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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 데이트코스

[태백 맛집]무쇠솥에서 풍겨오는 곤드레 향기 '무쇠보리'

by 뷰티살롱 2014.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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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가득 주인의 정성이 밥상위에 펼쳐지면 여행자들의 피로가 한순간에 풀리기 마련이다. 강원도 태백은 관광열차와 버스가 다른 지역보다는 체계적으로 운행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여행하는 분들에게는 더할나위없이 좋은 지역이라 할 것이다. 특히 태백은 지형상 길을 잃어버렸다고 해서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커다란 대로를 따라 자동차 드라이브 여행을 하다보면 다시금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원형 구조의 도로이기 때문이다.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이 마음이 걸리지만 길을 잃어버릴 염려가 없다는 게 현지 여행 가이드의 설명이었다.

태백은 산으로 둘러쌓여 여행하는 데에는 많은 발품을 팔아야 한다. 박물관 하나를 가더라도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가야 하는 곳이 태백이다 보니 반나절만 걸어도 허기가 몰려들기 마련이다. 석탄박물관과 365세이프타운을 돌아보는데 에너지를 소비했다면 허기진 배를 채우고 다음 목적지를 정해보자.

태백은 무엇보다 태백한우가 유명하다. 다른 지역보다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일지, 태백한우의 맛은 특별한 점이 다르다. 한우의 질이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부드럽다는 점이랄까? 고기의 육질과 입속을 매료시키는 맛은 비슷하다 할 수 있겠지만 질감이 부드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고기 특유의 질감이 살아있다.

하지만 태백한우와 함께, 빼놓아서는 안될 음식이 태백에서 나는 산지 식재료들 일 듯하다. 산지에서 난 산나물 특히, 곤드레와 취나물 등으로 이루어진 산채비빔밥은 태백의 또다른 맛이자 비주얼이라 할만하다.


시가지에서 떨어진 듯해 보이는 한적한 곳에 다다랐을 때에 콧끝을 자극하는 진한 고소한 냄새가 발길을 붙잡는다. 참기름 냄새는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고소한 깻잎에서 우러나는 냄새는 더더욱 아니다. 은은하기는 참기름에서 나오는 고소함에는 비할바가 아니지만 향기의 깊이에 있어서는 깨를 볶는 것보다는 깊이가 있어 보이는 냄새다.

곤드레 냄새다.
태백의 식재료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곤드레 나물의 냄새는 은은하게 풍기는 것이 장점으로 밥에 넣어서 뜸을 들여 먹게 되면 밥에서 고소한 향기가 입맛을 한껏 돋구는 나물이기도 하다. 말린 곤드레 나물을 물에 불려 밥솥에 넣어 밥을 해 먹기도 하지만 서울에서는 전기밥솥으로 밥을 하는지라 쉽게 해 먹을 수 없기도 하겠다.

무쇠보리 라는 음식점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배고픔을 해결해보고자 식당안으로 들어섰다. 고소한 향기는 식당에서부터 나오는 향기였는데,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코속으로 곤드레 나물의 향기가 물씬 풍기며 입안에서 침이 고이게 만든다.


손님이 들어서자 마자 분주하게 상이 차려지고, 시골 밥상답게 갖가지 나물과 무침반찬이 식탁위에 놓여진다. 고소하게 구워진 생선과 구수한 향기가 일품인 된장찌게가 밥상 한가운데에 놓여지고 밥상 위에는 온통 곤드레 향기와 된장냄새가 진동하며 배안을 요분질치게 만든다.

배고픈 나그네의 주림은 이상하게도 냄새가 진할수록 더욱 허기를 느끼게 마련인가 보다. 밥상위에 펼쳐진 밑반찬을 보자마자 군침이 먼저 흘러나오니 말이다.


헌데 된장의 구수한 냄새는 밥상위에 올려진 때문에 알 수 있겠지만, 곤드레 향기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고개를 갸우뚱하며 식당안을 두리번 거리다 마주친 모습은 환상적이다. 커다란 무쇠솥을 두 아낙이 열심히 주걱으로 휘저으며 김이 모락모락 나는 새밥을 뒤섞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보니 곤드레 반 밥이 반이다. 두꺼운 무쇠솥을 보니 옛날 생각이 나기도 하다. 현대와는 달리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시골집에서는 아궁이위에 커다란 무쇠솥이 걸려있는 부엌은 흔한 모습이었다. 그러던 것이 현대식 부엌으로 바뀌면서 가스가 들어오고 무쇠솥은 전기밥솥에 밀려나 시골집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기도 하다.

커다란 무쇠솥으로 밥을 짓게 되면 가장 특징인 것이 누룽지다. 고소하게 무쇠솥 밑바닥에 달라붙어있는 것이 물에 불려 먹게 되면 그 맛이 또한 사람의 입맛을 당긴다. 누룽지를 먹겠다고 형과 누나들과 다툼이 있었던 어릴적 기억이 새록새록하기만 하다.


소박한 시골밥상은 정갈함도 있지만, 무엇보다 청정식재료를 이용해 반찬을 만든다는 점이 배고픈 식객의 주린 배를 요동치게 만든다. 밭에서 갓 따낸 가지와 채소로 반찬을 차리고, 직접 키운 무우와 열무로 김치를 담가 손님상에 내어준다.


무쇠솥에서 갓 퍼낸 곤드레 밥에서 풍부한 향기가 배고픈 여행자의 코끝을 자극한다. 곤드레에 간으로 만든 간장을 넣어 비벼서 먹으면 곤드레 향이 처음보다 더 많이 입안가득 채워진다. 태백의 산세가 마치 입안가득 퍼지는 느낌마저 든다.

한그릇을 금방 해치우고 곧바로 한공기를 다시 시켜 입안에 넣게 되는 건 당연해 보인다. 신선한 반찬의 맛과 곤드레 밥의 조화는 태백에서 나고자란 나물을 그대로 입안에 머물고 있는 듯해 기분마저 포만감에 쌓이게 만든다.


가격으로 본다면 그리 큰 금액은 아닐 듯 하다. 


음식은 언제나 여행하는 사람들을 즐겁게 만드는 또 하나의 여행의 세계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듯이 볼거리를 찾아 특별한 곳을 여행하는 여행자가 있는 반면, 특별한 맛을 찾아가는 맛객들도 젆잖다. 또 볼거리를 찾아 떠나는 여행자들에게도 먹거리는 새로운 여행의 세계라 할만하다.

처음으로 가보는 곳에서 맛보게 되는 맛여행의 별미는 역시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별세계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나 즐겁지 아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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