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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리뷰

청춘불패, 잡초가 자란 논의 황당함-예능으로 보기엔 마음아팠던 까닭

by 뷰티살롱 2010.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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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걸그룹 맴버들이 모여 농촌생활 체험기를 그리고 있는 <청춘불패>의 지난 17일자 방송모습을 시청하면서 농촌생활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기만 했습니다. 어린시절, 고등학교 졸업때까지도 시골에서 자랐던지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청춘불패>에서 농작물을 심고, 수확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거 부모님을 도와서 농사일을 거들던 시절이 떠오르곤 합니다. 그 때문에 <청춘불패>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주는 재미있는 장면들을 보면서 웃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시골인 농촌생활에 대해서 찾아볼 수 있어 아련하기만 한 프로그램이죠.

인기 걸그룹들인 카라, 티아라, 브라운아이드걸즈, 시크릿, 에프엑스, 애프터스쿨의 맴버들에 대해서 열광할 정도의 나이가 아니지만 <청춘불패>는 농촌생활의 단면을 잠깐이나마 보여주는 모습이 많습니다. 지난 두어달 동안에 G7은 논농사보다는 밭농사에 치중해서 일을 전개해 나갔었고, 수확했던 농작물을 경연대회나 시장 등에 파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렇지만 두어달 동안의 바쁜 일과를 보냈지만, G7이 봄에 심어놓은 벼들은 단 두달동안 잡초에 묻혀버려 마치 폭격을 맞았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피'라는 잡초와 심지어 나무까지 논을 점령해 버린 모습이었습니다. 두달 전이라면 한여름이었겠죠.

G7의 논에 자란 피뽑기를 위해서 일반인들이 참여해 1기 체험단까지 동원되었습니다. 하루종일 시작된 피뽑기는 저녁 늦게서야 끝마칠 수가 있었던 모습이었죠.


흔히 가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황금들판, 벼들이 노랗게 익어있는 황금들판을 연상할 것입니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보면서 구하라의 트랙터 도전기와 체험단들과 함께한 피뽑기 모습들, 애프터스쿨의 주연과 티아라의 효민, 에프엑스의 빅토리아 등이 체험단에 참여했던 일반인들과 러브라인을 만들어 시선을 끌기도 하는 모습이 엿보이기는 했었지만, 이번 <피뽑기 체험>에서는 그들의 재미있었던 일상들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더군요. 왜냐하면 농촌의 대표적인 일과인 논농사의 어려움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흔히 가을이 되면 황금벌판으로 변해버린 논을 보면서 그 화려하고 장엄함에만 놀라워합니다. 벼들이 익어 고개를 숙이고, 점차 푸른빛에서 황금색으로 변한 들판을 바라보면 '가을이 왔구나'하고 감탄스러워 하죠. 하지만 그 황금들판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더운 여름날에도 농촌에서는 쉴새없이 더운 햇살아래에서 일을 해야만 하죠. 도시생활에서야 더우면 에어콘이 나오는 건물에 들어가 땀을 식힐 수 있겠지만, 농촌에서 직접 농사일을 하는 어른들은 무더운 여름날에도 땡볕에 나가 논에 자라난 작은 잡초들을 속아내며 피뽑기를 해 나갑니다.

단 두달동안 방치해 놓았던 G7의 논에는 이미 잡초들의 벼들을 제압하고 영역을 점령해 버린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주말이면 아버지와 함께 논에 나가 잡초를 뽑던 일들이 떠오르더군요. 햇빛을 피할만한 장소라고는 찾을 수 없는 들판에서 오르지 햇살을 가려주는 건 쓰고있는 밀집모자가 전부였고, 김매기가 끝이나면 팔뚝에는 풀독이 올라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습니다. 여름의 뜨거운 햇살을 하루종일 맞고 저녁이 되면 팔둑에는 자랑스런 썬틴 자국(지금이야 시원한 특수면소재가 출시되고 있지만, 당시엔 반팔이 전부였었습니다. 더군다나 풀독때문에 반팔은 입지 못하고 늦가을이나 초봄에 입는 긴팔을 입고 작업해야 했었던지라 더위는 배가되었죠)이 선명하기만 합니다.

<청춘불패>는 일종의 오락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웃음만 전해주는 단순한 오락프로그램은 아니죠. 이번 피뽑기를 보면서도 오락프로그램이 전해주는 웃음코드들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소위 체험단과 G7간의 러브라인은 대표적인 예일 것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청춘불패>를 보면서 그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이 단순히 예능이나 오락으로 시청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들기만 합니다. 무언가 농촌생활에 대해서 느끼게 된다면 <청춘불패>는 대단히 훌륭한 프로그램이 할 수 있겠죠. 개인적으로야 시골에서 생활했던지라 예능프로그램인 <청춘불패>를 보면서도 웃기는 것보다는 프로그램에서 보여지는 잔잔한 면을 더 많이 발견하게 됩니다. 일종에 시골에서의 생활이나 농부들의 노력 등이 생각난다고나 할까 싶어요.


알록달록하게 예쁜 포장에 상품으로 진열되어 있는 쌀들을 사먹는 도시 사람들로써는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 야외로 나가서 혹은 주말농장이라는 곳을 통해서 농사일을 체험할 수 있겠지만, 사실 도시 사람들이 체험하는 농촌의 생활은 십분의 1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피뽑기 작업을 하는 <청춘불패>의 모습을 보면서 단순히 재미로만 시청하지 않고 무언가를 느꼈으면 하는 바램이 들더군요. 한톨의 쌀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농민들이 흘리는 땀방울은 많다고들 합니다. 두달동안 바쁜 일정으로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던 텃에 잡초 투성이 논이 되었던 G7의 논과 잡초제거 작업과정을 시청하면서 농민들의 힘든 일상에 숙연해 지기만 했습니다. 이제 곧 추석이 다가옵니다. 추석을 전후로 들판의 벼들이 추수가 되겠죠. 햇살이 시중에 판매가 되고, 혹은 이미 판매되고 있기도 합니다. 농촌이 기계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사람의 손을 필요로 하는 작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수고스러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바램이 들어요. 완전하게는 아니더라도 농촌의 생활을 체험하며 직접 농작물을 재배하고 체험해가는 G7의 모습이 의미있는 까닭이 이러한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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