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빙고게임, 사랑받는 데엔 이유가 있다

레슬링 특집인 WM7으로 극도의 긴장감과 걱정을 빗어냈던 <무한도전>은 설날 특집으로 신내리를 찾아서 어른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어찌보면 마치 극과 극을 달리는 듯한 모습이기도 했던 것이 레슬링 특집이었고, 추석특집이었다 할 수 있었죠. 하나는 시종일관 걱정과 염려를 불러일르키게 했던 반면에 또 하나는 완전히 개그코너같은 모습으로 돌변해 버린 모습이었으니까요.

그리고 레슬링 특집으로 인해 맴버들이 지쳤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한우선물셋트를 선물로 걸고 서울투어에 나섰습니다. <무한도전> 맴버들에 대한 일종의 배려일 수 있는 모습이었지만 그냥 주기엔 <무한도전>답지 않은 모습이었다고 할까 싶었던지, 미션수행을 통해 이기는 팀에게 한우선물세트를 주기로 한 것이었던가 봅니다.

맴버들은 서울시내를 돌면서 빙고게임으로 각각의 팀들이 가지고 있는 판넬의 빙고판을 열어 일렬로 정렬함으로써 빙고를 외치게 됨으로써 승리하게 되는 벌칙(?)을 수행해 나갔습니다. 빙고버스에서 진행된 게임도 있었지만, <빙고특집>은 대체적으로 팀원들이 밖에서 미션을 완수해 나가는 방법으로 진행되어 갔습니다.

정준하의 떡볶이집 잔반처리나 정형돈과 유재석의 상가 습격, 하하의 얼음땡 놀이, 노홍철과 정준하 그리고 유재석과 길이 팀이 되어서 개구기를 끼고 커피를 주문하는 모습 등등은 모두가 버스안이 아닌 밖에서 수행되었던 미션들이었죠. 박명수의 장군놀이도 그중 하나라 할 수 있겠구요.

빙고특집을 보면서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감정은 유난스레 개그적인 모습이었다거나 아니면 훈훈한 감동을 주었던 모습은 결코 아니었을 겁니다. 개구기를 쓰고 발음이 이상스레 발성되는 모습이 재미있었다면 재미라 할 수 있었겠지만, 그동안의 <무한도전>의 모습들과 비교해볼 때, 특출나게 재미있었던 모습은 아니었을 거라 보여집니다.

이번 <무한도전 빙고특집>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무한도전이 왜 그렇게 인기를 얻게 되는 것일까?
유재석의 팀원을 배려하는 모습?
아니면 길이나 노홍철 등이 선사하는 개그스러움?
건방진 컨셉의 박명수?
이도저도 아니면 하하의 복귀로 기대되는 심리일까요?

빙고특집을 보면서 그 답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 모습이었습니다.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의 <빙고특집>은 일종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한껏살리고 맴버들의 기를 살려주려는 듯한 모습이나 다름없었던 모습이었죠. 그렇지만 다른 예능 프로그램이었다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놓았을 법한 <빙고특집>류의 포맷이 나올법했지만, 무한도전에는 역시나 프로그램 자체를 하나의 잔치집같은 모습으로 만들어 버린 모습이었죠.

토요일 저녁에 방송되는 <무한도전>을 즐겨보는 이유는 요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에서 보여지는 독한 설정이나 폭로적인 모습이 없는 그저 평범한 모습의 프로그램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는 경우에야 맴버들이 준비해야 하고 과정이 있어서 맴버들에게 고정되어 있지만, 전체적으로 <무한도전>은 열려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종의 시민들이 만들어나가는 모습이 많다는 점이라 할 수 있겠죠.

