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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김수로 1회, 스파르타쿠스를 만들 작정이었나?

by 뷰티살롱 2010.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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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제왕과 해상왕국을 건국했던 가야의 김수로의 일대기를 드라마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벌써부터 설레기만 합니다. 벌써 첫회를 방송했지만 아직 주인공인 김수로의 본격적인 일대기로 들어가지 않은 모습이죠. MBC에서 특별기획드라마로 방송되고 있는 주말드라마인 <김수로>의 첫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어떤 느낌이 있었을까요.

아직까지 본격적인 내용속으로 들어가지 않은지라 뭐라 평가를 내린다는 게 어쩌면 우를 범할 수도 있겠지만, 첫방송을 보고 나서 아쉬움이 많이 드는 드라마였습니다. 화려한 전투씬과 연기파 배우들의 깊이있는 연기는 <김수로>라는 주말 사극드라마가 성공할 수 있는 요소가 될수도 있을 법합니다. 하지만 첫방송에서 본 <김수로>는 너무도 많은 욕심을 내고 있는 모습이 아니었나 싶기만 합니다.

가야라는 국가는 한민족사에서 고대사에 해당하는 아련함을 지니고 있는 역사입니다. 고구려라는 국가가 그러하듯이 가야라는 고대국가에 대한 많은 사료들이 남겨있지 않기에 어쩌면 현대인들에게는 오로지 신화나 전설과도 같은 국가나 다름없는 역사지요. 신라의 건국신화가 그러하지만 가야의 건국신화 또한 한민족이라는 역사의 한 흐름상에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같은 아련함이 있는 고대사의 한 부분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만큼 기록으로 전해져오는 기마민족의 위상이었던 고구려의 기록이나 가야라는 국가의 기록은 많이 전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역사적 유물로 전해져오는 가야의 금속문화(철기문화)와 해상국가로써의 위용을 드라마로 재현해 보여진다는 점에서 관심이 가는 드라마입니다.


첫회에서는 김수로의 출생에 대해서 다루었던 내용이었습니다. 가야는 하나의 국가가 아닌 연맹체의 모습으로 보여졌고, 백제에서 왕이라 칭하는 사람이 등장했다는 드라마속에서의 대사도 보였죠. 일종에 아직까지 한반도에서 하나의 나라라는 개념이 아닌 부족형태가 주요 배경이라 할 수 있어 보였습니다. 나라으 건국은 왕을 중심으로 강력한 왕권을 형성한다는 점이 부족이라는 의미와 다른 모습일 듯 싶습니다. 그렇기에 가야라는 나라가 여러 부족형태에서 강력한 철기문화를 이루어냈는지 형성과정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을 듯 싶더군요.

역사 사극드라마의 장르를 즐기는 터라 김수로(지성)라는 드라마에 대한 관심도 높기만 합니다. 하지만 첫방을 연 드라마 <김수로>는 너무 많은 욕심을 드러낸 드라마로만 보여지더군요. 한반도에서 강력한 철기문화를 바탕으로 주변의 백제와 신라에 복속되지 않았었던 가야의 강력한 군사력과 문화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드라마는 일종의 비주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보여지는 것이 어쩌면 성공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지나치도록 강력한 화력을 선보이는 모습은 왠지 고대사의 모습이 아닌 고구려, 백제, 신라라는 삼국시대를 보는 듯한 모습이고 마치 대조영이나 조선시대의 배경으로 보여졌던 KBS의 대하사극을 연상케하는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역사적인 근거를 통해 김수로의 태생을 흉노족이었을거라는 추측이 드라마 <김수로>의 주요한 탄생설정이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왠지 거북스러운 면도 없지않아 들기도 하더군요. 예전에 최인호 작가의 <제4의제국>이라는 책을 읽었었지만, 드라마상에서 비추어지는 김수로의 탄생을 보게 되는 시청자들에게는 일종에 거부감이 드는 부분이 아니었을까 싶어보였습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드라마를 단지 드라마로 즐기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거라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로 드라마를 보면서 다양한 사료들을 시청자들이 찾아보는 것도 중요한 모습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첫회의 모습은 호평과 혹평이 엇갈리는 모습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특히 첫회에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전투씬을 두고 여러 엇갈리는 평이 나올 거라 예상이 들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과도한 욕심이 엿보이는 장면들이 보여져 드라마의 깊이를 떨어지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듯해 보이더군요. CG의 모습은 어쩌면 그 중심을 이루고 있을 거라 보여집니다. 대규모 전투를 앞두고 한나라와 대치하고 있는 제천금인의 족장 김융(김형일)과의 일대 전투는 순간적으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영화에서 흔히 쓰여지고 있는 컴퓨터그래픽 덕에 전투씬을 한층 실감나게 만들어놓고 있습니다. 드라마에서도 이같은 모습은 찾아볼 수 있는데, KBS의 <추노>에서도 청나라와 대치했던 첫 장면에서 CG의 화려함이 보였었습니다. 드라마 <김수로>에서도 한나라와 제천금인의 전투씬은 화려한 CG가 일품이었던 모습이기도 했었지만,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허접해 보일수도 있는 CG모습이었습니다. 그렇지만 TV드라마로 총 32부작에 200억이라는 제작비를 고루 투입했다고 한다면 그리 나쁘지 않았던 모습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드라마 상에서 보여지는 과도한 CG의 처리는 오히려 역효과를 내게 만드는 부분도 적잖게 보였습니다. 날아가는 화살의 모습이 CG로 처리되었다는 것은 한눈에 보기에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완성도가 떨어지는 모습이었죠. 하지만 그보다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모습은 다름아닌 기마병들이나 창병들이 뒤섞여 싸우는 모습이었습니다.


