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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로 떠나는 드라이빙

보성 녹차,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 수제차 전문가를 만나 차향에 빠졌던 사연

by 뷰티살롱 2010.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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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생활하다보니 인스턴트 음식에 어느새 길들어져 있지는 않나 싶습니다. 인스턴트 음식은 아니더라도 어느새인가 도심 한가운데를 점령하고 있는 것의 대표적인 음료는 커피가 아닐까 싶습니다. 현대인들의 마시는 음료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으면서도 가장 선호도가 높은 음료이기도 한  것이 커피라 할 수 있겠죠. 우후죽순처럼 도심의 프랜차이즈를 차지하고 있는 커피전문점들이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흡사 문화를 넘어서 경쟁이라 할만큼 그 수가 기하급수적이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합니다. 소비되는 양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어떻게 생각해 보면 커피를 마시는 것이 문화적인 삶을 살아가는 지성인의 모습같은 모양으로 변해버린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대중음료로 자리하고 있는 커피의 인기에 밀려나 있는 우리차가 녹차일 듯 합니다. 다소 발효된 홍차와는 달리 녹차는 잎 그대로의 모습을 차로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렇지만 대도시에서의 녹차의 모습은 좋은 차향과 모습이라기보다는 티백과 인스턴트 등에 가려져 빛을 못보고 있는 듯한 모습에 안타까움도 드는 우리차 중에 하나라 할 수 있어 보이더군요.

여름 휴가를 맞아서 오랜만에 화순에 친구를 만나기위해서 전라남도로 내려갔었는데, 화순과 가깝게 인접해 있는 보성을 찾아보았습니다. 평소에도 커피보다는 녹차나 우리차 계열을 많이 음용하고 있기에 보성이라는 곳의 녹차재배지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죠.

  
보성의 녹차밭은 드라마 촬영장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골마다 정리되어 있는 보성차밭의 모습을 보기위해서 전국의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보성차밭의 진정한 묘미를 알기 위해서는 겉으로 보여지는 차밭이 전부는 아닐거라 보여지더군요.

다행히 친구가 화순에 있던지라 보성의 수제차를 직접 구매해서 마시곤 하는 모습이더군요. 자기가 알고있는 수제차 전문가가 있으니 그곳으로 가서 차도 시음해보고 가능하면 차도 구매해보라고 해서 함께 동행해 보성으로 향했습니다. 보성차밭(드라마촬영장소로 인기있는 곳)은 외부적으로 보여지는 모습이 정돈되어 있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녹차의 효능에 대해서는 일반인들도 많이 알고 있기는 하지만 커피에 비해서 많이 음용되지 않고 있는게 사실일 듯합니다. 보성녹차밭은 인기드라마였던 <태왕사신기>에서도 등장했었던 곳입니다. 어쩌면 동시 환상적이었던 그래픽과 녹차밭이 어울어져 찾는 이가 더 많아졌을 수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흔히 일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은 드라마와 촬영장소와 보성차밭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일 겁니다. 산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정상에 마련되어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눈아래 펼쳐져 보이는 차밭을 내려다보면서 기념촬영도 찍고, 볼거리도 만끽할 수 있을 테니까요.

특히 이곳에서는 녹차 시음도 할 수 있어서 어렵지 않게 보성차밭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기도 하죠. 드라마 촬영장소에서 불과 5분여거리밖에 되지 않기때문에 촬영장을 들러 전망대까지 걸어서 갈 수도 있으리라 보여집니다.
 
 
그렇지만 보성녹차를 깊이있게 알기에는 부족함이 있을 듯해 보이기도 하죠. 단순히 관광을 위해서 찾은 것이라면 전망대와 촬영명소를 찾아 메타세퀴이야 길을 걸어보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을 것이지만, 좀더 자세하게 보성녹차를 즐기고 싶다면 보다 세세한 곳을 여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해 보입니다.

