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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여우각시별 엔딩, 우리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것

by 뷰티살롱 2018.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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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의 월화드라마인 '여우각시별'이 32화로 종영했다. 예상했던 것처럼 해피엔딩이기는 했던 마지막회이긴 했지만, 엔딩이 보여주던 여운에 대해선 시끄러울 듯해 보이기도 했다. 한여름(채수빈)과 수연(이제훈)은 오랜 기다림끝에 만나게 되는 장면이 보여졌다. 하지만 수연의 모습은 정면이 아닌 뒷모습으로만 보여져 누리꾼들 사이에선 수연이 아닐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굳이 해피엔딩으로 끝맺음을 했었다면 수연의 정면이 아닌 뒷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이었을까 생각해 본다. 수연의 몸상태가 극도로 악화되고 염증수치가 높아지게 되자 미스터장(박혁권)은 여름에게 전력을 방전시키는 장치를 건네며 웨어러블 착용을 멈추게 했다. 그것이 수연을 살리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공항 민영화를 둘러싸고 폭력조직과 연계돼 있는 서인우(이동건)는 조부장(윤주만)에게 납치되다시피 가게 되는데, 다름아닌 공항까지 난입해 수연을 데리고 갔기 때문이었다. 인우는 조부장에게 수연을 건드리지 말라며 인천공항의 민영화 불발에 따른 책임을 자신에게만 돌리도록 했었다. 하지만 결국 조부장은 서인우를 바다에 건져버리라고 지시했다.

 

마지막회는 서인우와 수연 두 형제의 화해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 액션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웨어러블을 착용하면 천하무적이 되는 수연은 폭력조직 전원을 무장해제시키고 서인우를 구출하려 했다.

 

 

하지만 아무리 천하무적이라 하더라도 1차로 조직과 싸움을 했던 터라 수연의 몸상태는 위험한 상태인것만은 확실해 보였고, 인우는 수연을 구하기 위해 자동차를 몰아 폭력조직원들에게 돌진했다. 하지만 핸들조작 미숙으로 바다에 빠질 위기에 처하게 된다. 가까스로 수연은 온힘을 다해 바다에 빠질 뻔한 인우의 차를 안전하게 끌어냈다.

 

결국 공항업무를 그만두라고 그동안 수연에게 매몰차게 했었던 것은 조부장으로부터 수연을 지키기 위한 인우의 본심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모든 것이 완벽한 모습이기만 했다.

 

그렇지만 정작 여름과 수연의 만남은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된 모습이 아닌 수연의 뒷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이었을까?

 

1년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수연의 몸상태는 정상적으로 돌아왔고 여름을 만나기 위해서 입국했었다면, 굳이 뒷모습이 아닌 앞모습만을 보여주었을 터인데, 의문을 남긴 열린결말이라 할만해 보였다.

 

여러가지 상상을 할 수 있었겠지만, 두 가지를 상상해볼 수 있겠다. 하나는 수연과의 만남이 실제가 아닌 여름의 상상일 수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마치 한여름밤에 꾸는 꿈같은 상상의 결말이라고 할수 있다. 이같은 상상은 여름이 수연을 처음 만났을 당시 철제물을 막아내던 상황이 그대로 재현됐기 때문이다. 아주머니들이 얘기한 것에 대해 수연이 돌아왔을 거라며 분주해 공항내를 찾던 중 로봇이 따라다니는 누군가를 발견했다. 여름의 상상이 어느시점에서부터가 실제이고 현실이 아닌 것인지는 시청자들의 시선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미스터 장의 웨어러블이 단지 수연 한사람에게만 국한돼 있던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가정한다면, 어쩌면 두 사람이 만난 시점 자체는 여름의 생각속에서 존재하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기도 해보였다.

 

물론 장면 그대로 수연과 여름이 실제로 만남으로써 해피엔딩을 맞게 되는 엔딩을 생각할 수도 있겠다.

 

열린결말을 마무리지은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 보이는데, 수연은 은퇴를 하루 남긴 어느 공항직원분에게 그동안 수고했다는 말을 하자 '은퇴가 뭐 별거라고. 그저 스쳐 지나가는거야...'란 말을 남긴 대사가 어쩌면 여우각시별의 엔딩을 대시하는 듯하기도 하다.

 

공항 민영화를 두고 고민하던 본부장 권희승(장현성)과 이를 만류한 팀장인 양서군(김지수), 그리고 서인우와 조부장의 관계를 알고 있었던 최무자(이성욱), 이들의 선택은 어떤 결과로 이어졌을까? 민영화에 대해 고민하는 권희승에게 친구인 이우택(정재성)은 똑같은 말을 던졌다. 지금은 아니다. 우리는 그저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이라고 말이다.

 

 

1년이라는 시간동안에 많은 것들이 변했다.

 

연애에서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을 것을 자신했었던 나영주(이수경)는 팀장인 오대기(김경남)에게 모든 것을 들켰다. 술을 많이 마시지 못한다는 사실도, 남자친구가 없다는 것도 들켰고, 결국에는 두사람이 좋아하는 관계가 됐다.

 

여름의 친구인 고은섭(로운)은 여름에게 언제까지나 친구로 남아있겠다고 했다.

 

양서군은 여객서비스팀 팀장에서 본부장의 자리에 올랐고, 한여름 역시 예전 어리버리하던 여객서비스팀의 직원이 아닌 베테랑 직원으로 변화됐다. 권희승은 다른 선택을 했다는 것은 자명해 보였다. 20년이란 세월동안 영종도를 오가며 공항의 터를 잡았던 열정은 결국 민영화라는 단계보다는 친구가 말한 그저 스쳐 지나가는 역할로 마무리를 지었다고 보여진다.

 

미스터 장과 한여름의 아버지의 관계도 마지막회에 보여졌다. 한여름과 수연의 만남이 그저 한여름의 상상속에서 만들어졌기에 수연의 얼굴이 보여지지 않았건 아니면 실제로 두 사람이 행복한 만남으로 끝을 맺었건 해피엔딩이라는 점에선 행복한 모습이었다. 어떤 상상을 선택하든 그건 그저 스쳐지나가는거다.

 

 

SBS의 여우각시별을 다시 보고 싶으면 푹(www.pooq.co.kr)을 통해서 VOD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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