그렇지만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참여형 프로그램과는 달리, 버라이어티 요소를 적절하게 버무려 놓고 있다는 게 특징이죠. 시골의 모습이나 지역소식을 전하는 평일 6시에 방송되는 생활프로그램들에서는 주인공이 다름아닌 일반인들입니다. 그렇지만 <무한도전>의 경우에는 주인공 자체는 7명의 맴버들이라 할 수 있지만, 그 주인공들을 중심으로 일반인들이 참여하고 있죠. 레슬링 특집에서도 쉽게 볼 수 있듯이 무한도전 맴버들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는 연예인의 모습이지만, 그 방송을 보는 주체는 다름아닌 일반인 즉 관중을 예외없이 함께 참여시키고 있는 모습입니다. 연예인=일반인 이라는 공식을 자연스럽게 방송으로 승화시켜 놓은 프로그램이 무한도전만이 가진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빙고특집을 보면서 최고라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은 이러한 일반인 참여형 프로그램의 모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한우세트를 놓고 게임을 벌이는 맴버들의 미션수행을 그들만의 게임으로 만들어놓았다며 그다지 눈길이 가지 않았을수도 있었을텐데, 다양한 미션들을 수행해 나가면서 알게모르게 맴버들은 사람들의 틈으로 들어갑니다. 다큐멘터리나 교양프로그램들이 보여주는 정보전달식이 아닌 연예인을 통해 자연스레 생활속으로 들어가있는 모습이었죠.

하하의 얼음땡이나 혹은 커피주문 등에 대한 미션 등을 수행하더라도 다른 프로그램이었다면 어떠했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요즘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이 대세이지만, 언제나 그러하듯이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은 특별한 사람들인 연예인들만의 리그나 다름없는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에서 단지 생활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벌칙수행에 따른 접촉이 전부라 할 수 있겠죠.

그렇지만 그에 비해서 <무한도전>은 사람들과의 소통에 거리감을 두지 않고 있는 단순함을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일반인들에게 연예인이라는 사람들은 사실상 특별해 보이기만 할 겁니다. 무언가는 다른 세상을 사는 사람들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죠. 그렇기에 거리에서 연예인이 타고 지나가는 차가 보여지면 누군지 궁금해 하고 커피숍에 나타나면 너나할것없이 들고있는 휴대폰을 들고 사진을 찍기도 할 겁니다.

빙고특집은 연예인과 일반인들이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일종의 생활이나 다름없는 모습이어서 보는 내내 훈훈한 느낌이 들더군요. 정준하는 쩌리짱이라는 별명을 얻고있지만, 레슬링특집으로 <무한도전>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감을 보여주었었죠. 그 때문인지 거리에 모인 사람들에게 스타못지않은 인기를 모았습니다.

이번 <빙고특집>을 보면서 무한도전이 인기를 얻는 이유가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되더군요. 특별한 미션수행으로 인기와 관심을 모았던 것도 많았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무한도전>을 보면서 특별한 것을 내세우지 않는 평범함이 어쩌면 가장 큰 무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들이 거기에 있으면 그들을 자연스레 카메라 안으로 들여놓으며 방송을 함께 해나가는 게 무한도전이기 때문이죠.

커피숍 안으로 개구기를 끼고 들어간 노홍철이나 정준하, 패션몰에 들어가 여자옷을 사입고 나오던 정형돈과 유재석, 시민들에게 분식집을 점령하게 만든 박명수의 장군놀이는 그들의 힘만으로는 완성할 수 없었던 모습이었습니다. 연예인의 등장에 당황스러워하면서도 반가워하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자연스럽게 <무한도전>화 시켜놓은 모습이었죠.

개인적으로 즐겨보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중 하나가 <청춘불패>나 <1박2일>, 지금은 없어진 모습이었지만,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져 보였던 <승승장구>라는 프로그램의 <지금우리만나>라는 코너 등이었는데, 이러한 프로그램들에서 볼 수 있는 것은 교양프로그램들이 전해주는 훈훈한 인정과 향수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무한도전 빙고특집>은 재미있고 훈훈한 모습을 보여준 미션이었다고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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