달리는 기병들을 긴 창으로 저지하거나 죽이는 장면 등에서 과도하게 보여지는 피 튀기는 장면은 왠지 어설픔을 벗어나  미국드라마인 <스파르타쿠스>를 생각나게 하더군요. 케이블 방송에서 이미 국내에서도 소개된 바 있는 <스타르타쿠스 : 피와모래>는 성적 장면과 잔인스러움이 많이 노출된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격투사들이 싸우면서 뿜어져 나오는 낭자한 선혈의 모습들은 시선을 자극하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전투씬의 묘미는 사실감을 어떻게 살려내는가가 중요한 펙터일 수도 있겠지만, 왠지 드라마 <김수로>의 전투씬은 그동안 한국드라마, 사극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을 많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러한 장면들을 CG를 활용해서 시청자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모습이기도 했었지만, 한국전형의 사극드라마를 보는 듯한 모습이라기 보다는 일본의 사무라이 영화(현대 일본액션영화에서도 많이 등장하는 모습이 피가 튀기는 장면들이기도 합니다)에서 많이 보았음직한 혹은 미드에서 보았던 탓에 어색함이 크기만 하더군요. 김융(김형일)의 죽음으로 구야국으로 향하는 배를 타게 된 정견비(배종옥)는 배안에서 아이를 낳게 됩니다. 배안에서의 모습 또한 CG를 통해 만들어진 모습이었는데, 완성도가 떨어지는 모습이기도 했었죠.


그렇지만 무엇보다 실망감을 안겨다 주었던 것은 다름아닌 김융의 죽음 장면이었습니다. 자극적인 시선처리를 통해 한꺼번에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려 했던 것이었을까 싶기도 했었는데, 김융은 정견비를 떠나보내며 적진으로 말을 타고 달립니다. 그리고 유천(장동직)의 화살을 맞게 됩니다. 연이어 궁수들이 쏜 화상을 맞아 말에서 떨어진 김융에게 불과 1미터도 되지 않은 거리에서 마지막으로 화살세례를 퍼부는 장면은 가학적인 모습을 떠나서 너무 허접하게 일관한 모습이었습니다.

적장을 장수였던 김융의 최후를 장렬하게 보여주지는 못하더라도 근거리에서의 화살이라는 부분은 공감이 가지 않을뿐더러 제작진이 너무도 욕심을 부린 결과가 아니었나 싶어 보였죠. 일종에 장렬한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서 과도하게 설정된 장면이라 할 수 있을 법한데, 그 수위가 높아 오히려 역효과였다는 얘기죠.

그렇지만 여러가지 부적절했던 장면들과 어설픈 CG의 모습을 보였다고 하지만, 여전히 기대감이 높은 드라마이기만 합니다. 그중에서도 역사적으로 가야라는 국가에 대해서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개인적으로는 해박한 지식도 많지 않은터라 드라마가 전개될 때마다 인터넷이나 각종 글들을 수집해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잊혀져있는 고대사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는 드라마라고나 할까 싶기도 합니다. 과도한 현대식 기술을 적용시키는 것이 어쩌면 독이 될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특히 <김수로>라는 드라마는 어쩌면 이미 방영되었던 인기 사극드라마였던 <선덕여왕>의 전작이 아닐까 싶어 보입니다. 김유신 장금은 금관가야 김수로왕의 후손으로 드라마 상에서 선덕여왕이 가야유민을 신라의 백성으로 포섭한 것이 삼국통일의 초석을 이루었던 가야의 철기문화로 보여졌었죠. 그만큼 삼국에서 철기문화가 가장 강력했던 국가였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러한 연장선상을 생각하면서 시청한다면 또다른 고대국가의 형성을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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