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의집사, 나이 많고 못생기면 죄?

추석 특집 파일럿 방송으로 눈길을 끌었던 MBC의 심야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여우의집사>가 금요일에 정규방송으로 편성되었습니다. 지난주에 이어 방송된 <여우의집사>는 새로운 아이돌 스타 집사와 여자 연예인이 새로 영입된 모습이었습니다. 남자 고정 출연자들로는 집사장인 한류스타 류시원을 비롯해, 노홍철과 박휘순, 하석진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집사 출연자들은 새롭게 교체되어 아이돌 그룹 스타들이 등장했었죠. 2PM의 옥택연과 우영, 그리고 탤런트 김보성, 비스트의 이기광이 새로운 집사로 출연했습니다.

여우 출연자들도 첫방송에 모습을 보였던 조여정과 이청아, 최은경과 현영이 다시 연속출연했으며, 새로운 게스트로 서인영과 장신영이 등장했습니다. <여우의집사>는 제목 그대로 하루동안 여우들의 스케줄과 심부름 등을 옆에서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여자 출연자들에게 선택되지 못한 집사들은 하인이라는 컨셉으로 주방에서 요리를 하게 되죠. 하인으로 강등되더라도 좋은 점이 있기도 한데, 마음놓고 주방에서 먹을 것을 먹을 수 있다는 특혜가 주어진다는 점이죠. 또한 집사로 선택되더라도 좋은 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자 출여자들에게 좋지않은 주문을 받아도 반드시 들어줘야 한다는 인내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참신하다고까지는 아니더라도 새로운 연애 트랜디 버라이어티나 혹은 데이트 버라이어티 방송으로 '나쁘지 않은 듯하다'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었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지는 모습들에서는 자칫 외모지상주의나 혹은 나이차이에서 오는 세대격차를 보게 되지 않을까 싶은 우려도 드는 방송이더군요.

집사들로 출연하고 있는 남자 출연자들의 경우에는 꽃미남 아이돌 그룹의 맴버들이 섞여있고, 그 중에 나이많은 MC가 함께 등장합니다. 그리고 여자출연자들도 마찬가지죠. 하석진과 조여정의 여우와 집사라는 관계가 파일럿방송에서부터 눈길을 끌었던 커플이었는데, 파트너를 바꿀만해 보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연애방송을 보는 듯한 계속적인 커플형성은 <여우의 집사>라는 방송의 묘미보다는 오히려 데이트와 짝짓기 방송을 보는 고정적인 공식 커플만들기로만 보여지기도 합니다. 또한 이청아와 노홍철 역시 첫방송에서의 커플을 그대로 유지한 채 교체되지 않는 모습이었죠.

중년의 시청자들에게 <여우의집사>는 그다지 유쾌하게만 보여지는 방송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젊고 잘생긴 집사들에게만 고정되어 있는 여자 출연자들의 집사 선택은 남자의 외모지상주의를 보는 듯하기도 했었죠. 한류스타 류시원과 개그맨 박휘순은 연속 2주간 하인이 됨으로써 나이많고 못생긴 남자의 컨셉이 선택받지 못한 전형을 보여준 모습같기도 했습니다.

하석진과 조여정 커플에 동참하게 된 최은경 아나운서는 결혼한 유부녀에 나이많은 것이 흠이었을지 집사인 하석진에게 '연식'이니 드레스 입은 모습이 '설인'이라는 인상을 받는다는 등의 다소 좋아 보이지 않는 모습이 역력해 보이더군요. 중년의 시청자들에게 <여우의집사>는 그다지 환영받지는 못할 듯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방송시간대가 심야 시간대에 속해 있는 만큼 주 시청자들을 잡아야 할 것인데도 보여지는 방송의 모습은 십대에서 20~30십대에 국한되어 있는 듯한 컨셉으로만 보여지더군요.

여자 출연자들의 집사라는 컨셉으로 하루동안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집사의 자격을 준다면 상대방에 대한 선택권에서도 변화가 필요할 듯해 보이기도 하더군요. 특히 여자 출연자들에게만 국한되어 있는 선택권을 집사들에게 우선권을 주어 변화를 모색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졌습니다. 박휘순의 경우에는 하인으로의 강등으로 아예 자신을 하인체질이 맞다고 여길만큼 고착화시켜놓는 모습은 외모지상주의로 변화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여자 출연자들의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출연자가 아닌 매회마다 새로운 인물들로 교체되어 가는 듯해 보이기도 하고 남자 집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더군요. 이같은 시스템이라면 구태의연하게 저녁시간대에 방송되는 연애프로그램(데이트프로그램)과의 차별성은 없어 보이기도 할 듯해 보입니다. 주 시청자들이 어른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진행상의 변화, 집사가 자신의 여자출연자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강화될 필요성이 느껴지던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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