예전에 친구가 보성에 왔다 수제차를 만드는 분이 있다는 곳을 알기에 전망대를 들러 보성차밭에서 내려다보이는 호수가로 내려갔습니다. 보성에는 수제차 만드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보여지는데, 솔직히 초행길이라 어디가면 좋을지 몰랐기에 친구안내를 받는것이 일종의 여행의 팁이 되었던 셈이죠.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민박집이었는데, 아마도 웬만한 여행하시는 분들은 이곳이 어디라는 것쯤은 알고 계실거라 보여집니다. 얼마전 명차 콘테스트에서 수상을 받은 분이 운영하는 민박집이기도 한데, 인터넷이 편리하다는 게 이럴때 사용하는가 봅니다(당시 여행길에서는 몰랐었는데, 나중에야 제가 마셨던 차가 명차를 수상한 녹차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즈넉한 호수의 풍경만큼이나 녹차향이 배어나오는 민박집이었는데, 안으로 들어서니 판매하기 위해 진열되어 있는 다기세트와 직접 제조한 각종 수제차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친구가 지난번에 들렀던지라 차를 시음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주인 아저씨의 마음씨만큼이나 녹차를 담는 후덕함에 녹차향이 실내안에 감돌았습니다. 도시에서 티백포장으로만 마시던 녹차의 향기와는 비교도 되지않는 은은하면서도 단내가 나는 향이 나더군요. 맛을 보기전에 향에 먼저 취하는 듯 했습니다.


티백으로 마시는 녹차에서는 노란색깔이 진하게 보이지가 않는데, 이곳에서 맛보는 시음녹차에서는 한잔가득이 연노란 녹차의 색깔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전문가 분의 말로는 4월에 따는 녹차를 상품이라고 하더군요. 인스턴트처럼 포장되어 나오는 녹차만을 마셨던지라 정확하게 언제 따야 하는지도 가물가물하던 차에 전문가 분의 말을 들으니 한여름에 마시는 녹차였음에도 봄향기가 나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흔히 4월 초순에 따는 차잎을 천명이라 하고 20일 경에 따는 차를 곡우로 나누기도 합니다(보다 자세한 수확에 대해서는 이만 줄이기로 할께요^^)

시음으로 마신 녹차는 4월초순에 딴 첫잎으로 만든 녹차라고 하더군요. 세번이나 차를 우려마셨는데도 그 향이 지속되기도 했었지만, 무엇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 이야기를 하면서 마시는 것이 더할나위없이 좋기도 했습니다. 수제차 전문가 분의 말씀으로는 수제차의 특성상 대량으로 만들수 없는 것이 단점이라고 하시면서도 수제차 만드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습니다. 일일이 수작업에 의해서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운 작업을 거쳐야만 수제차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녹차는 중국의 보이차나 다른 나라의 차들과는 달리 그 잎이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하더군요. 그렇기에 한번 살청을 할 때에도 얼마나 수분을 머금고 있어야 하는지, 그리고 유염을 할 때에도 잎에 남아있는 수분의 양에 따라 좋은 녹차가 나올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마셨던 차를 직접 손으로 비비면서 좋은 녹차는 잎이 그대로 살아있아야 좋은 녹차라고 하더군요.

전문가의 말을 듣고 다기에 담겨져 있는 녹차잎을 손가락으로 물질러 보았는데, 신기하게도 살청과 유염 과정을 거쳤음에도 잎이 뭉그러지지 않더군요.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노란 색감을 만들어내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가끔 사무실에서 마시는 티백포장의 녹차를 마실때에는 떨뜨름한 맛을 경험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수제차는 서너번 우려마셔도 떨뜨름한 맛이 들기가 없는다는게 특징입니다.

일본의 다도문화가 복잡하면서도 예의를 중시하는 모습이 영화에서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만큼 차를 즐기는 것이 하나의 예법으로 전해지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다도에 복잡한 예법을 들여놓을 만큼 매니아는 아닙니다. 단지 차를 마시는 것이 다른 사람과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이기에, 차에서 배어나오는 향기가 있기에 즐기곤 합니다.

수제 전문가와 차를 마시면서 수제차를 만드는 것에 대해서 물어보기도 했었는데, 복잡하고 재배하는 것도 어렵지만 그 표준을 정하는 것을 통일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친환경으로 재배해서 표준도 인증했는데, 요즘에는 여러곳에서 지정하는 표준이 있다보니 복잡하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일일이 각 단체나 부서에서 내놓는 표준들을 따라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였습니다.


