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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근초고왕, KBS1의 자존심같은 친정으로 온 대하드라마

by 뷰티살롱 2010.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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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드라마로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KBS1 채널의 대하드라마 <근초고왕>이 정통사극의 부활을 알릴 것인지 기대가 됩니다. 사극의 장르로 본다면 아마도 KBS1 채널에서 보여지던 <대하사극>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1996년에 방영되었던 <용의 눈물>이라는 드라마에서 비를 소원하던 이방원(유동근)의 열연이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로 KBS1 채널의 자존심과도 같은 드라마가 아닐까 싶네요. 그 이후로도 KBS1을 통해서 대하드라마로의 명맥을 유지하며 사랑을 받았었고, 특히 최수종 주연의 <대조영>은 높은 시청율을 보여주기도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잘못된 선택이었을지, 아니면 시대의 트랜드였을지 KBS1 채널에서 방송되던 대하드라마는 <대왕세종>이라는 드라마를 끝으로 채널을 2채널로 옮기기며 방영되었드랬습니다. 역사를 다루는 대하드라마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에게는 역사왜곡이라는 비난을 받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100% 사실성만으로 드라마를 완성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대왕세종을 끝으로 대하드라마는 한동안 KBS에서 볼 수 없었던 점에서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사극드라마가 차지하던 자리에 전쟁드라마가 선을 보이기도 했었고, 독립운동가의 전기를 다룬 단편의 드라마가 선을 보이기도 했었죠. 어찌보면 KBS1채널에서 대하드라마가 이제는 없어지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었죠.

그런데 지난주부터 새롭게 대하드라마를 선을 보였습니다. 바로 <근초고왕>이라는 KBS1의 사극드라마입니다. 3회가 방영되었는데, 볼수록 기대감이 드는 드라마더군요. 백제의 문화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근초고왕>은 여태껏 선보였던 <조선왕조오백년>의 시대에서 삼국시대로 자리를 옮긴 모습입니다. 특히 KBS1 채널의 <대하드라마> 사상으로는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처음 시도되는 드라마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삼국시대 후반기를 다루었던 작품은 있었습니다. 태조 왕건의 고려건국을 담고 있던 드라마로 신라와 백제, 고구려의 대치를 보여주기도 했던 작품도 있었고, 고려시대를 다루었던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근초고왕은 아마도 백제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절대군주라 할 수 있을 법합니다. 영토분쟁으로 고구려와의 끊임없이 대치되었던 시대적 배경이지만, 백제의 시조가 다름아닌 고구려의 시조 동명성왕 주몽의 왕후였던 소서노와 소서노의 아들인 온조왕이었다는 점에서 고구려와 형제국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두 나라는 계속적인 영토전쟁을 계속하고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근초고왕은 고구려의 고국원왕(사유)과 대치하며 남으로는 마한땅을 정벌하고 백제의 영토를 평양까지 넓힌 백제의 정복군주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KBS1의 <근초고왕>는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담고 있는 사극대하드라마입니다.

첫회와 3회까지를 시청하면서 <근초고왕>이라는 사극드라마의 장르를 만나는 즐거움보다 KBS1 채널의 <사극드라마>라는 점에서 반갑기도 하더군요. KBS의 대하드라마는 단순하게 환타지성이 짙은 전개보다는 사실성에 준한 전개를 장점으로 보여주고 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1인 영웅중심보다는 주인공의 주변인물들간의 대립을 통해 인간관계와 정치적인 행보, 그리고 서로간의 이권을 위한 권모술수의 쓰임새를 부각시켜 극의 긴장감을 보여주는 드라마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근초고왕인 부여구(감우성)이 처음부터 궁에서 쫓겨난 거지왕자이자 소금장수로 첫선을 보이고 있는 모습은 어쩌면 여타의 환타지성이 짙은 타 방송사의 드라마와 닮은 듯한 모습이기도 하지만, 백제 내에서 왕권을 놓고 위례성주 계왕(한진희)과 비류왕(윤승원)간의 신경전은 볼거리이기도 합니다. 특히 왕이라는 특정 군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인물구도와는 달리 드라마 <근초고왕>은 주변인물들의 섬세한 인물평전도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더군요.


그렇지만  한가지 우려되는 점은 주인공으로 부여구와 러브라인이 형성되게 될 부여화 역의 배우 김지수의 음주뺑소니 사건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드라마 시작전부터 여러 매스컴 뿐만 아니라 포탈기사에서도 과거 사건에 대해서 회자되기도 한 모습이고,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역사드라마로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초반부터 거지왕자로 등장해 눈길을 끌고있는 부여구 역의 배우 감우성의 사극도전도 볼만하고, 특히 백제와 대치되어 있는 고구려의 패왕인 사유 역의 배우 이종원 역시 카리스마를 발산하고 있습니다. 또한 왕을 중심으로 책사와 장군들의 역할을 맡고있는 배우들 또한 연기파 배우들로 채워져 있기도 합니다.

백제의 왕이자 아버지인 비류에게 쫓겨나다시피 한 부여구는 요서에서 소위 소금장사같은 신분으로 전락해 있습니다. 그렇지만 고구려와의 전쟁으로 비류왕을 구하고 전장의 혼란상황에 서게 되었습니다. 드라마 <근초고왕>은 단순히 고구려와 백제의 영토전쟁에 국한되어 왕의 일대기만을 보여주기보다는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보다 포괄적으로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들더군요. 특히 백제의 중국 요서지방으로의 교역이나 고구려와 북방의 연나라와의 대치를 보여줌으로써 한반도에서의 고구려-백제의 싸움이 아닌 고구려-백제의 대륙으로의 진출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들더군요.

KBS1 채널로 방송되는 <대하드라마 근초고왕>은 오랜시간 채널을 찾지 못하고 KBS2채널에서 표류하다 친정으로 복귀한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더 반가움이 들기만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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