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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라

일라이(2010), 잿빛 세상에 드리워진 광기와 믿음의 전주곡

by 뷰티살롱 2010.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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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2010년에 개봉 기대작으로 손꼽았던 영화가 덴젤워싱턴과 게리올드만 두배우의 등장만으로 눈길이 가던 <일라이>라는 영화였습니다. 두 연기파 배우의 등장으로도 주목을 끌었지만, 한편으로 SF 미래 영화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았던 영화였죠.

2043년, 폐허가 된 지구를 구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의 열쇠…
지키려는 자 VS 빼앗으려는 자
인류의 운명을 건 마지막 대결이 시작된다!

모든 생명이 잿빛으로 변해가고, 물 한 모금조차 얻기 힘든 인류.
멸망의 위기에 놓인 세상을 구할 수 있는 마지막 열쇠 둘러싼 목숨을 건 대결이 시작된다!
지상 최후의 문명 도시로 이를 전달하기 위해 지키려는 자, 일라이.
그리고 세계 지배를 위해 이를 빼앗으려는 자, 카네기.
이들은 각자의 목적을 위해 서로를 공격하는데…

                                다음영화에 소개된 영화 <일라이>의 소개내용
 

특히 영화 사이트에서 소개되는 영화에 대한 소개와 예고편으로도 왠지 흡족해 마지않을 기대감이 들기만 했던 영화였습니다. 주인공 일라이를 연기한 덴젤워싱턴의 출연작들을 돌이켜 보면 액션영화에 등장했던 모습들에서 적잖게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맨온파이어>에서의 보디가드나 <펄헴123>에서의 지하철 관계자라든가 혹은 <데자뷰>에서 형사로, <아메리칸 갱스터>에서의 보스를 열연했던 전작의 영화들에서 덴젤워싱턴은 액션영화의 리얼리티를 제대로 살리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영화 <일라이>를 보려는 관객들은 어느정도의 덴젤워싱턴의 이같은 연기를 기대할 것이라고 보여지기도 합니다. 혹은 게리울드만의 연기를 기대하기도 하겠죠. 특히 영화의 전반에 깔려있는 미스테리한 소개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궁금증을 일으키게 할 것으로 보여지더군요.


2043년 지구는 문명의 이기때문인지 아니면 자연재해에 의해서인지 알수없는 재앙에 의해 문명이 끝나버리고 세상은 잿빛세상으로 변해버려있습니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던 화려한 문화의 잔재가 사라진 지구상에는 오직 약탈과 광기, 그리고 잔혹성이 남아있을 뿐이었죠. 어쩌면 문명이 끝나버린 원인이 자연재해보다는 핵폭발에 의한 것이라는 가정을 생각하게 합니다. 스크린 가득히 보여지는 회색빛의 세상이 그러할 것이라는 상상을 하게 만들죠.

회색의 세상. 희망이 사려져버린 세상에서 주인공 일라이는 어딘가를 향해 계속해서 걷고 또 걷습니다. 그에게 던져진 소명은 지구의 문명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도시에 책을 전달해주는 것이었죠. 세상은 빼앗는자와 지키려는 자로 구분되어 약탈이 자행되는 곳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안전하게 책을 전달해 주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영화 <일라이>의 원제는 <The book of ELI>입니다. 제목대로 한다면 <일라이의책>이 되겠지요.

주인공 일라이가 지니고 있는 것이 무엇이길래 사람들은 그의 책을 빼앗으려고 하는 것일까요?
세상을 지배할 수도 있는 위력을 지닌 책이라면 선뜻 떠오르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보여지기도 하죠. 세상에 가치관과 윤리관이 사라져버린지 오래이고 그러한 세상에서도 선한 인간들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구원의 길을 만들어주는 것은 다름아닌 종교가 아닐까 싶습니다.


 일라이와 카네기의 대립은 일종의 선악의 대립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지키려는 자인 일라이와 일라이에게서 빼앗으려는 자인 카네기는 서로 다른 양단의 끝에 서 있는 선악의 다른 모습이라 할 수 있겠죠.

영화 <일라이>를 관람하게 된 데에는 적잖게 이제 개봉 30여년이나 지나가 버린 멜깁슨의 <매드맥스> 시리즈를 연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로는 매드맥스 시리즈 중 2편인 <로드워>를 가장 인상적이고 재미있게 본 영화이기도 합니다. 매드맥스의 로드워의 주제도 일종의 구원이라는 주제를 내포하고 있는 영화였습니다. 인간의 문화가 끝나버린 미래세계에 존재하는 건 약탈과 살인이 지배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러한 곳에서 맥스는 완전한 선의 편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악의 편은 더더욱 아닌 존재였습니다. 적어도 사람들에게 맥스는 다른 안전한 곳으로 인도해줄 수 있는 인도자의 모습의 인물이었습니다. 매드맥스 3편에서 맥스의 존재는 보다 구체화되어 나타나는 모습이었습니다. 일종의 구원자의 모습으로 말이죠. 총 3부작으로 이루어진 <매드맥스>시리즈는 전체적으로 볼 때 짜임새 있는 이야기 전개로 미래의 어느 한 시점에서 전사이자 인류에게 희망을 전달하는 구원자 혹은 인도자의 모습을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영화 <일라이>는 개인적으로 매드맥스 시리즈의 <로드워>를 연상하게 한 영화이기도 했었지만, 실상 직접 영화관을 통해 관람하게 되었을 때는 실망한 영화였습니다. 덴젤워싱턴의 연기파적인 연기와 SF 장르로의 모습들을 빗나간 그저 하나의 종교적인 영화로만 비춰보였던 모습이었습니다.

종교의 힘은 어쩌면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현실에서 오는 고뇌와 역경 등을 헤쳐나갈 수 있는 믿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카네기와 일라이 두 인물이 끊임없이 지키며 빼앗으려 한 이유도 이러한 믿음을 자신의 손에 넣으려는 것과, 그것을 지키내야만 하는 인도자의 대결이라 볼 수 있어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영화를 보면서 어느날 갑자기 라는 단어가 떠오르더군요. 세상은 어느날 갑자기 폐허가 되고, 어느날 갑자기 어느 한 사람은 구원자와 같은 모습은 세상을 떠돌고, 어느날 갑자기..... ....

  
일라이는 매일매일 <책>을 읽으며 자신의 걸어온 길을 돌아봅니다. 살아가야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자문하고,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일깨우죠. 인간이 인간을 먹는 시대가 된지 오래인 미래의 사회는 윤리와 가치관이 없어진 지 오래입니다. 그것은 달리말해 문화가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원시의 시대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지식이 사라진 시대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세상을 구원한다는 것은 어쩌면 지식을 다시 일으켜 세움으로써 사라져버린 인간의 문명을 재건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해 보입니다.

일라이의 여정은 그런대로 설명이 되기는 하지만, 종교적인 색채가 너무도 깊게 깔려있다는 것이 단점으로만 보이는 영화가 <일라이>라는 영화였습니다. 소위 기독교적인 영화가 너무도 강하다는 얘기죠. 영화를 보면서 확실한 호불호가 갈리게 될 영화로 보여기지고 해 보이더군요. 무신론을 가지고 있는 관객이라면 최악의 영화로 기록될 수도 있겠지만,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최고의 영화가 될법해 보이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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