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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천추태후, 사극 팬인 1인으로, 과거 정통사극이 그립다

by 뷰티살롱 2009.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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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하사극 드라마인 천추태후에서는 김치양이 자신의 아들을 보위에 올리려 거사를 일으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KBS의 사극드라마인 <천추태후>가 김치양(김석훈)의 난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시청율 상승의 부활을 알리고 있는 모습이다. 거란과의 1차 침략으로 반등했던 <천추태후>는 그동안 시청률 하락의 고배를 마시고 있었지만 본격적인 거란과 고려의 전면전이 다시 점화되고 거기에 김치양의 거사가 불거짐에 따라 주목받고 있는 모습이다.

주말에 방송되는 KBS의 대하드라마는 명실공이 역사극인 정통 대하사극의 장르를 확고하게 자리를 굳힌 드라마라 할만하다. 과거 KBS1에서 방송되던 프로그램을 KBS2 채널로 이동시키며 볼거리가 보다 풍성해지게 만들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천추태후>에 대해서만큼은 재미보다는 실망스런 면이 많다.

역사적 사실을 소재를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드라마는 사실상 역사왜곡이라는 부분은 남기 마련이다. 그 때문에 역사적인 부분에 대해서 드라마로 보여지는 부분을 각색한다는 면에서는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지만, <천추태후>에서 일어나고 있는 김치양의 난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어떤 생각이 들까. 보기좋은 음식이 먹기에도 좋다는 말이 있듯이 드라마를 보기좋게 치장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그렇지만 KBS의 대하드라마는 어떤 프로그램일지 곰곰히 생각해 볼짐하다. 단순히 재미만을 구현해야 하는 프로그램일까 아니면 그 이상일까.

개인적으로는 <대하사극>이라는 타이틀이 지니고 있던 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대하사극에서도 역사적 사실이 완전하게 재구성되어지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이 많았었다. 역사적인 실존 인물들을 통해 대립과 간계 등이 사극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일 법하다. 대하사극이라는 장르는 과거 이러한 대립과 반목, 연합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라 할만하다.

커다란 줄거리를 완전히 배제하며 재미로만 일단락된 모습

<천추태후>가 최근 김치양의 난으로 극중 긴장감을 고조시켜 놓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편의 오락프로그램이나 퓨전적인 묘미를 담고 있는 대하드라마라는 측면에서 이같은 설정은 좋은 변화일 수 있을 법하다. <천추태후>는 태생부터 완전하게 역사적 사실을 배제한 채 시작된 모습이라 할만한 드라마다. 거란의 1차 침입에 대한 천추태후(채시라)의 활약을 극대화시켜 놓은 모습도 그러하겠지만, 이번 김치양의 난 또한 그러하다. 김치양을 신라의 마의태자의 후손으로 둔갑시켜 놓고 고려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국가를 건립하려 거사를 일으킨 모습은 다소 과장성을 극대화시켜 놓았다고 할만하다.

역사적으로 김치양과 천추태후의 몰락은 강조의 난에서 기인되었다 할만하다. 역사적으로는 천추태후와 목종(이인)의 관계에 있어서 목종이 병이 들어 자신의 아들이자 김치양의 아들을 후대왕으로 추대할 것을 꾀하다 강조에 의해 발각됨으로써 김치양은 죽음을 당하고 천추태후는 유배를 가게 되었 있다. 강조는 목종을 패하고 다음 보위를 대량원군 왕승(김지훈)을 왕위에 올림으로써 현종이 등극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김치양과 천추태후의 궁중 장악에서 강조가 일거에 권력을 장악하게 되는 양상으로 변모한다는 게 역사적 사실이다. 이것이 강조의 변으로 기록된 일이다.
 

그렇지만 드라마 <천추태후>에서는 강조의 변 대신에 김치양의 난을 넣음으로써 천추태후의 섭정을 길게 연장시켜 놓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완전히 다른 역사적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어찌보면 재미를 위해 거란의 3차침입까지도 염두해 두고 있는 드라마가 아닐까 싶기도 한 모습이기도 하다. 천추태후의 귀양과 김치양의 죽음은 거란의 2차침입의 구실을 만들어 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목종의 폐위와 현종의 등극이 거란에게 있어서 과거 1차침입으로 인해 빼앗기다시피 한 강동6주를 되돌려받으려한 계략이 숨어있을 법하고, 거기에 형제의 나라로 서약을 한 천추태후와 거란성종의 관계에 의한다면 드라마를 통해서 거란의 2차침입은 명분이 서게 되는 모습이라 할수 있다. 거란의 2차 침입으로 강조는 포로가 되어 죽음을 당하게 되는데, 이때까지의 모습이 강조의 변에 대한 전체적인 모습이라 할만하다.

그렇지만 강조의 변과 거란의 침략에 대해 드라마 <천추태후>는 전혀 연관성을 잇지 못한 채 재미와 오락에 빠져들어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모습은 과거 정통사극인 <대하사극>의 이미지를 완전하게 탈피한 드라마의 장르로 탈바꿈한 모습이다.

왜 아쉬움이 남을까

드라마 <천추태후>의 사극드라마로의 변화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것은 단순하게 대하사극이라는 장르가 아닌 사극드라마라는 장르의 변화때문은 아니다. 드라마라는 부분이 과거의 이야기를 각색하고 재미와 흥미를 부합시켜 놓는 것이라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KBS의 대하드라마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바로 역사적 사실을 시청자들에게 알려주는 음성나레이션 부분이다. 김치양의 난이 보여지면서 궁으로 침입해 김치양의 아들을 빼돌리는 부분에서 성동격서 격으로 천추전을 불태우는 모습이 보여졌다. 한편으로 들려오는 것이 역사적 기록을 알려주는 나레이션이었다.

이같은 나레이션의 첨부는 엄밀하게 말해 <대하드라마>가 역사적 사실을 기인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모습이다. <태왕사신기>나 최근 최고의 인기를 모으고 있는 <선덕여왕>이 다소 역사왜곡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역사적 인물을 나름대로 재포장하고 탄생시켜 놓은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KBS의 <대하드라마>는 기존 <대하사극>의 장르를 잇고 있는 드라마이다. 완전하게 사실에서 벗어난 모습이 낯설어 보이는 까닭은 이러한 연유때문일 듯하다.
 
김치양의 난과 강조(최재성)의 변이 어떻게 이어져나갈지 기대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과거 정통사극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KBS의 대하사극이 그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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