요즘에는 수제차를 만드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하더군요. 그도 그럴것이 수제차를 완성해 내는 과정도 힘들거니와 상품화해서 시장에 팔수있는 길이 어렵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기계식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재배농가가 많아졌다고 하는데, 관광객들에게 인기있는 정돈되어 있는 곳들은 사람들이 일일이 수확하는 것보다는 기계식으로 의존하는 곳이라고 하더군요. 기계식의 경우에는 대량생산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도 하고, 보성녹차밭을 구경하기 위해 오는 관광객들에게도 좋은 볼거리가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기계식에 의해 재배되는 녹차재배가 오히려 고맙다고 하더군요. 언제부터인가 우리차인 녹차를 찾는 사람들이 많지가 않은게 사실이지만, 이곳 보성에서도 산자락에 가지런하게 재배되어 있는 녹차밭을 구경하고 돌아가는 관광객들이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정돈되어 있는 녹차밭이 없다면, 찾아오는 사람조차도 없을 것이 아니냐고 하더군요. 오히려 그런 볼거리 때문이라도 녹차에 대한 인식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오히려 고맙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녹차에 대해서 대학교를 다닐때에 어느 한 선배가 한말이 떠오르더군요. 녹차는 세번을 마셔야 그 깊이를 알 수 있다고 하더군요. 첫번째 찻잔에 우러난 녹차는 강한 맛이지만 그 깊이가 없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가장 좋은 녹차의 맛은 두번째 찻잔에 담긴 차맛인데, 은은한 향과 맛이 사람들이 마시기에 미각과 후각을 자극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세번째 잔은 맛에서는 떨어지지는 하지만, 은은한 향이 있이 머리를 말게 해 준다고 하더군요. 정확한 지식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의미가 어쩌면 이런 뜻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차 한잔에 사람을 만나서 인사하고
차 두잔에 차향에 빠지고
그리고 마지막 잔에 그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

다도라는 것에 대해서는 잘은 모르는 편이지만 수제차 전문가 분을 만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만큼은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만큼 처음에는 그저 여행의 길에서 낯선 사람을 만나서 어색하게 인사했었지만, 녹차를 한두잔 마시면서 차의 향기와 맛에 서서히 서로간의 마음이 전해지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더군요.

 
녹차를 마시고 나서 발효차인 홍차 종류도 시음했었는데, 개인적으로 홍차의 시크한 향기가 그다지 끌리지는 않았었지만 맛에서만큼은 좋더군요. 발효차를 직접 개발해내는 분인지라 어떤 차가 언제 마시는 것이 좋은지도 추천해 주시더군요^^


녹차도 그렇지만, 발효차도 수확했던 잎 모양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녹차 시음뿐 아니라 발효차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시기도 했었는데, 방문을 여니 차향이 그대로 코속으로 들어오기도 하더군요. 전문가 분은 떡차를 개발하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보성에 가신다면 다도락이라는 곳을 한번 들러보세요. 꼭 구매를 위해서는 아니더라도 시음을 할 수 있는지 여쭈어보면 아마도 지나가는 여행객들에게 차한잔을 주실거예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수제차 전문가분이 누구였나 싶었었는데, 다름아닌 '유정금낭'  발효차로 대한민국 올해의 명차를 수상했던 조현곤씨더군요. 

                       <올해의 명차 수상자인 다도락 민박의 조현곤 사장>

유명한 분이었다면 기념으로 사진이라도 찍어왔어야 했었는데, 애초에 누구였는지 모르고 갔던 터라 아쉽기만 했습니다. 발효차로 마셨던 차는 유정금낭은 아닌 은낭차였는데, 금낭과 은낭 청낭 3가지가 있습니다. 친구가 구매해서 집에서 마시고 있던 발효차는 청낭에 속하는 것이였죠. 나중에 친구집에 들러 집에 있다는 청낭을 마셔보기는 했었지만, 역시나 제 입맛에는 발효차보다는 녹차가 좋았습니다.

다도락에서 마셔본 녹차를 생각해보니 중국의 보이차는 용정차 등이 유명하기는 하지만, 우리차인 녹차는 세계의 명차에 뒤지지 않는 맛과 향의 깊이가 있었습니다(보이차를 마셔보지는 않아도 모르겠지만요). 시음했던 녹차의 향이 너무도 좋아서 한통 구매해서 돌아왔는데, 사무실 사람들도 구매해온 녹차맛에 모두들 흠뻑 빠져있습니다. 이러다 금방이라도 떨어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ㅜㅜ.
여름휴가로 다녀온 보성의 녹차재배지에서 우연히 만났던 수제차 전문가인 조현곤 사장님을 만나 차에 대해서 나누었던 시간이 무척이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혹시 장소가 궁금하신 분들은 토탈검색에서 다도락을 쳐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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