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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동이 59회, 완벽에 가까운 천사표 동이의 모습-해피엔딩이지만 허전해

by 뷰티살롱 2010.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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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사극드라마 <동이>가 대단원의 막이 내려지고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숙빈 최씨(한효주)인 동이와 최대 대립각을 세우며 위기를 만들어놓던 장무열(최종환)은 마지막 무리수에 걸려들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 끝이 다소 허무한 모습이기도 하고, 마지막이라는 점에서는 해피엔딩이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사극 드라마 <동이>는 숙빈 최씨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장옥정(이소연)과 그 일당이라 할 수 있는 장희재(김유석)가 죽음을 맞이하고 유배행을 떠남으로써 사실상 갈등구조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나 다름없는 모습이었습니다. 막판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서 장옥정 대신에 숙빈을 목조르던 장무열이 있었지만, 장무열과 숙빈의 대립은 장옥정과의 대립만큼 긴장감이 감돌지는 않던 모습이었습니다. 인현왕후(박하선) 사후 숙종(지진희)의 두번째 계비가 되는 인원왕후(오연서)가 동이와의 갈등구조로 등장했지만, 사실상 두 여인의 관계가 앙숙과 반목보다는 친밀감이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때문인지 인원왕후와 숙빈의 대립각은 몰입도가 떨어졌던 것도 사실일 법 합니다.

처음에 등장했던 인원왕후가 적잖게 궁궐안에서의 분위기 파악차원으로 동이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었지만, 결국에는 좋은 사이가 될 것임을 누구도 의심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특히 경종보다 동이의 아들인 연잉군(이형석)을 더 아꼈다는 역사적 사실을 알고 있는 시청자들이라면, 능히 마지막에는 동이에게 웃음을 보여주고, 연잉군 또한 총애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파악하고 있었을 거라 보여집니다. 문제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시청자들에게 숨기기에는 남아있는 분량이 너무도 짧았다는 게 흠이었을 겁니다. 장옥정이 죽고나서 숙빈의 행보에 대해서 혹은 연잉군의 행보에 대해서 적잖게 스토리라인을 예상하고 있었을 거란 것이었죠.

장옥정 죽음이후 슈퍼우먼으로 급변해버린 동이
 

동이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사람은 드라마 상에서 장옥정이었다 할 수 있겠죠. 같은 후궁인 입장에서 숙종 사후 권자를 쥘수 있도록 세자(윤찬)를 보위에 올리려 했던 장옥정은 세자의 병인 자손을 볼 수 없다는 점이 두려워 자신의 아들이 왕좌에서 쫓겨나게 될 것임을 두려워했습니다. 어미인 입장에서 아들을 지키려 했던 장옥정의 욕심은 동이와 연잉군의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대립을 불렀던 모습이었습니다.

그에 비해 동이는 자신의 아들 연잉군을 보위에 올리려했던 욕심보다는 권력에 의해 사람의 목숨이 좌지우지되는 조정, 대신들의 욕심에 맞서 자신의 아들을 지켜내려 애썼습니다. 그렇지만 장옥정이 죽고 난 이후, 연잉군을 살리는 비책이 다름아닌 세자를 보위에 올리고 자신의 아들또한 보위에 올리는 것임을 알게 되었죠. 목숨이 위협받는 상태가 아닌 다른 사람보다 가장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 위협으로부터 완벽하게 보호된다는 권력의 생리를 알게 된 셈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최대 라이벌이라 할 수 있었던 장옥정의 죽음과 함께, 사실상 드라마에서 동이와 연잉군을 위협할 수 있어 보이는 인물은 미약한 모습이었습니다. 비록 장무열에 의해서 숙종이 궁을 떠난 사이에 세자를 위협한다는 감언이설과 음모로 동이를 압박하는 모습이었지만, 그 모습은 절대권력을 쥐고 있는 동이에게는 다소 약한 모습이나 다름없는 미약하게만 느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어찌보면 최종 연장방송이라는 점이 슈퍼동이로 변모해버린 드라마 <동이>의 약점이라 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할 수 있습니다. 이현궁으로 옮기게 되는 운명을 맞게 된 동이는 숙종이 궁을 비운 사이 장무열에 의해서 위기에 빠지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동이와 연잉군을 위협하는 대신에 장무열은 세자를 위협함으로써 사건을 숙빈 최씨가 만들어놓은 것처럼 꾸민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뛰는 장무열이었지만 동이는 제트기를 타고 날아다니는 형국이나 다름없었습니다. 한수가 아닌 세수 앞을 내다보며 차천수(배수빈)에게 사병을 은밀히 모으는 데까지도 계산에 넣는 모습은 도저히 당해낼 재간이 없는 천하무적 수퍼우먼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권선징악 구도의 옛날 이야기

