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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의 수목드라마인 <일지매>는 퓨전사극이다. 퓨전이란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주관성이 강하다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사관이나 문서에 고착되어 이야기의 전개를 근거에 두고 진행되는 일반정통사극류의 경우에는 밝혀지지 않는 일들에 대해서 작가가 어느정도의 각색을 유도해 낼 수 있지만, 역사성의 기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퓨전사극 흔히 일지매에 앞서 방영된 <쾌도홍길동> 역시 하나의 퓨전사극의 맥을 보인다. 이러한 퓨전 사극의 묘미는 마당놀이같은 풍자와 해학이 그려져 있다는 데 정통사극이나 일반사극류와 그 시청하는 묘미가 있다 할 수 있다. 때문에 현 시대적 이슈에 대해서 풍자와 해학을 겸비할 수 있는 데에는 퓨전사극만큼 좋은 장르는 없다. 시청자들은 역사에 대한 이야기거리를 좋아한다. 이는 사극류의 드라마가 마치 성공불패의 신화를 보이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현대의 사람들은 사극을 들여다보면서 과거 실존했던 인물들이나 아니면 어떤 교훈거리를 찾아가고, 때로는 과거에 견주어 오늘을 사는 모습을 재조명하고자 하기에 사극드라마가 성공을 거두게 되는 것이다.

촛불집회의 묘사 풍자가 아닌 현실로

일지매 14회에서는 현재 대한민국의 최대 이슈인 촛불집회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건의 시초가 현재 이슈가 된 쇠고기 협상이라는 먹거리에 대한 것은 아니었다. 명백히 말해 과거의 한 사건인 미순효순 미군 장갑차 사건과 그 모습이 비슷한 양상을 보이며 출발했으나 시민들과 군졸들의 대치양상은 현재의 촛불집회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모습이다.
이를 두고보면 동시간대에 방송되고 있는 <스포트라이트>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어찌보면 이같은 촛불집회의 모습을 <스포트라이트>에서 다루었어야 할 장면들이었다. 왜냐하면 <일지매>는 하나의 퓨전사극이라는 다소 빗겨나갈 수 있다는 특징을 띠고 있지만, 기자들의 생활을 다루고 있는 <스포트라이트>는 정면으로 맞대응해야 했어야 했다. 그렇지만 두 드라마의 양상은 완전 예상을 깨는 모습이다.
<일지매>에서는 퓨전을 도입시키지 않고 현재의 촛불집회에 대해서 정면으로 승부를 낸 반면에 <스포트라이트>는 사회적 이슈를 드라마에 집어넣는다는 것을 피했다. 이미 드라마의 판세를 뒤집을수는 없었겠지만, <스포트라이트>의 최대 실수는 안전만을 고수한 모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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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매 14회에서의 시민들과 포졸들의 대치는 사실상 풍자는 없었다. 촛불집회의 모습을 작은 브라운관에 채워넣기 위해 스케일의 규모만 줄어들었을 뿐 사실상의 모습은 다를바가 없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퓨전사극이라는 장르에서 이같은 실제적 이슈를 사실적으로 묘사해놓는다는 건 드라마로써는 치명적이라 볼 수 있다. 이유가 어찌되었건 시사프로그램도 법원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와중에 하나의 드라마가 풍자가 아닌 실제적 묘사를 내비치고 있다는 것은 차후 어떤 제재나 압력이 들어올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솔직한 표현으로 통쾌한 면도 있지만 걱정스런 면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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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일지매>는 이러한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촛불집회의 모습을 담아낸 것일까. 그것은 어찌보면 일지매가 앞으로 맞닥드려야 할 적의 실체 때문일 것이다. 일개 도둑의 신분인 <일지매>에게 적의 실체는 사실상 너무 큰 태산같은 권력을 지니고 있다. 말이 안되는 싸움일 수밖에 없다. 결국 드라마 일지매는 자신의 힘을 서민들에게서 찾아내고 있다. 자연스레 절대권력과 맞설 수 있는 일개 도둑의 이야기가 14회를 기점으로 힘을 얻게 된 셈이다. 지지기반세력이 생겼다고 표현해야 할까 싶다.

풍자를 버린 일지매

엄밀하게 따져 현재 방영되고 있는 <일지매>는 풍자를 버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름만 과거 사극류에 합류시켰을 뿐 실질적인 사건과 모양은 현대를 다루고 있는 모습이다. 격쟁으로 묘사된 바 있는 과거의 촛불집회 비유는 사실상의 풍자나 마찬가지로 그 힘이 약하게 그려지긴 했었다. 왜 그랬을까.
이유는 간단할 듯 하다.
일지매의 장르는 소위말해 퓨전극이다. 얼마든지 작가와 제작진의 고집만 있다면 사회적 논란거리를 드라마에 접못시킬 수 있다. 그렇지만 과거 용이가 격쟁부분에서 촛불집회의 모습을 정면으로 보여주지 못한 것은 극중 <일지매>의 지지기반과 능력이 부재되었었기 때문일 듯 보여진다. 특별한 기술도 없고, 그렇다고 신출귀몰한 변신술이나 싸움실력도 부재되었었다. 또한 용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등장인물들의 지지도 없었다 당연스레 퓨전의 장점인 풍자를 이끌어낼 수 있었고, 그것이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끌었었다.

그러나 14회를 지나면서 용이(이준기) 즉 일지매는 힘을 갖게 되었다. 도둑질을 하다가 잘못하면 관군들에 의해 상처를 입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나약한 용이에서 이제는 자신의 몸하나정도는 거뜬하게 지켜낼 수 있는 능력이 생겨났다. 또한 도둑 일지매에 대한 서민들의 지지또한 높아진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일까 일지매의 사회적 풍자가 이제는 풍자가 아닌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앞으로의 일지매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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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데스비기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