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꼬물 장르라는 게 제목부터 묻어나는 SBS 월화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이다. 흔히 말해 뻔하디 뻔한 로맨틱멜로물이 아닌가 싶지만, 무언가 잡아끄는 매력이 있는 드라마다. 사랑이라는 주제를 놓고 젊은 남녀의 러브라인을 그리기보다는 중년의 이혼한 두 남녀의 로맨스가 풋풋하기만 하다.

 

하지만 분명한 건 '키스 먼저 할까요?'의 중년의 사랑을 펼치고 있는 손무한(감우성)과 안순진(김선아)의 사랑은 순진스러움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세상물정 다 아는 50줄 가까운 중년의 남녀의 로맨스라는 점이 다르다.

 

이혼하는 과정에서 로펌에게 재산을 잃게 된 신세가 된 안순진은 돈많은 디자인 회사의 사장인 손무한을 잡고 싶은 심정이다. 친구인 이미라(예지원)과 친구 남편인 황인우(김성수)의 소개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처음부터 삐걱대며 금방이라도 탈선할 듯한 관계였다. 하지만 안순진이 모르고 있던 과거의 기억들을 손무한은 간직하고 있었다.

 

우연일지 운명일지 순진을 볼 때마다 손무한에겐 늘 우는 여자였었다. 기억의 저편에 무의식적으로 남아있던 과거의 단편들을 끄집어내던 손무한으로 인해 안순진은 손무한을 만났었던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사랑을 시작하려 한다.

 

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는 로맨틱과는 거리가 먼 드라마인 듯 해 보이기도 하다. 안순진과 이미라가 나누던 대화속에서 남자는 그저 돈많으면 짱땡, 그저 확~ 낚아채는 게 먼저다. 가슴이 떨리고 종소리가 울린다는 건 어릴적 젊었을 때나 느끼는 낭만이랄까. 그렇기에 그들의 대화는 너무도 원색적일 수 밖에 없어보이기까지 하다.

 

밤이면 잠을 잘 수 없는 안순진에게 전화를 걸어 책을 읽어주며 손무한은 '같이 잘래요?'를 청한다. 원나잇 스탠드도 아닌데, 타인을 자신의 침실로 들인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녀를 알고 싶어서였을까? 손무한의 초대에 덮섞 떡밥을 물듯이 안순진은 그에게 갔다. 하지만 두 사람이 생각했던 '함께 잔다는 것'의 의미는 너무도 달랐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상대방만 탐색하느라 둘은 꼬박 밤을 뜬눈으로 새웠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말이다.

 

원색적인 표현들이 넘쳐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청춘남녀의 사랑처럼 안순진과 손무한의 사랑은 서툴기만 하다. 어쩌면 그런 서툰 사랑을 나누지만 남녀의 관계를 뻔히 알고 있는 두 연인의 멜로가 신선해 보일 듯하다.

 

 

그에 비한다면 어린 무한의 딸 손이든의 사랑은 어떨까. 상당히 이분적적인 듯해 보이는 남녀의 사랑이 보여지는게 '키스 먼저 할까요?'의 남녀의 사랑의 모습이다.

 

아빠를 만나기 위해서 미국에서 온 손이든(정다빈)은 기업의 손녀이기도 갑질도 최고를 보여주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안순진을 백수로 만들어버리며 항공기 기내안에서 소란을 피우기도 했었고, 주인동의는 뒷전인 채 아무렇지도 않게 차를 끌고 가 사고를 치는 행태를 보이니 말이다.

 

재벌가의 2,3세대가 사회적으로 갑질횡포를 부리는 사건사고가 요즘에는 SNS나 뉴스를 통해서 접하기도 하는데, 어쩌면 손이든이라는 캐릭터가 딱 그짝이다. 여하튼 사고를 당해 만나게 딘 여하민(기도훈)에게 자신도 모르게 끌리는 듯한 모습이다. 청각 장애를 안고 있지만, 왠지 이 남자가 손이든에겐 가슴이 뛰게 만든다.

 

안순진이었다면 어땠을까?

 

손무한과의 첫 키스를 나누면서도 안순진의 속마음은 말그대로 코믹에 가까운 모습이다. 로맨틱은 거리가 멀어보이지만 그런 안순진의 솔직담백하면서도 남자를 유혹하고 내 남자로 만들기 위한 고군분투가 끌린다.

 

은경수(오지호)와 결혼했지만 다른 여자인 자신의 후배인 백지민(박시연)을 만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딸은 죽었다. 딸을 차가운 딸에 묻던 날 같은 공동묘지에서 손무한은 아내와 이혼한다는 사실을 아버지의 묘지앞에서 알리던 날이었다.

 

우연이라면 지독히도 이런 우연이 있을까? 이혼하기 위해 법원을 찾던 날에 안순진은 남편인 은경수에게 매달리며 울고 있었다. 이혼한 아내를 잊기 위해서 우연찮게 비행기 안에서 사진을 불태워달라고 전한 안순진이었다.

 

지독한 우연은 운명일 수 있을까?

 

 

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는 우연과 운명의 간극이 얼마나 작은지를 보여주고 있는 듯한 모습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명처럼 만나게 된 두 사람의 인연이 한순간에 불타오르는 남녀의 애정으로 변화되지 않는다. 이제 50에 가까운 손무한은 가끔씩 등도 아프고 머리도 멍할 때가 많단다. 패기와 호기가 넘치는 20대의 젊디젊은 청년이 아닌 이제는 중년으로 치닫는 자신을 고스란히 표현한다.

 

여하민과 손이든의 젊은 남녀의 로맨틱이 가세하면서 '키스 먼저 할까요'는 인기도가 상승할 것으로 보여진다. 정작 중요한 점은 손무한과 안순진의 과거가 현재보다 궁금증을 만든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손무한은 왜 이혼을 하게 된 것인지, 딸인 손이든을 매몰차게 정을 떼는 모습이 보여지기는 하지만 아버지로써의 애뜻함은 절절해 보인다. 왜일까?

 

안순진 역시 하나하나 양파껍질처럼 숨겨져있던 과거들이 밝혀져 가고 있다. 드라마의 인기비결 중 하나인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비밀을 하나하나씩 풀어나가는 방법은 영리하리만치 '키스 먼저 할까요'가 그려내고 있다.

Posted by 뷰티살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