숙종은 장무열의 계략을 알게되고, 완벽하게 증거들을 수집해낸 동이에 의해서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죠. 그동안 장무열에 의해서 쇠뇌되다시피 했던 중전 인원왕후는 동이의 마지막 말 한마디에 감동되어 그동안 치켜떴던 눈초리를 가라앉혔습니다. '숙빈의 모습이 진심으로 느껴졌다'라는 말 한마디로 그동안의 대립각을 일거에 날려저리는 모습이었습니다.

내지표신을 들고 호령하던 동이의 모습에 황당해 하던 장무열은 결국 숙종의 앞에까지 죄인의 몸으로 형틀에 앉았지만, '모든 것은 숙빈의 음모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소의 황당스러움이 엿보이는 장무열의 계략과 이를 저지했던 동이의 모습이었지만, 마지막까지 드라마 <동이>를 빛나게 했던 사람은 다름아닌 장무열이란 생각을 해 봅니다. 숙종은 장무열에게 어떠한 변명을 듣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니라며 장무열에게 분노합니다. 그리곤 사건에 연류되어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유배지에서 사사시키고, 저자거리에 목을 걸도록 지시했습니다.

장무열은 마지막 가는 길에서 서용기(정진영)와의 조우에서 의미있는 말을 남깁니다. 서용기는 영민한 머리를 달리 사용했다면 좋았을거라며 장무열의 잘못을 지적하자 장무열은 서용기에게 서용기또한 세자가 왕위에 오르게 된다면 무사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말을 합니다. 즉 권력계층이 이동하게 됨을 시사하는 말이었었죠. 노론과 소론의 대립은 경종과 영조를 거치면서 집권층으로 엇갈리면서 그 과정에서 각 계파에 속해있던 인사들을 처단했습니다. 장무열의 마지막 대사는 그러한 권력계층의 변화를 암시하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누가 왕이 되느냐에 따라 그 반대세력은 정적으로 간주되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웠던 것이 당파싸움이었으니 연잉군을 보좌하던 서용기는 세자가 왕위에 오르게 되면 자신보다 더 혹독한 고초를 겪게 될 것이라고 예언하는 듯했습니다.

장무열의 최후와 함께 동이와 적을 두고 있던 중전또한 달라진 모습이었습니다. 동이가 세자를 위협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던 중전으로써는 동이의 행동이 세자를 위해하고자 한다는 장무열의 말에 솔깃하던 모습이었죠. 그에 비해 숙빈에게는 세자를 지켜려 한다는 말을 동시에 듣고 있던 상황이었던지라 헷갈리는 상황이기도 했을 겁니다. 그렇지만 최후에는 숙빈의 손을 들어주었던 이가 중전이었습니다.

 
장무열의 계략이 와해되고 귀결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사극드라마라는 이미지보다는 한편의 옛날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더군요. 어릴적 할머니의 자장가 노래처럼 들려주던 옛날이야기 말이죠. 착한 사람은 상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권선징악 구도의 이야기를 사극화 시켜놓은 모습이랄까 싶은 모습이었습니다.

이같은 느낌은 어찌보면 1인칭 주인공 시점에 의해 너무도 아름답게 만들어놓은 숙빈 최씨의 일대기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 보여집니다. 숙종과의 로맨스로 영조의 생모가 된 숙빈 최씨이기는 하지만, 드라마에서처럼 완벽하게 천사표같지만은 않았을 겁니다. 장무열의 음모가 발본색원 되었지만, 동이는 스스로 궁궐을 떠날 것을 숙종에게 말합니다. 자신이 스스로 권력을 버림으로써 드라마 상에서 보여진 의연함을 보여주려 했던 모습이기는 했지만, 사가로 떠나려 결심을 굳힌 동이를 붙잡는 숙종의 모습을 시청하고 있으려니 '천사표'라는 단어가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기만 합니다. 어쩌면 사가로 떠난 동이는 천인의 왕이 될 소지가 다분해 보이기만 합니다. 소위 못난 사람을 위해주는 동이의 사가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드라마가 끝이 나는 것은 아닐까 싶다는 것이죠. 해피엔딩이기는 하지만 <동이>는 사극이라는 장르의 드라마입니다.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각색된 줄거리를 지닌다는 것이 사극이라는 장르입니다. 그 때문에 완벽에 가까운 동이의 결말이 아쉽기만 해 보이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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