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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드라마리뷰

SBS월화드라마 '키스먼저할까요', 어른멜로? 잔인스런 중년의 새드

by 뷰티살롱 2018.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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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의 월화드라마인 '키스먼저할까요?'가 인기리에 월화드라마 왕좌에 앉은지 오래다. 젊은 남녀의 로맨틱 코믹물이 아닌 중년의 서툴기만 한 멜로를 표방한 드라마이기는 하지만 갑작스러운 암 선고에 이어 중년여성의 폐경까지 겹쳐지는 과정을 보이면서 잔인스러운 중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흔히 중년의 모습은 어떤 모습으로 보여질까? 성공한 사업가나 혹은 화려한 싱글 등으로 묘사되기도 하는 게 40~50대 중년의 드라마에서 보여주곤 했었지만 '키스먼저할까요?'는 화려하기는 하지만 외롭기만 한 중년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 한편으로는 우울함마저 드는 게 사실일 듯하다.

 

가족들과 함께 모여사는 과저의 가족이라는 개념에서 핵가족화된지 오래고, 요즘에는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 '중년 고독사'라는 단어가 새삼스러운 말이 되지 못했지만, 한편으론 이혼이라는 점이나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한 외로움 등이 절절하게 그려져 해피한 모습만은 아니다.

 

로맨틱물이 주는 매력만점의 대사들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너라서... 당신이라서 라는 등의 달콤한 연애상이 보여지지만 극중 손무한(감우성)은 성공한 케이스의 광고기획사 사장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인물이다. 안순진(김선아)은 스튜어디스를 하다 갑질 손님의 횡포로 항공사를 그만두게 돼 백수가 된 돌싱이다. 왜 그녀가 가난하게 살게 됐는지는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가장 미스테리한 부분 중 하나라 생각됐었는데, 다름아닌 교통사고로 죽은 딸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값비싼 변호사 선임료를 지불하면서 법정싸움까지 벌였던 안순진은 처음에는 이혼때문에 가지고 있던 재산을 몽땅 날린 것이라 생각이 들었는데, 손무한과 과거 만났었던 회상에서 사실이 밝혀진 모습이었다.

 

재혼을 한 은경수(오지호)와 백지민(박시연)과의 관계를 놓고 본다면 전 남편인 은경수와의 이혼문제로 법원싸움까지 가면서 사채까지 빌어 재산을 날린 관계는 아니라 여겼었는데, 손무한의 법정 증언을 부탁하기 위해 비오는 날 사무실을 찾은 모습에서 그 이유를 짐작하게 됐다고 할까.

 

손무한은 안순진이 자신을 숙주처럼 생각하면서까지 옆에 있으려 하는 것을 알면서도 안순진의 불행이 자신의 책임인양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한 점은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일종에 비어있던 퍼즐이 맞춰진 셈이 된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sbs의 '키스먼저할까요'는 미리부터 새드엔딩을 예감하는 갖가지 시놉들로 채워져 있는 모양새다. 손무한이 복용하는 파란색의 알약은 다름아닌 말기암 환자들이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 복용하는 약이라는 것이 밝혀졌고, 결혼식을 올린 안순진과 손무한은 둘만의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고통스럽게 쓰려져 병원에 실려가게 돼 안순진 역시 손무한의 상태를 알게 됐다.

 

 

중년멜로 새드의 완전체를 보는 듯하기만 하다. 손무한의 절친인 황인우(김성수)는 아내인 이미라(예지원)와 행복하게 살곤 있지만 아이가 없었다. 그런 황인우는 달라진 아내의 모습에 혹시라도 아이를 임신한 것이 아닌가 행복감에 취했지만 사실은 임신이 아닌 폐경기를 맞고 있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행복하다는 말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오늘을 내일처럼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이라도 보여주려 한 것일까?

 

암 선고에 여성의 폐경기까지 등장하며 중년 멜로라는 말이 무색하기만 한 작품이기도 하다. 매 회마다 주옥같은 대사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역시 드라마 전체적으로 전해지는 짙은 새드의 모습이란 처음의 멜랑꼬레하던 중년 멜로와는 또다른 모습이라 여겨지기도 하다.

 

안순진의 딸 죽음과 관련해 죄의식에 의해 안순진을 사랑하게 됐고, 그녀의 깊은 슬픔을 해방시켜주기 위해 손무한은 결혼이라는 것을 결심하게 된 것이었을까? 아낌없이 주고 떠나는 남자의 뒷모습이 주는 여운이 잔잔한 사랑의 감동이라 말하기엔 너무도 잔인한 새드가 아닐까 싶기만 하다.

 

중반을 넘어서면 드라마 '키스먼저할까요'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 사뭇 기대되기도 하지만, 중년이라는 나이에 다소 행복했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딸의 죽음과 긴나긴 법정싸움으로 범죄자가 되어버린 안순진. 거기에 남편은 내연녀와 결혼하며 이혼했다. 다니던 항공사에서는 갑질 손님으로 짤려나가게 됐고, 이제는 마트에서 바코드를 찍으며 미래가 없어보이는 처량스런 신세가 됐다. 행복해질 수 있는 일말의 희망도 안순진에겐 없어 보였지만 손무한을 만나게 됐다.

 

 

그가 자신에게 그토록 잘해주는 이유를 몰랐었지만, 자신이 잊고 있었던 과거속에 손무한이 함께 있었다.

 

그리고 사랑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사랑이란 것도 잠깐의 희망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성공한 광고기획사의 사장이지만 손무한은 살아있는 날들을 선고받은 시한부 삶을 살고 있다.

 

손무한으로 인해 과거의 아픔은 치유될 수 있겠지만 결국 혼자가 되는 남겨진 사람의 외로움은 안순진은 또다시 살게 될 것이라는 점에선 그 슬픔의 깊이가 너무 깊기만 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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