점에서 처절하기 이룰데 없는 가장 밑바닥 민초들의 고단한 삶을 그려보이고 있습니다. 양반들이 권력에 눈이 멀어 벼슬을 돈으로 사고파는 세상이 되고, 그 부패의 연장은 가장 가난한 자들에게 비수가 되어 돌아온 격이라 할 수 있는 모습이었죠.

백정마을의 붓들아범(임대호)은 마을 현감(김명수)에게 끌려가 우마세(소와 말에게 물리는 세금)를 내지 않았다는 죄목으로, 마을사람들을 동조시켰다는 죄명으로 곤장을 맞습니다. 달이(이선영)는 귀동(최우식)에게 부탁해 붓들아범을 구명해 줄 것을 부탁했지만, 귀동의 부탁에도 불구하고 현감은 붓들아범을 내어주지 않았죠. 귀동의 아비인 김진사(최종환)에 의해서 벼슬아치가 된 현감이기는 했지만, 귀동은 아직 어린 아이일 뿐이라 여겼을 겁니다. 오히려 부탁하는 귀동에게 윽박지르며 쫓아냈습니다.

계속되는 고초를 겪게 된 붓들아범은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실제로 조선시대에 탐관오리의 횡포가 극에 달한 사건들은 많았습니다. 특히 이들 탐관오리들의 횡포는 세금의 형태인 군포의 징수가 대표적이었는데, 우마세뿐 아니라 이미 죽은 사람에게까지도 세금을 내게 하는 백골징포 라는 세금도 있었드랬죠. 우마세라는 세금보다 백골징포라는 조선시대의 세금수탈은 예전에 역사시험문제에서 빠지지 않고 출제되었던 문제이기도 했었습니다. 죽은 사람에게까지 부과되었던 대표적인 탐관오리들의 횡포는 무엇일까요 라는 문제로 말이죠. 현감이 붓들아범에게 우마세를 내라고 한 것은 단지 현감 자신만의 사리사욕을 위한 것이 아니었을 겁니다. 중앙으로 올라가기 위해서 돈이 필요했을 것이고 일종의 뇌물의 용도로 민초들에게 걷혀진 재물을 높은 벼슬아치들에게 상납했던 것이겠죠.

돈으로 벼슬을 사고파는 세상이었으니까요. 붓들아범이 죽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군포징수는 이어질 것입니다. 붓들아범이 죽었으니 그 의무는 붓들, 혹은 붓들어멈이 져야 하겠죠. 아마도 붓들아범의 몫까지 더해져 백정마을의 민초들은 고단한 삶이 연속될 것입니다. 죽은자에게도 군포를 내야 하는 비리가 끊이지 않는 세상일 터이니까요.


드라마 <짝패>는 두 남자의 이야기라 생각했었습니다. 단지 의적이 되어가는 한 남자와 양반으로써 올바른 세상을 만들려하는 한 남자가 친구가 되어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는 드라마가 아닐까 싶어 보였습니다. 아역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짝패>의 초반 몰입도는 단연 으뜸으로 느껴지기만 합니다. 특히 스피디한 전개는 지루함이 들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더군요. 불필요한 회상과 생각하는 씬을 과감하게 줄이고 전개를 깔끔하고도 빠르게 보여주고 있어서 재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어린시절 양반과 거지가 서로가 양립할 수 없는 신분계급을 가지고 있음에도 귀동과 천둥(노영학)은 둘도없는 단짝친구가 되기도 약속했습니다. 갖바치인 달이와 황노인(임현식) 앞에서 서슴없이 하대로 서로의 친분을 드러내놓으며 주변의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절대로 서로가 섞여서도 아니 양립되어서도 안되는 두 계층간의 친구지간은 위태로워 보이기까지 하더군요.

두 남자 천둥과 귀동의 이야기로만 보여지던 <짝패>가 여자 주인공인 동녀(진세연)의 이야기로 넘어간 듯 보여지기도 하더군요. 양반태생의 딸인 동녀는 성초시(강신일)의 여식으로 비록 가난하지만 양반의 기개를 잃지않고 있습니다. 갖바치의 딸인 달이에게도 반상의 법도에 대해서 어린 나이였지만, 구별되어야 함을 보여주기까지 했었으니까요. 하지만, 탐관오리들의 횡포가 극에 달하자 일부 양반들은 성초시를 소두로 임명하면서 한양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양으로 향하던 중 현감이 보낸 자객들에게 목숨을 잃게 되었습니다. 양반의 여식이었던 동녀는 소두였던 아버지 성초시의 죄로 인해서 아마도 천민의 신분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여지더군요. 과거에는 양반이었지만, 천민의 신분으로 다시 탈바꿈되어 버린 것이겠죠.


앞으로 전개될 동녀의 운명은 마치 운명이 바뀌어버린 두 남자 귀동과 천둥의 운명과도 같은 모습이라 할 수 있어 보이더군요. 양반이었지만, 막순(윤유선)으로 인해서 각자의 신분이 뒤바뀌어 버린 모습이니까요. 그에 비한다면 동녀는 운명의 장난이 아닌 양반에서 천민으로 신분이 떨어지게 되는 결정적 캐릭터라 할 수 있어 보입니다.

성초시의 죽음이 현감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을 알게 된 천둥은 어쩌면 현감을 죽임으로써 의적이라는 길을 걷게 될 것으로 예감이 듭니다. 그리고 신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친구가 되기로 결심한 귀동은 자신이 구하지 못한 붓들아범의 죽음으로 인해 자신의 부족함을 알게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지켜야 할 것이 있다면 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겠죠. 탐관오리와 비리가 난무하는 세상이지만 귀동은 자신이 소중하게 지켜야 할 것들을 위해서 세상에 비수를 겨냥하는 천둥과는 달리 양반의 세계로 뛰어들어갈 겁니다. 그 세계의 중심을 변화시키는 것이 자신이 해야 할 것이라 느끼게 될 겁니다.

천둥과 귀동은 서로가 생각하는 변화하는 세상을 서로가 다른 각도에서 시작하게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귀동이 양반세계라는 위에서부터의 변화를 시도하고자 한다면 천둥은 민초들,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세상을 뒤바꾸고자 하는 입장에 서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종국에는 이들 두 친구는 서로가 서로에게 칼을 겨누게 될 것으로 예상이 되기도 합니다.

아역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드라마 <짝패>가 본격적으로 성인연기자들로 들어설 것으로 보여지더군요. 자신들이 가야할 길과 변화시키고자 하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이 스피디하게 소개되었고, 이제는 본격적으로 민초들의 봉기와 양반들의 권력계층간에 이루어질 권력에 대한 대립이 그려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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