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버라이어티인 <1박2일>이 한민족의 성산 백두산을 올랐다.
1박2일이라는 컵셉으로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특집성으로 제작해 4박5일이라는 긴 여정을 통해 백두산 천지를 오른 모습이 감동으로만 전해졌다. 그런데 왜 1박2일의 <백두산에 가다>편을 보고 시청한 후에 느끼는 것은 환희나 감동보다는 아쉬움과 착찹함만이 더 남는 것인지...
국제경기에서 아니 앞으로 열린 베이징 올림픽에서 비공식적으로 인기없던 경기에서 우리나라 선수가 금메달을 따고, 혹은 한일 월드컵같은 경기에서 4강진출의 자막이 올라온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직접 그라운드나 운동 경기장에 출전하지 않았는데도 선수와 함께 뛰것처럼 벅차오름과 북받침이 밀려온다. 희열과 환희를 지나 감동으로 넘쳐나기 때문이다. 또한 게양대에 태극기가 오르는 것을 시청하고 있노라면 그때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 커지곤 한다. 하지만 <1박2일> 백두산에 가다 편에서 느낀 감흥의 맛은 사실상 국제경기나 여타의 운동경기에서 우승했을 때의 감동은 아니었다.
슬픈 역사속에 남겨진 현재의 자화상 탓
백두산에 가다 편은 어찌보면 재미보다는 가슴 숙연하게 만드는 에피소드였다. 과거 시청율을 갱신하다시피 한 남북이산가족 상봉의 생방송을 본 시청자들이라면 한번쯤 눈시울을 적셨던 것을 기억하고 있을 법하다. 백두산편은 그때의 숙연함과 뭉클함이 더 많았다. 윤동주 시인의 생가터에서 1박2일 맴버들이 씨름을 하는 모습들이 유머러스하게 보여지긴 했지만, 재미보다는 비장미에 가깝게만 느꼈졌다. 일제 치하의 대한민국의 역사에 대한 아픔과 자책이 있었기에 그러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백두산에 가다>를 시청하면서 아쉬움이 많았던 것은 다름아닌 천지에 오르는 과정과 오른 후에 팀원들이 미처 외치지 못하는 말들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한민족의 성산 혹은 신산으로 일컬어지는 백두산은 옛 조선에서 부터 고구려에 이르기까지 한민족으로는 신령스런 산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현대의 모습에서는 한민족에게는 신산으로 각인되어 있는 백두산이 중국과 북한에 의해 두동강나 있는 모습이다. 마치 현재의 남과 북한의 모습처럼 말이다. 천지로 오르는 곳곳에 세워진 이정표에는 중국식 표기들이 눈에 띄는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천지에서 태극기와 애국가를 부르지 못하는 모습에서 아쉬움이 더하다는 얘기다.
1박2일, 최동서남단의 물을 뿌리는 모습 눈시울 적셔
현대 한국사회에서 민족성을 논하는 것은 어찌보면 시대착오적인 발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도 그렇것이 결혼의 국제화시대에 따라 외국여성들의 수가 증가하고 그에 따라 2세대격인 자녀들이 점차 국제화적인 경향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적이 것들이 변해간다는 것은 그러한 국제화된 모습속에 변질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역사를 바꾸거나 변화되지는 않는다. 외국여성들이 한국으로 시집으로 된다는 것은 한국사람으로 동화되어 간다는 것이지 대한민국이 변화하고 민족성이 변화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백두산이라는 이름의 산은 한민족에게 있어서 그저 그런 전세계에 많이 산재되어 있는 산들중의 하나가 아니다. 대표성을 띠고 있는 산이라는 얘기다.
1박2일에서는 백두산 천지에 올라 강호동과 이승기, 은지원, 김C, 이수근, MC몽 6명의 맴버들이 각기 한국의 최동서남단에서 떠온 물을 쏟아붓는 장면을 연출했다. 물이란 막힘이 없이 유구히 흐른다. 막힘이 있으면 돌아서 흐르고, 가파른 경사치를 만나면 낙수를 거듭한다. 무릇 고여있는 물은 썩기 마련이지만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 법이다. 백두산 천지를 시작으로 한반도의 백두대간을 가로지르는 물줄기는 하나인 셈이다. 1박2일이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은 이러한 하나된 모습을 염원하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1박2일>은 그동안 여행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여행지의 소개 혹은 지역사람들과의 융합을 통한 소통의 묘미를 보여준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이번 백두산 편은 소통의 묘미보다는 염원과 바램에 그 의미가 깊었다.
그럼에도 <1박2일>을 백두산에 가다편을 생각해보면서 화가 난다.
왜일까.
한민족의 신산으로 추앙받으며 신성되어 있는 백두산이 북한도 아닌 중국과 나뉘어져 있다는 것에, 그 위에서 마음놓고 태극기 한번 휘날리지 못하는 모습에 짜증스러움이 난다는 얘기다. 최고봉 산을 등정하더라도, 최 남극이나 최북극점을 오르더라도. 가장 높다는 산에 오르더라도 등정대는 자기네 국기를 휘날리며 기념하는 모습이 보여지는데...
최근에는 가뜩이나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고 우기는 모습에 화가 나기보다 국가적 치욕스러움을 더 느껴고 있는 상황이니 말이다. 이참에 대마도를 제주도에 편입시켜야 하는게 옳은 거 아닌가? 이미 세종대왕 직권시기에 대마도주를 복속시킨 역사도 있는데 말이다.
어쩌면 이러한 대한민국의 현재의 자화상을 들여다보면서 시청한 <1박2일 백두산에 가다>편에서 느껴지는 것은 재미와 환희보다는 아쉬움과 뭉클함이 더 많았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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